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물류창고 오늘 2차 현장감식, 문제는 안전 불감증

이천 물류창고 화제는 인제다.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사고였지만, 수익에만 집착한 업체들이 벌인 공사 강행이 억울한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그런 점에서 이번 사건은 보다 명확하게 수사해 사고 원인과 제공자에 대해 철저하게 밝혀내야 할 것이다.

 

공사현장에서 작업하던 노동자 38명이 사망했다. 이 중에는 외국인 노동자 3명도 사망자로 확인되었다. 신원을 알 수 없는 사망 노동자들도 많다는 점에서 끔찍하기만 하다. 불이 나자마자 시커먼 연기가 가득하고, 엄청난 열기로 인해 피하지도 못한 상황은 12년 전 냉동창고 화재 사건과 판박이다.

이천에서 12년 전 벌어진 냉동창고 화재 사건 당시에도 동일한 문제가 있었다. 공사 과정에서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아 화재가 발생했고 많은 인명사고로 이어졌다. 이번 사고 역시 너무 닮아 마치 동일한 사건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공사 일정에 맞추기 위해 우레탄 폼 작업과 용접이 동시에 이어졌다고 한다. 이 둘이 함께 진행되면 화재 가능성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단열을 위한 우레탄 폼 작업이지만, 화재 시 엄청난 피해를 입힐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같은 날 작업을 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었다.

 

이번 사건이 인재라는 사실은 시공사에 대한 경고가 반복적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지난해 5월 이천 물류 창고 공사현장을 점검하며 용접 작업시 불꽃이 날릴 수 있으니 화재 발생을 주의하라고 지적했다.

 

올 1월에도 우레탄 폼 판넬 작업을 할 때 화재 폭발 위험을 주의하라고 했다. 그리고 두 달 뒤 불티가 날릴 수 있으니 화재 위험을 주의하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시공사는 이 모든 것을 무시하고 공사를 강행했고, 결과적으로 주의한 모든 내용이 하나가 되어 큰 인명 사고를 냈다.

 

이런 식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공사는 계속되었다. 조건부 적정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개선만 하면 공사를 지속해도 된다는 의미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를 개선하지 않고 공사를 강행했다는 점에서 인재다. 공사 현장을 지휘하고 감시하는 자들도 없었다는 것도 문제였다.

 

공사를 맡은 측에선 '위험방지 계획서'를 제출하고 안전하게 공사하겠다고 했지만, 이미 서류 심사 단계부터 "우레탄 작업에 대해 보완"할 것, "잔류 가스로 생기는 화재 방지 계획"을 세울 것을 지시받았다고 한다. 분명하게 사고를 예측한 지적이 존재했다는 것이다.

 

서류 심사 단계부터 문제가 지적되었고, 8개월 동안 세 차례나 지적을 받았음에도 사고를 막지 못했다. 대형 참사가 일어난 상황에서 계획서를 심사하고 현장을 확인하는 제도가 형식적이라는 의미가 된다. 보다 강력한 행정 명령을 내렸다면 최소한 이런 대형 사고는 막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정책 기준은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 이런 규칙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결국 정책을 세워도 이를 시행하지 않는 현장이 문제라는 것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보다 명확하게 행정 조처를 취할 수 있도록 달라지도록 해야만 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네이버 댓글들을 보면 가관이다. 수구 세력들의 한심한 분풀이를 보면 그들이 가야 할 곳이 어디인지는 너무 명확하다. 여기에 업자로 보이는 자들이 수많은 희생자들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사망한 노동자에 대한 문제가 아닌 시공사 걱정을 하는 댓글들을 보면 섬뜩하기까지 하다.

 

인재로 발생한 대형사고에 책임을 져야 할 자들은 시공사를 비롯해 현장에서 원칙을 지키지 않고 공사를 강행한 자들이다. 그리고 이를 제대로 행정 처분하지 않은 기관들에도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더는 유사한 인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다 강력한 기준이 절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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