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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gDam

9만원 회의 실체, 월미도 횟집 사과에도 분노가 치미는 이유

by 조각창 2022. 9.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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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 9만 원이면 제법 괜찮게 먹을 수 있는 수준입니다. 물론 어떤 집에서 먹느냐에 따라 가격은 차등이 존재하겠지만 일반 횟집에서 이 정도면 2인이 먹기에는 충분합니다. 밑반찬까지 생각해보면 사실 4인이 먹어도 괜찮은 수준이죠.

 

2만원2만 원 정도의 회도 동네 횟집에서는 나쁘지 않게 먹을 수 있는 곳들도 있습니다. 물론 풍족함을 느낄 수는 없지만 말이죠. 횟감이 무엇이냐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입니다. 양식 횟감은 2만 원 대면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을 정도라는 점에서 9만 원이라는 금액을 보면 양을 상상하게 합니다.

지난 13일 보배드림에 '월미도 스페셜 회 소짜 9만 원 포장 후기'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이 글이 화제가 된 것은 화려한 회의 모습이 아닌 정반대였기 때문인데요.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하라는 것만은 명확했습니다. 과연 이게 9만 원 회라는 것인지 의아할 수밖에 없었으니 말입니다.

 

"출산 후 모유 수유도 끊어 회에 시원한 맥주 한 잔 마시려고 마음 먹고 (월미도에) 갔다. 집에 와서 포장해온 회를 열어보니 말이 안 나왔다"

 

글쓴이는 모유 수유를 끊내고 회에 시원한 맥주 한 잔 하려고 월미도까지 가서 회를 포장해왔다고 합니다. 그 마음이 어떨지는 충분히 예상 가능하죠. 임신과 출산 후에도 엄마가 된 여성의 몸은 철저하게 아이를 위해 희생하게 되어있죠.

 

맵고 짠 음식도 술도 마셔서는 안 된다는 점에서 모유 수유를 마치고 회를 먹겠다는 일념에 월미도까지 찾은 그 열정은 처참함으로 다가왔을 듯합니다. 사진에서도 알 수 있듯, 이 정도면 사기에 가까운 수준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글쓴이가 공개한 회 세트 구성은 해산물 한 팩, 회 한 팩, 깻잎 한 팩으로 단출했습니다. 뭐 그럴 수도 있습니다. 다만, 그 내용물이 충실했다면, 이런 구성을 탓할 수는 없죠. 하지만 내용을 보면 이건 9만 원을 주고 구매했다고 할 수가 없습니다. 이건 고객을 우롱한 행동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9만 원 카드 결제하고, 주차비 7000원 낸 거 현금으로 돌려받았다. 식당에 전화한 뒤 '회 한 팩이 9만 원짜리가 맞냐'고 몇 번을 물었다. '맞다'는 답을 들었다. 자기 네는 원래 이렇게 나가는 데 아줌마만 그런다."

 

이 꼴을 보고 항의하지 않으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죠. 가게 측에 연락을 취하니, 바쁘다며 전화를 끊는 등 불친절한 응대로 일관했다고 합니다. 자기네는 원래 그렇게 나가는데 아줌마만 그런다며, 유난스러운 고객 취급했다고 합니다.

이런 통화에 황당한 글쓴이는 온라인에 이 사실을 알리겠다고 하니, 5천 명이든, 1만명이 봐도 상관없다며 마음대로 하라는 식의 응대를 했다고 합니다. 이미 돈 받고 팔았으니 무슨 짓을 하든 상관없다는 식의 식당 주인의 행동은 황당하기만 합니다. 이런 식으로 해도 장사를 하고 살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할 정도입니다.

 

"포장 손님이 한달에 한 명 정도 있을 정도이다 보니 제대로 된 포장 용기도 사실 구비되어 않았고 9월 11일이 사실 바쁘다 보니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 너그러운 용서를 부탁한다."

 

논란이 되자 월미도 횟집 아들이라는 자가 부모님과 혐의하여 사과문을 올리기로 했다며 사과문 한장을 올렸습니다. 30년 넘게 장사만 해와서 대신 자신이 사과문을 작성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자필 사과문과 9만 원짜리 상차림 사진을 함께 올렸습니다.

 

문제는 사과문에 본질은 들어가 있지 않습니다. 평소에 포장을 하지 않는데 그날 따라 바빠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바쁘면 그런 식으로 장사해도 괜찮은 장사꾼이었다는 의미입니다. 자신들이 무슨 짓을 했고, 왜 그랬는지 그리고 그와 관련해 어떤 식의 보상을 할 것인지 여부에 대한 입장은 전혀 없었습니다.

 

말도 안 되는 9만원짜리 회 포장 사진이 올라오니, 가게 장사 망칠까 봐 상에 가득 찬 음식을 찍어 올리는 행위 역시 사과를 하기 위함이 아니라 자신들 가게가 위험해질 것이 두려워한 행위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황당한 것이죠. 사과는 사과에만 집중해야 합니다.

 

이런 집들로 인해 월미도 횟집들이 다 그럴 것이라는 생각까지 하게 됩니다. 미꾸라지 한 마리로 인해 흙탕물이 되어버리면 월미도 전체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만 각인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식으로 장사할 거면 안 하는 것이 주변 상인을 위한 배려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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