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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다른 시선으로 Another View
NongDam

이태원 압사 현장에서 의사가 본 악마의 모습

by 조각창 2022. 1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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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는 분명한 인재입니다. 상술에 미친 업자들과 그저 놀고 싶은 마음에 그곳을 찾은 이들, 그리고 이런 수많은 이들이 핼러윈에 맞춰 좁은 곳에 밀집할 수밖에 없음을 알면서도 수수방관한 서울시가 만든 인재였습니다.

 

오전과 달리, 오후 사망자가 늘었고 앞으로 더 늘어날 수도 있는 상황이라는 점은 씁쓸하기만 합니다. 153명까지 사망자가 늘었고, 중상자가 많다는 점에서 추가 사망자가 나올 수도 있는 끔찍한 인재입니다. 외신에서는 세월호 후 가장 끔찍한 사고라고 보도하기도 합니다.

비슷한 부분도 있지만, 세월호와는 분명 다른 부분들도 존재하죠. 하지만 세월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후진적인 행정이 오히려 화를 키웠다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이태원이라는 좁은 곳에 수십만 인파가 몰릴 수밖에 없는 구조 속에서 과연 서울시는 자신들이 할 일을 다 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이태원 참사를 보도하는 뉴스들을 보면 끔찍한 대목들이 등장합니다. 그 좁은 곳에 수많은 이들이 압사한 상황에서도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었다는 것이죠. 적극적인 구조를 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방관자로 죽어가는 이들을 바라보고 촬영하는 이들의 모습에 악마를 발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고 소식을 듣고 근처에 있던 의사는 현장으로 달려가 CPR을 했다고 합니다. 실제 현장에 있던 많은 이들이 다 악마는 아니었습니다. 많은 이들은 직접 환자들을 업고, 다같이 들어서 옮기고, 함께 CPR을 하며 생명을 구하기에 안간힘을 다한 이들이 더 많았습니다.

 

"이태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다가 사고 소식을 듣고 도움이 될까 싶어 이태원으로 갔다. 평상시 환자를 볼 때 무딘 편이라 괜찮을 줄 알았는데 막상 가니 끔찍했다. 몇십미터 전방부터 구급차 소리, 울음소리에 아수라장이었다"

 

"경찰이 통제했지만 의료진이고 CPR 할 수 있다고 하니 들여보내 줬다. 바닥에 눕혀진 사람들은 이미 청색증이 와 있는 수준이었고 한 응급구조사가 누워있는 사람에게 CPR을 하는데 코와 입에서 피가 나와서 '이 사람들을 살릴 수 없겠구나' 싶었다"

 

이태원 근처에 있었다는 의사는 사고 소식을 듣고 도움이 될까 해서 현장으로 갔다고 합니다. 워낙 많은 환자들을 봐서 신경이 무뎌졌다는 의사는 현장을 가서 끔찍함을 느꼈다고 합니다. 현장에 들어서니 청색증이 와 있는 수준이었고, 일부 CPR을 받는 사람의 코와 입에서 피가 나와 살릴 수 없다는 생각도 했다고 합니다.

 

"그 와중에 가장 끔찍했던 건 가지 않고 현장을 바라보고 있던 구경꾼들이었다. 앰뷸런스에 환자가 실려 가는 상황에서 CPR 하다가 잠시 물 마시는데 지나가던 한 20대가 "아우 씨, 홍대 가서 마저 마실까?"라고 말하는 걸 듣고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에 몸서리가 쳐졌다"

 

"아무리 CPR을 해도 맥박이 돌아오지 않는 사람들 앞에서 무능한 의사가 된 기분도 끔찍했지만 타인의 죽음 앞에서 아무 감정 없이 다음 술자리를 찾던 그들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이 의사가 본 악마는 다른 이상한 이들이 아니었습니다. 바로 현장에 있던 구경꾼들이었다고 합니다. 구급차가 오가고 다급하게 CPR을 하는 상황에서 한 20대가 짜증을 내며 홍대 가서 술 마시자고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며 몸서리가 쳐졌다고 했습니다.

 

타인의 죽음 앞에서 아무런 감정 없이 다음 술집을 찾는 그들은 진정 악마입니다. 도움을 주지 못할 망정 최소한 인간이라면 타인의 고통에 공감할 수는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바로 앞에 수많은 이들이 사망해 있는 앞에서 짜증 내며 다음 술집을 찾는 이들은 인간일 수 없습니다.

 

일본에서 지하철 사고로 사망한 사람들 주변에 모여 촬영하고 있던 일본인들의 모습을 보고 경악한 적이 있습니다. 이제 이런 모습이 한국에서 재현되고 있다는 사실이 충격으로 다가옵니다. 인간성은 사라지고 오직 자신만 존재하는 사회는 붕괴할 수밖에 없습니다.


"나도 거기 있다가 처음으로 인간에 대한 혐오감을 느꼈다. 시체 사진 찍는 사람 너무 많더라. 여태까지 꽤 많은 죽음을 봤다고 생각했는데 어제는 충격이 너무 크다. 가망 없는데도 친구 살려달라고 울고불고 난리 치는 친구 때문에 그만둘 수가 없었다"

"너무 갑작스러운 사고여서 그런지 현장에서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구조대도 바빠서 환자 분류해줄 인력도 없었고 기도가 하나도 없는 거 보고 진짜 허탈했다"

 

현장에 있었던 또 다른 의사 역시 인간에 대한 혐오감을 느꼈다고 밝혔습니다. 시체 사진을 찍는 사람이 너무 많았다고 합니다.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트라우마가 생길 수밖에 없는데, 시체 사진을 찍는 이들은 뭘까요? 시체성애증에 걸린 자들인가요?

 

영상이 일상인 세대들이라 뭔가를 찍고 남기는 것에 익숙하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인간이라면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존재합니다. 그저 자신이 찍어 알리면 우쭐해질 수 있기에 이런 식의 행동을 한다면 그건 인간이기를 포기한 행동입니다.

 

아수라장이 된 이태원 현장은 이미 예고된 참사 장소였습니다. 핼러윈을 맞아 그 좁은 통로에 있던 클럽은 입구를 새로 만들어 도로 폭을 더욱 좁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노점상들까지 나선 그곳은 통행하기가 무척이나 힘든 곳이었죠. 여기에 일부 술집들이 그 좁은 도로에 테이블까지 배치했다니 경악할 일입니다.

 

금요일에도 이태원 현장은 아수라장이었다고 합니다. 실제 넘어져 부상입은 이들이 많았다는 것은 토요일 참사가 벌어질 수도 있음을 예고했습니다. 실제 이태원에서 장사하는 상인들이 구청과 서울시에 단속을 요청하기도 했지만, 거부했다는 증언들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경찰은 마약 단속과 교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집중했지, 골목 등의 거리 통제는 하지 않았습니다. 200여 명의 경찰을 투입했다고 하지만, 이들이 수십만이 밀집한 그 좁은 이태원 골목을 방어할 수는 없었습니다. 당연히 해당 지역 공무원들도 나와 개도와 통제를 해야 했지만, 그들은 아예 수수방관해 참사를 키웠습니다.

 

입장과 퇴장이 명확하게 구분된 곳도 아닌 그 좁은 골목에 수백명이 엉켜서 벌어진 사건은 충분히 예견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 구급차 뒤로 보인 클럽에서 내보낸 문자는 경악 그 이상의 참혹함을 느끼게 만들었습니다.

 

'압사 ㄴㄴ 즐겁게 놀자'라는 문구를 전광판에 내보낸 클럽은 과연 인간이 운영하는 곳일까요? 구급차 뒤로 보이는 이 끔찍한 사진은 트라우마로 남겨질 정도였습니다. 이태원 압사사고는 우리 사회가 얼마나 병들어가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입니다. 최소한 인간이기를 포기하지는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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