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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대 노모 생신 모인 가족 참변, 해마다 반복되는 가스 누출 사고

by 조각창 2022. 10.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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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갑작스럽게 추워지기 시작하며, 보일러를 사용하는 집들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잘 관리가 되었다면 상관없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이는 살인무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무색무취의 살인가스가 많은 이들을 죽음으로 이끌고 있으니 말이죠.

 

아파트 거주민들은 때가 되면 보일러 점검을 받습니다. 아파트만이 아니라 밀집 주거지역에 거주하는 이들은 정기적인 보일러 점검을 필수적으로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그나마 다행이죠. 하지만 개별난방을 하거나 농촌에 거주하는 이들은 취약합니다.

지난겨울에 사용하고 그대로 방치한 보일러가 정상 작동되는지, 그리고 하자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하지만 전문가가 아닌 이상 제대로 된 점검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죠. 이번 사건 역시 이런 관리 소홀이 부른 참사였습니다.

 

이번 사건은 참 안타깝습니다. 모두의 죽음이 안타깝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 80대 노모 생일을 맞아 일가족이 모여 참사가 벌어졌기 때문이죠. 팬데믹으로 쉽게 모일 수 없었다는 점에서 노모 생일은 이들 가족에게 특별했을 듯합니다. 그렇게 80대 노모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날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겁니다.

 

9일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55분쯤 전북 무주군 무풍면 주택에서 A 씨(84·여) 등 일가족 5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고 합니다. 발견 장소는 A씨 집이었고, 사망자는 A씨 큰 사위(64)를 비롯해 큰손녀 딸(33), 작은 딸(42·추정), 작은 사위(49)로 밝혀졌습니다.

 

A씨 큰딸 B씨(57)는 구조 당시 의식이 없었고, 현재 전북 익산의 한 대학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는 중입니다. 통증 반응은 있으나 의식장애 상태로 알려졌다는 점에서 불안하게 다가오네요. 팔순 노모를 위해 모인 가족들이 이렇게 끔찍한 변을 당한 것은 가스 누출입니다.

 

이들이 경찰에 발견된 것은 "가족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A씨 아들의 신고 때문이었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방 안에 쓰러진 채 발견됐다고 합니다. 경찰은 "날이 쌀쌀해진 만큼 보일러를 사용했다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 발견 당시 집안에서 가스 냄새가 났고 변을 당한 5명 중 3명은 거실, 2명은 방, 1명은 화장실 문 앞에 쓰러져 있었고 이들의 몸에 특별한 외상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기름보일러와 배기구를 연결하는 연통 이음 부위에 문제가 생겼고 가스가 집 안으로 누출되면서 일산화탄소(CO) 중독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한국가스안전공사에 따르면 일산화탄소 인체허용 농도는 50ppm이다. 800ppm 정도 되면 2시간 내 실신한다고 하네요.

가스 누출 사고는 해마다 발생하고 있습니다. 가정집만이 아니라 펜션이나 텐트 사용 중에도 이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니 말이죠. 그런 점에서 환절기에 각별하게 조심해야 하지만, 어떻게 관리하고 확인해야 하는지 아는 이들은 많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일산화탄소는 일반적으로 보일러의 불완전 연소에 의해 발생한다고 하죠. 기름보일러는 A씨 집 실내 바닥에 설치돼 있었고, 보일러 본체와 연통 연결부 등엔 검은 재가 쌓여 있었다고 합니다. 가스가 누출되면서 연통 안 재가 일부 외부로 빠져나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경찰에 따르면 가스누출 감지기와 일산화탄소 감지기 등은 A씨 집에 설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보일러의 정기검사 여부 등은 조사 중인 상태입니다.

 

텐트 사용도 그렇지만 일산화탄소 감지기는 생명을 구하는 가장 중요한 도구입니다. 일부 시골 노인들 거주지역에는 해당 지자체가 직접 감지기 등을 설치하는 일들이 많습니다. 가스렌지 사고 대비를 위한 안전장치 등도 설치해주는데 이 경우는 어떻게 관리되었는지 확인이 필요해 보입니다.

 

지금도 기억이 생생한 강원도 강릉 펜션 사고는 다시 생각해봐도 끔찍합니다. 고3 학생 3명이 숨지고 7명이 의식을 잃은 사고가 2018년 12월 발생했습니다. 시험을 마치고 친구들끼리 놀러 간 그곳이 마지막이 될 줄은 이들도 몰랐을 겁니다. 

 

당시 보일러 배기구의 연통 연결부위가 어긋나 배기가스가 누출된 게 사고 원인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보일러 부실시공 및 점검·관리 소홀 사실도 드러났었죠. 이와 관련해 보일러 시공업체 대표, 보일러 설치 담당자, 펜션 운영자, 한국가스안전공사 검사원 등이 법원에서 징역 또는 금고형을 선고받기도 했습니다.


국내에는 개별 난방이 많은데, 도시가스 보일러가 제일 많고 다음이 기름보일러라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겨울철 보일러 사용 전에 혹시 배기관이 빠져 있거나 찌그러진 곳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합니다. 내부가 이물질로 막혀있거나 구멍 난 곳은 없는지도 살펴야 하는데 과연 일반인들이 얼마나 열심히 할지는 의문입니다.

 

특히 보일러를 켰을 때 과열이나 소음·진동·냄새 등이 평소와 다를 경우에는 반드시 전원을 끄고 전문가에게 점검을 받아야 한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앞서 언급되었지만 가스 감지기 설치도 이제는 필수가 되어야 합니다. 자주 환기도 해줘야 하고, 보일러 사용 전 관련 전문가에게 점검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노모 생신을 위해 모인 가족 참변은 아무리 생각해도 힘겹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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