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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다른 시선으로 Another View
NongDam

휴무일 상가 앞에서 장난치다 넘어진 노인, 상가 주인이 책임져라?

by 조각창 2023. 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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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를 하다 보면 수많은 일들을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억울한 상황에 처한 손님도 있고, 가게 주인도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이 모이면 필연적으로 다양한 일들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런 사건사고들은 당연하다고 여겨지기도 합니다.

 

눈이 오면 오는 동안은 행복하지만, 내린 후 조처를 하는 과정에서 눈은 지옥과 같아 보일 정도입니다. 군대를 다녀오신 분들에게 눈 치우는 일은 고통의 연속이죠. 그리고 최근 몇 년 새 가장 많은 눈이 내린 올해 눈 치우는 일은 고역이기도 했습니다.

새벽 시간 상가 앞에서 미끄럼타는 장난치고 있던 여성

가게들 앞의 눈은 가게 주인들이 치우는 것이 원칙이죠. 이를 제대로 치우지 않으면 벌금을 물기도 합니다. 도로나 국가에서 책임지는 부분과 개인이 책임져야 하는 부분들이 나뉜다는 의미죠. 그런 점에서 이번 사건은 가게 앞에서 눈으로 인해 벌어진 사고 책임을 누가 져야 하는지 고민하게 합니다. 하지만 사실 내용을 보면 고민은 단순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사건은 지난 7일 자영업자 커뮤니티인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올라온 사건입니다. 곱창집을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한 A씨는 '가게 앞 테라스에서 혼자 넘어진 손님이 수술했다고 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그는 가게 앞에서 장난치다 넘어진 행인 측이 수술비, 치료비 등을 명목으로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습니다.

 

동영상과 함께 공개된 사연은 업주 입장에서는 황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업주인 A씨는 신년 맞이로 휴무였던 지난 2일 입주한 상가 관리소장에게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고 합니다. 관리소장은 전날 새벽 A씨 가게 앞에서 넘어진 C씨(70대·여)의 며느리 B씨와의 대화 내용을 전달했습니다. B씨는 C씨가 이 사고로 왼쪽 어깨 골절상을 당해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며 관련 비용을 청구했다고 합니다.

 

A씨가 공개한 CCTV 사진을 보면 지난 1일 새벽 0시 19분쯤 C씨와 손자 D군이 A씨 가게 앞 테라스를 지나고 있는 장면이 보입니다. C씨는 다른 식당에 방문한 뒤 근처에 있던 A씨 가게 앞을 지나고 있었다고 하네요. 이 부분이 중요할 수밖에 없는데 다른 가게를 들렸다 문을 닫은 A씨 식당 앞에서 장난을 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손자인 D군이 눈과 얼음 위에서 스케이트를 타듯 장난을 치자 C씨 역시 이를 받아주며 함께 눈 위에서 뛰어놀기 시작했습니다. CCTV에는 다소 위험한 자세로 테라스 울타리에 매달려 있는 D군의 모습도 담겼습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이어지던 할머니와 손자의 놀이는 잠시 후 C씨가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끝이 났습니다.

 

A씨는 할머니가 다쳤으니 병원비를 요구하는 며느리의 독촉에 억울하다고 호소했습니다. 지금은 수술을 잘 마쳐 통원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하는데, 이 사건의 책임을 왜 그날 장사도 하지 않은 업주 탓으로 돌리는지 이해되지 않고 황당하기만 합니다.

남의 가게 앞에서 장난치다 넘어진 70대

A씨는 며느리 B씨와 만난 자리에서 "할머니께서 길이 미끄럽다는 걸 알고 계신 상태에서 장난을 치시다 넘어지셨다. 저희 가게는 휴무였고 다른 가게 손님으로 왔다가 다치신 걸 왜 저한테 (병원비를) 요구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고 합니다. 너무 당연한 주장이었습니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이런 상황이 당연함으로 다가오지는 않는 듯합니다. 며느리 B씨는 "가게 앞 관리를 하지 않은 책임은 해당 매장 업주에게 있다. 아이들이야 놀 수 있는 것인 만큼 장난을 쳤다는 건 중요하지 않다. 미끄러운 건 상가의 책임이다. 정당한 법적 절차를 진행할 것이다"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고 합니다.

 

상가 관리소에서 염화칼슘을 뿌렸다고 하지만 테라스 특성상 미끄러운 곳은 있을 수 있고, 더욱 업주는 그날 휴무일이었습니다. 사람들이 많은 시간도 아닌 새벽 시간에 그곳에서 미끄럼을 타는 장난을 친 그들의 잘못은 전혀 없다고 생각하는 며느리의 태도가 황당함으로 다가옵니다.

 

모든 상황을 고려해도 이는 피해를 입은 자들의 잘못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가능한 조처를 다 취했고, 가게는 당일 휴무라 나올 이유도 없었습니다. 추위가 강했던 연초에 새벽시간 그런 식의 장난을 치다 다친 것까지 업주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상식을 벗어난 행동이죠.

 

며느리는 자신이 시어머니 편에 서서 업주에게 보상을 받으려는 심산인 듯한데, 이 정도면 악의적인 행동으로 돈을 뜯어내려는 자들과 뭐가 다른가요? 실시간으로 날씨는 변하고, 그렇게 바닥이 얼 수도 있는 상황에서 최대한 조심하는 것은 행인들의 몫입니다. 그럼에도 미끄럼 장난을 치다 넘어져 놓고 업주 탓이라는 말은 황당하기만 합니다. 

문 닫은 가게 앞에서 넘어진 70대 책임은 업주가?

"법적인 과실을 따져본 뒤 건물에서 가입한 화재보험이나 영업배상책임보험으로 해결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자영업자 커뮤니티라 이런 사례를 경험한 이가 전한 조언은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유사한 상황들이 의외로 많이 발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이죠. 법적인 과실을 따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CCTV가 확보된 상황에서 법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최소한 양심이라는 것이 있다면, 새벽 시간에 남의 문 닫은 가게 앞에서 그런 장난을 치다 넘어져 다쳤으면 그저 치료에나 전념하는 것이 정상일 겁니다. 그럼에도 매일 같이 전화해 돈 내놓으라고 요구하는 행위가 과연 정상일까요? 법을 좋아하는 집안인 거 같으니, 당당하게 법의 힘을 빌리는 방법 외에는 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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