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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 성폭행 추락사 가해자 20년 선고한 판사 황당하다

by 조각창 2023. 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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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 성폭행 추락사 가해자에 대해 1심 재판부가 징역 20년을 선고했습니다. 살인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기에 가능한 형량이었습니다. 술에 취해 그럴 의도도 보이지 않았다는 판사의 판결은 과연 무엇을 위함인지 다시 한번 되묻게 됩니다.

 

주취감형이 다시 떠오르는 이번 판결에서 가해자가 판사에게 반성문을 집중적으로 보냈다는 사실이 주효하게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피해자 가족들에게는 그 어떤 반성도 없이, 오직 판사에게 반성문을 보내는 것이 진정한 반성이라고 보는 이는 판사 외에는 없을 겁니다.

인하대 성폭행 추락사 가해자 20년 선고가 말이 되나?

죽은 이만 억울하다는 이야기를 다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제 막 대학생이 된 피해자는 계절학기 시험까지 본 그날이 자신의 마지막이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을 겁니다. 팬데믹으로 학교도 나가지 못하고, 학우들과 만남도 어려운 상황에 그 술자리는 대학이라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자리였을 겁니다.

 

상대를 믿고 함께 술을 마신 것이 죽을 이유가 되는 것인가요? 가해자의 입장은 판사가 적극적으로 대변하지만, 그 안에 피해자에 대한 입장은 거의 없습니다. 피해자의 입장에서 이 사건을 본다면 절대 이런 식의 판결을 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인천지법 형사12부(부장 임은하)는 19일 선고공판에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준강간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전 인하대생 A(21)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습니다. 또 A씨에게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하고 10년간 아동·청소년이나 장애인 관련 기관에 취업하지 못하도록 제한했습니다.

 

가해자가 20년을 다 살아도 출소하면 41살입니다. 지금 같은 시대에 40대 초반은 새롭게 무엇을 해도 늦지 않은 나이입니다. 하지만 이 자에 의해 처참하게 죽은 여성은 더는 미래를 이야기할 수도 없습니다. 유가족과 친구들은 억울하게 사망한 피해자를 가슴에 품고 살아가야 하는데 이게 과연 정상적인 판결일까요?

 

이 사건의 핵심은 살인죄 여부였습니다. 처음 이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준강간치사 혐의를 적용해 A씨를 송치했지만 검찰은 보완수사 후 준강간살인으로 죄명을 변경했습니다. 경찰이 적용한 준강간치사죄가 유죄로 인정되면 징역 10년 이상이나 무기징역을 선고받지만, 검찰이 적용한 준강간살인죄의 법정형은 무기징역이나 사형입니다.

 

검찰은 살인으로 봤고, 경찰은 고의적인 살인은 아니라고 봤던 것이죠.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으로 본 검찰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습니다. 검찰의 미필적 고의에 의한 직접 살인이 적용되었다면, 이 가해자는 무기징역에 처해질 수 있는 조건이었습니다.

인하대 성폭행 추락사 피해자 위로

경찰은 처음에 살인죄 적용을 검토하기도 했지만, 가해자가 피해자를 고의로 밀지 않았다고 생각해 '치사죄' 적용이 맞다고 판단했다고 합니다. 고의로 밀었는지 아닌지 여부는 가해자의 주장 밖에는 없습니다. 그 마음을 경찰은 관심법으로 봤던 것인가요?

"피고인은 같은 학교에서 평범한 동기로 지낸 피해자를 성욕 해소의 도구로 삼았고 (술에 취해) 인사불성 상태에서 성폭행하려고 했다. 추락해 쓰러진 것을 발견하고도 112나 119 신고 등 인간으로서 해야 할 최소한의 도리도 하지 않아 죄질이 극도로 불량하다"

 

"피해자는 이제 막 대학 신입생이 됐는데 꿈도 펼쳐보지 못한 채 아무런 잘못도 없이 고귀한 생을 마감하게 됐다. 행인이 신고할 때까지 2시간 가까이 노상에 홀로 방치됐고 숨질 때까지 받았을 신체·정신적 충격을 감히 짐작하기 어렵다"

 

재판부가 가장 먼저 언급하는 내용은 직접적으로 형량과 상관없는 그저 하는 말임을 이제는 모두가 압니다. 판사의 이 대목을 들어보면 가해자는 사형을 선고해도 모자라지 않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 초기 발언은 부언 설명에 불과함을 우린 알고 있죠.

 

"술에 만취한 상태였던 피고인이 위험성을 인식하고 행위를 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추락 장소에 휴대전화, 신분증, 피해자 지갑 등을 놓고 가기도 했는데 범행을 은폐하려고 한 것 같지는 않다. 범행 전에도 술자리에서 피해자와 일상적인 대화를 했고 이후 다툼이 있거나 좋지 않은 감정이 생길 이유도 없다"

 

"피해자 사망으로 피고인이 얻게 되는 이익도 없으며 중한 형벌을 감수하면서까지 피해자를 살해하려고 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피해자 유족은 수면·섭식 장애 등 심각한 피해를 겪고 있으며 피고인의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 피고인이 1억 원을 공탁했으나 피해자 유족은 수령 거절 의사를 밝힌 점 등을 고려했다"

 

판사는 술에 만취한 가해자가 위험성을 인식하고 행위를 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술에 취해 가해자의 행동을 저지하지도 못한 피해자를 창틀에 올려 밀어 떨어트렸음에도 판사는 가해자가 술에 취했다는 것을 강조하기만 할 뿐이었습니다.

이해할 수 없는 한심한 판결

살인하고 놀라 자기 소지품을 놓고 왔을 가능성은 존재합니다. 어서 이 자리를 빠져 나가야 한다는 생각만 가득하면 그럴 수 있으니 말입니다. 이를 두고 범행 은폐하지 않으려 했다고 두둔하는 상황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가해자가 피해자가 추락해 죽어가는 그 앞을 지나갔습니다. 그리고 피해자의 옷을 가져와 다른 곳에 던져놓는 엽기적인 행동도 했습니다. 더욱 가해자는 즉시 도주하지 않고 다시 돌아 피해자가 보이는 곳까지 와서 잠시 멈췄다 집으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할까요?

 

만취했다는 주장은 가해자의 주장일 뿐입니다. 당시 혈중알코올수치를 확인한 것도 아닌, 가해자가 나는 술 취해 모른다는 말을 믿고 이런 식의 판결을 했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피해자 사망으로 피고인이 얻게 되는 이익도 없다는 말은 모든 사건에 적용할 수 있을까요?

 

요즘처럼 목적없는 살인에도 이런 판사의 입장이 반영되면, 모든 살인자들은 감형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해관계가 없는 상황에서 묻지마 살인을 하는 경우 굳이 피해자를 죽여 얻을 수 있는 이익도 없지만 그런 짓을 벌입니다.

 

살인은 아니지만 재판부는 A씨가 B씨의 몸을 들어 올리는 방식으로 떨어뜨린 사실은 확인된다면서 준강간치사 혐의는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준강간죄에 대한 은폐를 시도하고, 범행 직후 추락 사실을 알고도 피해자에 대한 구호조치를 하지 않은 점을 고려해 권고형을 초과하는 중형을 선고했다고 밝혔습니다.

강간치사죄의 대법 양형기준은 징역 11~14년입니다. 감경 사유가 있는 경우는 9~12년, 가중처벌 시 13년 이상, 무기징역까지 가능한 범죄이지만 20년 선고는 어중간한 형이라고 볼 수밖에 없죠. 판사의 판단에 따라 검찰이 구형한 무기징역에 처할 수도 있는 사안을 판사는 20년 선고에 만족했습니다.

가해자 피해자 가족이 아닌 판사에게만 33차례 반성문 제출

 

가해자의 주장으로 비공개 재판으로 열린 이번 판결은 경악할 수밖에 없습니다. 항고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가해자는 다시 어떤 주장을 할까요?

A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33차례 반성문을 써서 법원에 제출했습니다.

 

가해자는 판사에게 33차례나 반성문을 썼지만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가족이 공탁금으로 1억을 걸었다고 하지만, 그게 반성의 의미는 아닙니다. 탄원서를 작성해 달라고 학생들을 찾아다는 가족들에게 1억은 크게 어려운 것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피해자 가족에게 진정어린 반성을 해도 이번 선고가 한심하게 보이는데, 판사에게 줄기차게 반성문을 보낸 가해자의 입장은 무엇일까요? 반성의 대상도 아닌 판사에게 반성문을 보내면 감형받는다는 전례를 확신하고 한 행동이란 의미 외에는 없습니다.

 

이 말도 안 되는 판결이 2심에서는 어떻게 될지 알 수는 없습니다. 가해자는 다시 판사에게 반성문을 보내겠지요. 그리고 피해자의 입장보다는 가해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재판부는 1심보다 더 낮은 형량으로 피해자의 죽음을 무의미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참 기괴하고 한심한 재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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