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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다른 시선으로 Another View
NongDam

밤낮없이 우는 아기 죄송하다는 글에 돌아온 답변이 울컥하다

by 조각창 2023.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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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에 거주하며 갓 태어난 아이로 인해 밤낮없이 우는 아기가 있다면 난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더욱 오래된 아파트로 방음이 좋지 않으면 더욱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이들도 그런 주변 이웃들도 고스란히 그 울음소리와 함께 지내야 하는 일이니 말입니다.

 

MBC 뉴스에서 보도한 이 내용은 많은 이들을 뭉클하게 해 줬습니다. 사건사고와 쓰레기 정치 이야기만 넘쳐나는 상황에 이 소식은 우리가 지금 살아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우리가 그동안 잊고 있었던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줬다는 점에서 특별하고 뭉클했습니다.

신생아 울음소리 축복이라는 이웃

갓 태어난 아기가 밤낮없이 우는 탓에 고민이 컸던 A씨는 이웃집에 사과 편지와 함께 선물을 보냈다고 합니다. 어린아이를 둔 부모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봅니다. 그렇다고 아이를 다른 곳에서 키울 수도 없다는 점에서 이웃들에 상황을 이해시키고 사과부터 하는 것이 현명한 도리라는 것을 이들은 잘 알고 있었습니다.

 

"옆집도 딸이 아기를 낳아서 며칠 와 있었는데, 그때도 아기 소리가 엄청 크게 들렸다. 그래서 '아, 아기 낳아서 오면 우리도 저렇겠구나'(싶었다)"

 

A씨는 2일 MBC와 인터뷰에서 이웃집 딸이 아기를 낳아 며칠 와 있는 동안 아기 소리가 엄청 크게 들렸다고 했습니다. 출산을 앞둔 A씨로서는 더 특별하게 다가왔을 듯합니다. 그리고 내가 아기를 낳아서 오면 옆집도 이렇게 크게 들리겠구나 하는 생각이 걱정으로 다가왔을 듯합니다.

 

태명을 '복숭이'로 지은 아기가 잘 먹고 잘 잤지만 늦은 밤마다 울었다고 합니다. 이웃들이 곤히 잠들었을 시간대라는 점이 문제였습니다. 자신들이야 부모이니 당연한 숙명으로 여기고 아기의 시간대로 살아야 하지만 이웃까지 그럴 수는 없는 일이죠.

 

더욱 그들이 사는 곳이 오래된 아파트라 평소에도 옆집 소리가 고스란히 들릴 정도로 방음이 잘 되지 않아 A씨의 걱정은 날마다 커졌다고 하네요. 어르신들이 많이 사시는데 새벽에 일을 많이 나간다고 합니다. 이는 잠을 잘 자야만 하다는 의미죠. 이러니 걱정이 커질 수밖에 없는 것도 당연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옆집이에요. 신생아가 밤낮이 바뀌어서 밤마다 울어요. 저녁마다 시끄럽게 해드려서 죄송합니다. 조금만 참아주시면 금방 키울게요."

 

A씨는 걱정만 하지 않고 고민 끝에 편지와 함께 선물을 이웃집 앞에 놔뒀다고 합니다. 글 속에 A씨가 어떤 품성을 가진 존재인지 잘 드러납니다. 타인에 대한 공감이 없으면 절대 나올 수 없는 이 마음이 이웃들을 움직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기 울음 소리 걱정인 엄마에 오히려 든든한 힘 되어준 이웃-MBC 뉴스

"반갑습니다. 지금 애기 울음소리는 반가운 소리입니다. 저는 괜찮습니다. 선물을 돌려 드리는 게 경우는 아닌 줄 알지만 다른 사람을 위해 쓰는 게 좋겠습니다. 제가 좀 늦게 들어왔습니다. 다시 한번 신경 안 쓰셔도 됩니다. 저도 애기한테 방해 안 되게 좀 더 조심하겠습니다. 얘기해줘서 고맙습니다. 건강하게 잘 키우세요. 기도드리겠습니다."

 

그런 A씨에게 선물과 함께 답장이 돌아왔습니다. 윗집에 사는 이웃이 보낸 편지는 더욱 울컥하게 했습니다. 지금 같은 저출산 시대 아기 울음소리는 반갑다는 첫마디에 이웃의 고민은 고민이 아니라는 위로로 다가왔습니다. 

 

오히려 자신이 애기한테 방해 안 되게 좀 더 조심하겠다는 마음은 보는 이들마저 울컥하게 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해줘서 고맙다는 윗집 이웃은 자신에게 그런 마음을 전해준 A씨에게 고마워했습니다. 이런 공감 능력을 갖춘 이웃들이 함께 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도 행복한 일일 수밖에 없습니다. 

 

옆집에서는 아기 내복을 선물했다고 합니다. 아랫집 이웃은 직접 찾아와 축하 인사를 건넸다고 하네요. 이번 일로 A씨는 이웃들과 더 가까워질 수 있었다고 합니다. 과거에는 이웃들이 아이를 함께 키운다고 할 정도로 정겹게 지내왔습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고 점점 발전하면서 이웃이 누군지도 모르고 사는 시대입니다. 우리 이웃이 누군지 얼굴 한번도 보지 못하고 사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래서 더욱 이웃 간 분쟁이 극단적으로 흘러가는 이유가 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이웃서 아기 선물과 축하 인사-MBC 뉴스

"세상이 많이 흉흉하고 이상한 일들도 많이 일어나는데, 아직 따뜻한 사람들이 많고 도움을 많이 필요로 하는 분들도 계시는 것 같다. 따뜻한 정을 많이 나누셨으면 좋겠다"

 

A씨는 이번 일을 통해 따뜻함을 느꼈다고 합니다. 세상이 워낙 흉흉해서 불안할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죠. 그런 세상이지만 아직 마음 따뜻한 이웃들이 더 많음을 직접 경험한 A씨로서는 아이를 낳은 것이 축복처럼 다가왔을 듯합니다. 

 

검은 토끼의 해를 맞아 이런 따뜻한 이야기들이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만나면 가볍게 인사라도 하고 지낼 수 있는 이웃 관계라면, 우리 사회가 좀 더 따뜻해지는 이유가 될 겁니다. 과거처럼은 아니겠지만, 최소한 이웃에 누가 사는지 정도는 알고 살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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