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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gDam

400만원 뜯어간 학부모, 故 이영승 교사에 더 많은 것 요구했다?

by 조각창 2023.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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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부지점장으로 많은 돈을 벌던 학부모는 자신의 아이 담임교사에게 돈을 요구했습니다. 물론 해당 학부모는 자신은 교사에게 돈을 요구한 적이 없다는 주장을 했습니다. 그건 주장일 뿐이고, 증거는 모두 남겨져 있고, 그 증거는 농협 부지점장으로 있는 학부모가 분명하게 돈을 요구하고 받은 정황이 존재합니다.

 

고인이 된 경기두 의정부 호원초등학교 이영승 교사에게 지속적으로 악성 민원을 제기하고 치료비 명목으로 400만 원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진 '페트병 사건 학부모'가 내용이 보도되자 "고인에게 치료비를 요구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고인이 된 호원초 이영승 교사 사진

잘못된 기사로 인해 피해를 받을 수도 있었을 겁니다. 그렇기에 아무리 잘못을 했다고 해도 상대의 입장을 확인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서로의 입장을 확인한 후 무엇이 진실인지 판단해도 늦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교사에게 갑질해서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해도 보도된 내용 중 잘못된 정보가 있다면 바로잡아야 할 겁니다. 

 

양쪽의 주장이 나왔으니 진실이 뭔지 확인해 보면 됩니다. 하지만 이는 너무 쉬웠죠. 증거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증거 앞에 거짓말을 하는 것은 너무 손쉽게 드러날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드러난 400만 원보다 더 많은 돈을 뜯어갔다는 사실이 MBC 뉴스 보도를 통해 드러났습니다.

 

해당 학부모는 초기 알려진 400만 원만이 아니라 추가 금액을 이미 받았고, 더 큰 금액을 예고하기까지 했습니다. 이영승 교사가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까지 이 학부모는 교사를 압박하고 협박하며 돈을 요구했다는 의미라는 점에서 충격적이기만 합니다.

 

28일 MBC에 따르면 이 교사가 '페트병 사건'의 학부모 A씨에게 2019년 4월부터 11월까지 매달 50만 원씩 총 400만 원을 송금하기 전에 앞서 같은 해 3월 1차 성형수술비 100만 원을 지급한 메시지 기록이 나왔다고 전했습니다.

 

이 교사가 부임한 첫 해인 지난 2016년 A씨는 아들이 수업 시간에 커터칼로 페트병을 자르다 손을 다치자 악성민원을 지속적으로 제기했습니다. A씨는 학교 안전 공제회로부터 보상금 2백만 원을 받았으나 이 교사가 군입대를 한 후에도 더 많은 보상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군 복무 중임에도 합의를 계속 종용받은 이 교사는 2018년 2월에 한 번, 3월 휴가 때 세 번, 6월에도 휴가를 내고 A씨를 만났다고 합니다. A씨는 자녀의 1차 수술이 끝난 후 이 교사에게 사진 두 장을 보내면서 "오늘 1차 수술받았다. 내일 또 병원에 방문한다. 참 힘들다"라며 "문자 보면 연락달라"고 재촉하기도 했습니다.

2016년 사건을 2019년까지 끈질기게 돈 요구했던 농협 학부모


이에 이 교사는 죄송하다는 말을 네 번이나 반복하며 "50만 원씩 열 달 동안 도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고, 그렇게 이 교사는 2019년 4월부터 11월까지 총 50만 원씩 400만 원을 송금했습니다. 이 교사가 제안한 금액보다 100만 원이 적게 전달된 것인데 알고 보니 1차 성형수술비 명목으로 먼저 100만 원을 보낸 상태였습니다.

 

이 교사는 자신이 약속한 500만 원을 모두 지급한 것이었죠. 하지만 A씨의 연락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A씨는 총 500만 원을 받고서도 2019년 마지막 날인 12월 31일에 "2차 수술을 할 예정이다. 시간 되면 전화 부탁드린다"고 메시지를 보냈고, 이 교사와 A씨는 7분 27초간 통화를 했습니다.

 

이 7분 동안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 알 수는 없습니다. 가해자는 기억하고 있겠지만 진실을 말할 가능성은 제로입니다. 그건 자신의 범행을 증명하는 꼴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가해자 A씨의 돈을 요구하지 않았다는 발언은 모두 거짓임은 분명합니다. 

 

"'돈을 달라'라고 하는 직접적인 표현이 없더라도, 그 당사자가 공포심을 느껴서 의무 없는 일을 하게 만들 정도로 구성이 됐다면 그건 협박에 해당한다고 보고있다"

이 교사 유족 측 법률대리인인 이정민 변호사는 A씨의 행위에 대해 협박에 해당하는 행동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직접적으로 돈을 달라고 요구하지 않았지만, 돈을 요구하는 행동을 취한 것도 사실이고 큰 금액을 받고 감사하다는 말까지 했다는 점에서 갈취와 협박이 모두 맞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2016년 수업 시간 사고로 벌어진 상처를 가지고 2019년까지 줄기차게 돈을 요구한 학부모의 이 행동이 한 젊은 교사를 죽음으로 이끈 결정적 이유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이 아니라면 교사가 그런 극단적 선택을 할 그 어떤 이유도 없기 때문입니다.

문제의 농협에 놓은 근조화환

자기 자식은 아무렇지도 않게 대학에 입학해 다니고 있습니다. 그 자는 교사가 사망한 사실도 알고 있었을 겁니다. 자신이 줄기차게 연락해 돈을 요구하던 대상이 사망했는데 모를 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행동이 죽음으로 이어졌음을 알고 있었을 가능성도 높습니다. 그럼에도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갔다는 것을 보면 사이코패스가 아닐까 하는 의심까지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사실이 드러나자 대중들은 분노했습니다. 문제의 A씨 이름과 직장 등 신상이 유포되기 시작했습니다. A씨가 서울의 한 지역단위 농협 부지점장인 사실이 알려지자, 해당 농협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항의글이 쏟아졌습니다. 해당 농협 앞에는 근조화환도 놓였죠.

 

비난 여론이 커지자 농협 측은 A씨를 지난 19일 자로 대기발령 및 직권 정지 조치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해당 농협에서 계좌 해지와 예금 인출이 잇따르고 있어 이 농협 측은 사태를 예의 주시하며 인사위원회 회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국민들이 분노하고 실제 행동으로 움직이지 않았다면 A씨는 여전히 아무렇지도 않게 거액의 연봉을 받으며 아무렇지도 않게 근무를 하고 있었을 겁니다. 스스로 자리에서 내려올 인물이 아님은 그의 행동이 잘 증명하기 때문입니다.

 

이 교사는 A씨 외에 2명의 학부모로부터 교육활동 침해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찰은 이 교사의 휴대전화 2대를 확보해 추석 연휴 이후 해당 학부모 등 3명을 소환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 사건을 알면서도 방치하고 모든 것을 이 교사가 책임지도록 한 교장에 대한 대중들의 분노 역시 큰 상태입니다.

 

학교의 장이라면 학교에서 벌어진 모든 일들에 대해 관리하고 책임질 의무가 있습니다. 장의 책무는 그런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호원초의 장들은 그런 책임을 지지 않고, 아무런 힘도 없는 초임 교사에게 모든 것을 책임지도록 방치했습니다. 이 역시 폭력이라는 점에서 경기도교육청은 문제의 교장들에 대한 조사와 처벌도 이어져야만 합니다.

악랄했던 교사를 향한 집요한 돈요구 경악스럽다

교사의 교권의 문제만이 아닌 이 사건은 우리 사회가 얼마나 망가져가고 있는지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이기도 합니다. 단순히 학교만의 문제라고 국한한다면 수없이 반복해 유사한 일들이 다른 곳에서도 벌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사회 전반의 분위기를 바꾸려 노력하지 않으면 이는 절대 사라지지 않는 반복되는 사건의 시작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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