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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용산서 정보계장 사망, 누가 그를 죽음으로 몰았나?

by 조각창 2022. 1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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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용산서 정보계장이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습니다. 자살한 정보계장은 왜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을까요? 보고서 삭제 의혹을 받고 있는 정보계장은 왜 그런 짓을 할 수밖에 없었을까요? 모든 것은 그 의문에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그가 이 모든 책임지는 위치에 있다면 그럴 수도 있다고 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정보계장이 이 참사의 최종 책임자는 아닙니다. 책임자들 중 하나일 수는 있지만 그가 죽어야 할 정도가 아니라는 점에서 이는 더욱 큰 문제로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서울 용산 경찰서

경찰에 따르면, 용산경찰서 전 정보계장 정모씨(55)가 이날 낮 12시 45분 서울 강북구 수유동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가족이 정씨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 있습니다. 경찰은 정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아직까지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유서도 발견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살로 단정하는 이유는 알 수 없습니다. 경찰이 이런 추측을 하는 것은 사망한 정씨는 핼러윈 기간 안전사고를 우려하는 내용의 내부 보고서를 이태원 참사 이후 용산경찰서 정보관 사무실 PC에서 삭제하도록 직원들을 회유한 의혹으로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 수사를 받고 있었기 때문으로 언급되고 있습니다.

 

"문건을 작성한 정보관의 컴퓨터에서 원본이 삭제됐다. '보고서를 작성하지 않은 것으로 하자'며 회유한 정황도 파악했다"

 

특수본 관계자는 이태원 참사 4일 뒤인 지난 2일 용산경찰서 정보과장이 사무실 PC에 저장된 보고서를 삭제하도록 직원들에게 지시했고 정씨는 회유 과정에 참여했다는 의혹을 받았습니다. 이 부분에서 이상한 것은 지시자는 정보과장인데, 왜 계장이 극단적 선택을 할까요?

 

지난달 26일 작성된 '이태원 핼러윈 축제 공공안녕 위험 분석' 보고서에는 "이태원 해밀톤 호텔에서 이태원 소방서 사이 구간 많은 인파로 보행자 도로 난입, 사고 발생 우려", "방역 수칙 해제 후 첫 핼러윈 축제인 만큼 많은 인파 운집될 것으로 예상" 등의 내용이 담겼다고 합니다.

특수본은 지난 7일 용산경찰서 정보과장과 계장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직권남용, 증거인멸 등의 혐의로 입건하고 수사를 벌여왔습니다. 특수본은 용산서 정보과 직원들을 차례로 불러 참고인 조사를 했으나 정씨에 대해서는 소환조사를 하지 않은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소환조사도 받지 않은 자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사망한 정씨는 지난 6일까지 근무하다가 특수본에 입건된 직후부터 연차 휴가를 냈다고 합니다. 지난 9일에는 정보과장과 함께 대기발령 조치됐습니다.

이태원 참사 용산서 정보계장 사망


특수본은 정씨에 대한 수사는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하고 용산경찰서 정보과장과 보고서 삭제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 박성민 서울경찰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에 대해서는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관련자 추가 조사와 압수물 분석이 완료되는 대로 이들을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라고는 하는데 과연 제대로 된 수사가 될지 의문입니다.

 

위선 수사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중간간부들을 집중적으로 표적 삼는 듯한 느낌이 강합니다. 사건 발생 직후부터 윤희근 경찰청장은 용산서 직원들의 탓인 것처럼 발언했습니다. 그렇게 여론의 뭇매를 맞을 수밖에 없는 현장 경찰들은 분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용산서가 핼러윈 축제에 대한 인력 파견을 요청했지만, 거절했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죠. 정작 책임져야만 하는 자들은 한발 물러나 있고, 현장에서 사람들을 구조하기 위해 여념 없던 경찰들만 비난을 받아야 하는 상황은 정상이 아닙니다.

 

경찰 조직에 대해 옹호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하지만 일선 경찰들에게 모든 책임을 지우려는 위선의 행태는 결국 중간 간부의 죽음으로 이어진 것은 아닌가 하는 의혹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더 나아가 자살이 아닌 타살이 아닌가 하는 소설 같은 추측도 해보게 만들 정도입니다.

 

책임지려는 행동을 하는 자들은 없고, 그저 놀러가 사망했으니 상관없다는 인간이기 포기하는 자들의 주장을 앞세워 자신들의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자들이 곧 책임자들입니다. 누군가 한 사람의 죽음으로 이번 참사 책임이 끝날 수는 없습니다.

 

중간 간부들을 꼬리자르기용으로 사용한다면 그건 큰 오산일 겁니다. 이 모든 것의 책임은 조직의 장이 지는 것이 당연합니다. 대통령 역시 이 참사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태원 참사에 책임지고 물러날 자들은 권력을 가진 자들이라는 것은 변할 수 없습니다. 이 죽음에 대해 그저 극단적 선택이라 예단하지 말고 진실이 무엇인지 풀어낼 수 있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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