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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다른 시선으로 Another 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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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역사 — 2·28 사건과 계엄령이 영화에 새겨진 방식 1947년 2월 27일, 타이완의 한 담배 행상 여성이 관리에게 총 개머리판으로 얻어맞았습니다. 작은 사건이었습니다. 그러나 다음 날 분노한 군중이 거리로 나왔고, 경찰이 발포했습니다. 2월 28일이었습니다. 이후 국민당 군대가 본토에서 들어와 수만 명의 대만인을 학살했습니다. 이것이 2·28 사건입니다. 그리고 이 사건은 이후 38년간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신문에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말하면 잡혀갔습니다. 대만의 주요 신문에서 2·28 사건이 언급된 것은 1948년부터 1984년 사이 단 네 번이었습니다. 허우샤오시엔의 성장기 4부작을 이해하려면, 그 영화들이 만들어진 사회가 어떤 침묵 속에 있었는지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목 차2·28 사건 — 1947년 2월 28일에 일.. 2026. 7. 15.
어른의 세계를 바라보는 어린이의 눈 — 《동동의 여름방학》, 시간의 결 Vol.2 시간의 결 — 허우샤오시엔의 세계 · Vol.2《펑꾸이에서 온 소년》→ 《동동의 여름방학》 → 《동년왕사》 → 《연연풍진》 → 《비정성시》 → 《밀레니엄 맘보》 → 《카페 뤼미에르》 → 《자객 섭은낭》왜 할머니는 옷을 개면서 웁니까. 왜 할아버지는 삼촌을 쫓아냈다가 돈을 줍니까. 강가에서 마주친 강도들은 왜 그런 짓을 했습니까. 마을의 딤마는 왜 항상 허름한 우산을 들고 다닙니까. 열한 살 통통과 네 살 팅팅에게 이 여름은 질문들로 가득합니다. 그러나 어른들은 설명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목격할 뿐입니다. 이해하지 못한 채로. 허우샤오시엔의 《동동의 여름방학》(1984)은 바로 그 간극, 목격과 이해 사이의 공간을 영화로 만든 작품입니다. 시카고 리더의 팻 그레이엄은 이 영화를 이렇게 정의했습니다. "방.. 2026. 7. 13.
편집이 시간을 지배한다 — 플래시백, 플래시포워드, 시간 압축, 시간 팽창 [영화 용어 사전 : 편집 용어 심화 ③]현실에서 시간은 언제나 앞으로만 흐릅니다. 그러나 영화에서 시간은 자유롭습니다. 과거로 돌아가고, 미래를 미리 보여주고, 수년의 세월을 단 몇 초로 압축하거나, 찰나의 순간을 몇 분으로 늘여놓습니다. 편집이 시간을 지배하는 방식 — 플래시백, 플래시포워드, 시간 압축, 시간 팽창을 이번 편에서 정리합니다. 이 기법들을 이해하면 영화가 단순히 이야기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시간 자체를 '재구성'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Index: 이 글의 목차]1. 플래시백 (Flashback) — 과거가 현재를 침범할 때2. 플래시포워드 (Flash-Forward) — 미래의 그림자3. 시간 압축 (Time Compression) — 세월을 단숨에 건너뛰다4. 시간 팽창 .. 2026. 7. 12.
불안의 시각화 — 독일 표현주의, 그림자가 말하는 것들 또 다른 시선으로 세계영화사 · Another History of World Cinema · Ep.031918년, 독일은 패전국이었다. 400만 명의 전사자, 붕괴된 제국, 굴욕적인 베르사유 조약. 바이마르 공화국이 들어섰지만 정치적 혼란과 살인적 인플레이션이 이어졌다. 이 불안과 공포, 권위에 대한 불신이 스크린 위로 올라왔다. 비틀린 건물, 뒤틀린 그림자, 자신의 의지를 잃어버린 인물들. 독일 표현주의 영화는 단순한 예술적 실험이 아니었다. 그것은 한 시대의 집단적 외상(trauma)이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표출된 현상이었다. 이 에피소드는 〈칼리가리 박사의 밀실〉에서 〈메트로폴리스〉까지, 바이마르 시대의 독일 영화가 어떻게 불안을 시각화했는가, 그리고 그 유산이 어떻게 할리우드 필름 누아르와 현대 .. 2026. 7. 11.
기다리는 카메라 — 허우샤오시엔의 영화 언어를 읽는 다섯 가지 방법 허우샤오시엔의 영화를 처음 보는 관객은 종종 당황합니다. 중요한 장면이 화면 밖에서 일어납니다. 인물이 프레임 한쪽 구석에 있고 나머지는 공간입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 같은데 카메라는 계속 머뭅니다. 빠른 편집도 없고, 감정을 유도하는 음악도 없습니다. 이것이 결함인가 묻고 싶어집니다. 그러나 프랑스 카이에 뒤 시네마는 이 언어를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중국 산수화의 여백처럼, 시간 자체를 주인공으로 만든다." 허우샤오시엔의 카메라는 느린 것이 아닙니다. 기다리는 것입니다. 무엇을 기다리는가. 그 답이 그의 영화 언어 전체입니다.목 차할리우드 문법의 거부 — 왜 이 언어가 급진적인가롱테이크 — 시간을 있는 그대로 두는 것생략의 편집 — 보여주지 않음으로써 더 많이 말하기탈중심 프레이밍 — 인물.. 2026. 7. 10.
도시는 꿈을 키우는 곳이 아니었다 — 《펑꾸이에서 온 소년》, 시간의 결 Vol.1 시간의 결 — 허우샤오시엔의 세계 · Vol.1《펑꾸이에서 온 소년》 → 《동동의 여름방학》 → 《동년왕사》 → 《연연풍진》 → 《비정성시》 → 《밀레니엄 맘보》 → 《카페 뤼미에르》 → 《자객 섭은낭》허우샤오시엔은 이 영화를 "첫 번째 진짜 영화"라고 불렀습니다. 그 전에 세 편을 만들었지만, 그것들은 자신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홍콩 팝스타가 주연한 상업적 로맨틱 코미디. 허우샤오시엔은 그 영화들을 만들면서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고 있었습니다. 《펑꾸이에서 온 소년》(1983)에서 처음으로 카메라를 멈췄습니다. 인물에게서 물러섰습니다. 그리고 기다렸습니다. 그것이 허우샤오시엔의 시작이었습니다. 펑꾸이 섬에서 가오슝으로 떠난 청년들의 이야기이지만, 동시에 한 감독이 자신의 언어를 찾아가는 여정입니다.. 2026. 7. 8.
세계가 주목한 섬의 영화들 — 대만 뉴웨이브는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시간의 결 — 허우샤오시엔의 세계 · 서문대만 뉴웨이브 → 허우샤오시엔 8부작 → 에드워드 양 → 차이밍량 → 대만 영화 총론파리 샹젤리제 거리의 극장 앞에 긴 줄이 늘어섰습니다. 표를 사려는 줄이었습니다. 어느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아니었습니다. 허우샤오시엔의 《상하이의 꽃》을 보기 위한 줄이었습니다. 대만에서는 상영관에 걸리지도 못하던 그 영화가. 1980년대와 90년대, 대만의 작은 섬에서 만들어진 영화들이 세계 영화의 언어를 바꾸었습니다. 베네치아, 칸, 베를린. 세계 3대 영화제의 최고상을 모두 가져갔습니다. 스코세이지가 추천하고, 고다르가 주목했으며, 유럽의 노동자가 허우샤오시엔과 에드워드 양을 논했습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대만 국내에서는 외면받았습니다. 세계가 경탄한 것을, 자국 관객은.. 2026. 7. 6.
영화의 속도가 감정을 만든다 — 편집의 리듬, 템포, 비트, 감정 곡선 [영화 용어 사전 : 편집 용어 심화 ②]같은 장면이라도 빠르게 편집하면 긴장이 되고, 느리게 편집하면 여운이 생깁니다. 영화의 편집은 단순히 장면을 이어 붙이는 작업이 아닙니다. 편집은 영화의 심장 박동을 만드는 일입니다. 빠르게 뛰다가 멈추고, 천천히 흐르다가 폭발하는 그 리듬이 관객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조율합니다. 이번 편에서는 편집의 리듬, 템포, 비트, 그리고 감정 곡선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정리합니다.[Index: 이 글의 목차]1. 리듬 (Rhythm) — 편집이 만드는 박자2. 템포 (Tempo) — 영화의 전체적인 속도3. 비트 (Beat) — 감정이 전환되는 순간4. 감정 곡선 (Emotional Curve) — 관객의 감정을 설계하다5. 리듬과 템포는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지난 편: .. 2026. 7. 5.
편집이 혁명이 됐을 때 — 소비에트 몽타주와 쿨레쇼프 효과 또 다른 시선으로 세계영화사 · Another History of World Cinema · Ep.02그리피스는 영화에 문법을 가르쳤다. 그러나 그 문법을 가장 급진적으로 해석하고 전혀 다른 방향으로 밀어붙인 사람들은 대서양 건너편, 혁명 직후의 소비에트 러시아에 있었다. 레프 쿨레쇼프, 세르게이 에이젠슈테인, 지가 베르토프, 프세볼로드 푸도프킨. 이들은 편집이 단순한 기술적 도구가 아니라 세계를 해석하는 방법론이 될 수 있다고 믿었다. 1920년대 소비에트 몽타주 이론은 영화사에서 가장 지적으로 치열했던 실험 중 하나였다. 이 에피소드는 그 실험이 어떻게 시작됐는가, 쿨레쇼프 효과라는 발견이 영화를 어떻게 바꿨는가, 그리고 에이젠슈테인의 오데사 계단 장면이 왜 100년이 지난 지금도 인용되는가를 따라간.. 2026. 7. 4.
시간을 조각한다는 것의 의미 — 타르코프스키 시리즈를 마치며 타르코프스키는 《시간을 조각하다》에서 이렇게 썼습니다. "영화는 고유한 예술입니다. 그 자체로 완전하고 특수하며, 음악처럼 시간의 법칙에 따릅니다. 그러나 영화에서는 실제 시간이 기록됩니다. 음악에서 시간은 소리의 리듬을 통해 드러나지만, 영화에서는 삶의 과정 안에서 진행되며 기록된 시간을 통해 드러납니다." 4주 동안 타르코프스키의 7편을 따라왔습니다. 이 마지막 글에서 한 가지를 정리합니다. 타르코프스키가 '시간을 조각한다'고 말했을 때, 그것은 무엇을 의미했는가.목 차시간을 조각한다는 것 — 타르코프스키의 영화 철학7편이 말하는 하나의 질문왜 지금 타르코프스키인가다음으로시간을 조각한다는 것 — 타르코프스키의 영화 철학조각가는 돌을 깎아냅니다. 이미 돌 안에 있는 형태를 드러내기 위해 불필요한 것을 .. 2026. 7. 3.
한 사람의 희생이 세계를 구할 수 있는가 — 《희생》, 시간을 조각하다 Vol.7 시간을 조각하다 —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세계 · Vol.7 (완결)《이반의 어린 시절》→ 《안드레이 루블료프》→ 《솔라리스》→ 《거울》→ 《스토커》→ 《노스탤지아》→ 《희생》타르코프스키는 1982년 일기에 이렇게 썼습니다. "가장 중요하고 가장 어려운 것은 믿음을 갖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믿음이 있다면 모든 것이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다만 진실로 믿는 것은 불가능할 만큼 어렵습니다." 《희생》(1986)은 타르코프스키의 마지막 영화입니다. 그리고 이 고백이 영화 전체를 관통합니다. 알렉산데르(에를란드 요셉손)는 핵전쟁의 소식을 듣자 신에게 기도합니다. 모든 것을 포기하겠다고 맹세합니다. 집도, 가족도, 목소리도. 오직 세계를 구원해달라고. 영화가 끝날 때 타르코프스키도 이 세계를 떠났습니다. 54세.. 2026. 7. 1.
타르코프스키가 현대 영화에 남긴 것 1986년 12월 29일, 타르코프스키는 파리에서 폐암으로 사망했습니다. 54세였습니다. 7편의 장편 영화. 그리고 영화의 언어에 대한 하나의 책 《시간을 조각하다》. 그러나 그가 남긴 것은 목록으로 정리될 수 없습니다. "수많은 현대 영화인들이 명시적으로 또는 미묘하게 숨겨진 방식으로 타르코프스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 타르코프스키의 영향은 특정 스타일이나 기법이 아닙니다. 영화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믿음입니다. 영화가 단순히 이야기를 전달하는 매체가 아니라, 인간의 영혼과 직접 대화할 수 있는 것이라는 믿음.목 차직접적 계승자들간접적 영향 — 장르를 가로지르는 타르코프스키한국 영화와 타르코프스키시간을 조각한다는 것의 현재적 의미직접적 계승자들타르코프스키의 가장 직접적인 계승자는 세 감독입니.. 2026. 6. 29.
신의 이야기를 IMAX로 — 크리스토퍼 놀란 〈오디세이〉, 7월 17일 개봉 전 완전 정리 크리스토퍼 놀란의 열세 번째 장편 〈오디세이(The Odyssey)〉가 2026년 7월 6일 런던 월드 프리미어를 시작으로 7월 17일 전 세계 극장에 걸립니다. 〈오펜하이머〉(2023) 이후 3년 만의 귀환으로, 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디세이아〉를 원작으로 한 신화적 대서사극입니다. 제작비 2억 5천만 달러,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전편 IMAX 70mm 카메라로 촬영된 영화, IMDb 선정 2026년 최고 기대작. 맷 데이먼·앤 해서웨이·톰 홀랜드·젠데이아·로버트 패틴슨·샤를리즈 테론·루피타 뇽오 등 역대급 캐스팅이 한 작품에 집결했습니다. 개봉을 3주 앞둔 지금, 팬들이 알고 싶어할 모든 것을 정리했습니다.📑 목차1. 〈오디세이〉 기본 정보 한 눈에2. 왜 놀란은 지금 오디세이를 선택했나요?3. 캐스.. 2026. 6. 29.
동시에 벌어지는 두 개의 이야기 — 교차 편집과 평행 편집의 언어 ⑮ [영화 용어 사전 : 편집 용어 심화 ①]영화는 하나의 이야기만 동시에 보여줄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감독은 편집을 통해 서로 다른 장소에서 동시에 벌어지는 두 개 이상의 이야기를 하나의 화면으로 엮어냅니다. 교차 편집과 평행 편집 — 이 기법들은 영화가 시간과 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방식의 핵심입니다. 긴장감을 극대화하고, 두 이야기 사이의 의미를 만들어내며, 관객을 동시에 두 곳에 존재하게 만드는 이 편집의 언어를 이번 편에서 정리합니다.[Index: 이 글의 목차]1. 교차 편집 (Cross-Cutting) — 두 장면을 번갈아 보여주다2. 평행 편집 (Parallel Editing) — 동시성이 만드는 의미3. 교차 편집이 만드는 긴장감 — 마지막 순간의 구조4. 교차 편집과 평행 편집.. 2026. 6. 28.
영화에 문법을 가르친 사람 — 그리피스, 그 빛과 어둠 또 다른 시선으로 세계영화사 · Another History of World Cinema · Ep.01-3영화에 언어가 있다면, 그 문법을 처음 만든 사람은 데이비드 워크 그리피스(D.W. Griffith)다. 클로즈업, 교차편집, 롱샷, 페이드아웃. 오늘날 영화를 보는 관객이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이 모든 기법들이 그의 손에서 나왔다. 그러나 그리피스의 이름은 언제나 두 개의 얼굴을 가진다. 그는 영화에 말하는 법을 가르쳤지만, 그 언어로 처음 한 말은 KKK(쿠 클럭스 클랜)를 영웅으로 묘사하는 것이었다. 이 에피소드는 영화의 문법이 어떻게 탄생했는가, 그리고 그 문법이 처음부터 얼마나 위험한 도구가 될 수 있었는가를 함께 살핀다.실패한 극작가, 영화를 만나다데이비드 워크 그리피스는 1875년 켄터키 .. 2026. 6. 27.
돌아갈 수 없는 것을 향한 그리움 — 《노스탤지아》, 시간을 조각하다 Vol.6 시간을 조각하다 —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세계 · Vol.6《이반의 어린 시절》→ 《안드레이 루블료프》→ 《솔라리스》→ 《거울》→ 《스토커》→ 《노스탤지아》 → 《희생》타르코프스키는 훗날 이렇게 썼습니다. "《노스탤지아》를 만들면서 그 영화의 화면 공간을 가득 채운 숨막히는 그리움의 감각이 내 운명이 되리라는 것을 어떻게 상상할 수 있었겠는가. 이제부터 삶이 끝날 때까지 나는 이 고통스러운 병을 내 안에 짊어지게 되리라는 것을. " 이 영화를 만든 1983년, 타르코프스키는 소련으로 돌아가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타르코프스키의 조국에 대한 사랑과 창조적 자유 사이의 개인적 투쟁은 《노스탤지아》 촬영 중에 절정에 달했고, 필연적으로 1983년 아내 라리사와 함께 서방으로의 망명으로 이어졌습니다. 소련에 .. 2026. 6. 27.
자연과 은총 사이 — 《트리 오브 라이프》, 타르코프스키의 미국적 계승 "삶에는 두 가지 길이 있습니다. 자연의 길과 은총의 길. 어느 쪽을 따를지 선택해야 합니다." 《트리 오브 라이프》(2011)의 어머니(제시카 차스테인)가 내레이션으로 말합니다. 이 영화를 영화적 완벽함의 목격으로 꼽을 수 있는 목록은 드뭅니다.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스토커》, 잉마르 베르크만의 《페르소나》, 사티아지트 레이의 아푸 삼부작. 이제 그 목록에 테런스 맬릭의 《트리 오브 라이프》를 추가할 수 있습니다. 2011년 칸 황금종려상. 타르코프스키가 세상을 떠난 지 25년이 지났지만, 그가 열어놓은 방에서 맬릭이 자연스럽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목 차맬릭이 타르코프스키에게서 가져온 것자연과 은총 — 이 영화의 두 원리우주의 탄생부터 1950년대 텍사스까지타르코프스키와 맬릭의 차이맬릭이 타르코프스.. 2026. 6. 26.
31년의 신뢰가 만든 기록 — 토이 스토리 5와 디즈니의 역설 2026년 6월 19일, 디즈니와 픽사의 〈토이 스토리 5〉가 북미 1억 6천만 달러, 전 세계 3억 1,200만 달러의 오프닝을 기록하며 2026년 최대 흥행 오프닝을 달성했습니다. 시리즈 사상 최고 기록이자 픽사 역대 두 번째 최대 오프닝입니다. 이 숫자는 단순한 흥행 성적이 아닙니다. 〈스노우 화이트〉 실사판의 1억 달러 손실, 〈더 마블스〉의 최악 MCU 오프닝, 〈라이트이어〉의 참패로 이어진 디즈니의 기나긴 위기 속에서, 31년 전 태어난 장난감들이 다시 한번 회사를 구한 장면입니다. 그리고 그 장난감들이 이번에 싸우는 상대는 스마트 태블릿입니다. 스크린 중독 시대에, 스크린으로 만든 영화가 스크린 중독을 이야기하며 극장을 가득 채웠습니다.📑 목차1. 토이 스토리 5의 흥행 기록은 어느 정도인.. 2026. 6. 25.
믿음이 없는 자에게 기적은 가능한가 — 《스토커》, 시간을 조각하다 Vol.5 시간을 조각하다 —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세계 · Vol.5《이반의 어린 시절》→ 《안드레이 루블료프》→ 《솔라리스》→ 《거울》→ 《스토커》 → 《노스탤지아》 → 《희생》존(Zone) 안에 방(Room)이 있습니다. 그 방에 들어가면 가장 깊은 소망이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스토커(알렉산드르 카이다노프스키)는 작가와 교수를 이끌고 존을 통과합니다. 그러나 방 앞에 도착했을 때, 아무도 들어가지 않습니다. 작가가 말합니다. "나는 당신의 방에 들어가지 않겠다. 내 안에 쌓인 모든 쓰레기를 누군가의 머리 위에 쏟아붓고 싶지 않아." 타르코프스키의 《스토커》(1979). 소망이 이루어지는 방을 찾아가는 여정에서, 진짜 질문이 드러납니다. 우리는 자신이 진짜로 원하는 것을 아는가. 목 차존(Zone)이란 무엇인.. 2026. 6. 24.
경이로움에서 절망으로 — 스필버그, 49년의 외계인 연대기 1977년, 스티븐 스필버그가 처음 외계 문명을 스크린에 불러들였을 때 그것은 경이로움의 언어였습니다. 1982년에는 순수한 우정이었고, 2005년에는 압도적인 공포였습니다. 그리고 2026년, 그는 다시 외계인을 데려왔습니다. 이번에는 분노의 언어로. 〈디스클로저 데이〉의 외계인은 더 이상 경이로운 방문자도, 따뜻한 친구도 아닙니다. 인간에게 포획되어 고문당하고 기술을 탈취당한 피해자입니다. 49년에 걸친 스필버그의 외계인 연대기를 따라가면, 그가 외계 문명을 통해 무엇을 말해왔는지가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그것은 언제나 인간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목차1. 스필버그에게 외계인이란 무엇인가2. 〈미지와의 조우〉(1977) — 경이로움, 선택, 그리고 빛3. 〈E.T.〉(1982) — 결핍이 만든 교감.. 2026. 6. 23.
물·불·바람이 말하는 것 — 타르코프스키의 자연 언어 타르코프스키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 영화에는 항상 물이 있습니다. 나는 물을 좋아합니다, 특히 시냇물을. 바다는 너무 광대합니다. 두렵지는 않지만 단조롭습니다. 자연에서 나는 더 작은 것들을 좋아합니다. 우주가 아닌 소우주. 제한된 표면들. 나는 자연에 대한 일본적 태도를 사랑합니다. 무한을 반영하는 제한된 공간에 집중하는 것. 물은 신비로운 요소입니다 — 그 구조 때문에. 그리고 매우 영화적입니다. 움직임, 깊이, 변화를 전달합니다. 물보다 아름다운 것은 없습니다." 타르코프스키의 7편 영화를 통틀어 물, 불, 바람은 거의 모든 장면에 있습니다. 그는 이것이 상징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인가요. 그는 이것이 영화의 리듬이라고 말했습니다. 목 차타르코프스키는 상징을 싫어했다 —.. 2026.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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