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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다른 시선으로 Another 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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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시선으로6401

[Thelma #2] Desire : 금기, 뱀, 그리고 아냐 어제 우리는 아버지의 총구와 종교적 규율 아래 숨죽여 살던 '착한 아이' 델마를 만났습니다. 하지만 억압은 영원할 수 없습니다. 댐에 작은 균열이 생기면 결국 거대한 물살이 터져 나오듯, 델마의 견고했던 세계에도 치명적인 균열이 발생합니다. 그 균열의 이름은 '아냐(Anja)'입니다. 오늘 우리는 델마의 초능력이 단순한 염력(Telekinesis)이 아니라, 누군가를 간절히 원하고 만지고 싶은 '육체적 욕망(Eros)'의 다른 이름임을 확인하려 합니다.1. 샹들리에를 흔드는 마음 영화 속 명장면 중 하나인 오페라 하우스 씬을 봅시다. 델마는 옆자리에 앉은 아냐의 손길에 온 신경이 곤두섭니다. 닿을 듯 말 듯 한 그 긴장감. 델마의 심장이 요동칠 때, 천장에 매달린 거대한 샹들리에가 위태롭게 흔들리기 시작.. 2025. 12. 23.
[Thelma #1] Repression : 착한 아이는 어떻게 괴물이 되는가 지난주 우리는 스웨덴의 눈밭에서 소외된 두 아이의 연대를 보았습니다. 이번 주, 우리는 국경을 넘어 노르웨이로 향합니다. 이곳에는 소외된 것이 아니라, 너무나 철저하게 '보호'받고 감시받는 한 소녀가 있습니다. 요아킴 트리에 감독의 2017년작 는 초능력을 다룬 영화지만, 마블 히어로와는 정반대 지점에 서 있습니다. 이곳에서 초능력은 세상을 구하는 힘이 아니라, 억누를수록 터져 나오는 '금기된 욕망'의 은유이기 때문입니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이번 주, 가장 성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지만 내면에는 가장 뜨거운 불길을 감춘 소녀, 델마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첫 번째 키워드는 '억압(Repression)'입니다.1. 얼음 호수 위, 아버지는 왜 총을 겨눴나 영화의 오프닝은 관객을 압도합니다. 새하얀 눈과 얼어.. 2025. 12. 22.
[Ep.03] 폐허 위에 핀 휴머니즘 :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마주할 용기 :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 그리고 오발탄이 쏘아 올린 연민지난주, 우리는 남미의 광장에서 카메라를 총처럼 겨누며 세상을 바꾸려 했던 뜨거운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오늘은 시계를 조금 더 뒤로 돌려, 2차 세계대전 직후의 이탈리아로 갑니다. 무솔리니의 파시즘이 무너지고 연합군의 폭격이 멈춘 자리. 거리는 온통 잿더미였고, 사람들의 주머니는 텅 비어 있었습니다. 당시 이탈리아의 영화인들에겐 스튜디오도, 화려한 조명도, 심지어 필름을 살 돈조차 넉넉지 않았습니다. 모든 것이 파괴된 '0(Zero)'의 시간.바로 그 폐허 위에서, 영화 역사상 가장 아름답고 슬픈 예술 사조인 '네오리얼리즘(Neorealism, 신사실주의)'이 태어납니다.가장 처참한 시기에 그들은 어떻게 가장 숭고한 영화를 만들 수 있었을까요? 오.. 2025. 12. 21.
거장의 설계도 (3): 류이치 사카모토, 소리와 침묵 사이 - 영원한 울림 사카우리는 앞서 감정을 지휘하는 마법사(엔니오 모리꼬네)와 소리를 건축하는 공학자(한스 짐머)를 만났습니다. 그리고 이제, '소리를 채집하는 구도자'를 만날 차례입니다. 류이치 사카모토(Ryuichi Sakamoto). 그는 암 투병 중에도 양동이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녹음하며 "나는 이제야 소리를 듣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그에게 음악은 인위적인 작곡이 아니라, 세상에 이미 존재하는 소리들을 발견하고 구조화하는 작업이었습니다. 오늘 [Impossible Project]의 [거장의 설계도] 마지막 시간은, 소리와 침묵의 경계에서 영화에 영원한 생명력을 불어넣고 떠난 류이치 사카모토의 마지막 악보를 펼쳐봅니다.1. : 자연이라는 거대한 악기알레한드로 이냐리투 감독의 에서 음악은 멜로디를 연주하지 않습니다... 2025. 1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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