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또 다른 시선으로 Another View
Film 영화/Film News 영화 소식

서울의 봄 무대 인사하며 릴레이 사과를 한 이유

by 조각창 2023. 12. 3.
728x90
반응형

영화 한 편이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개봉 12일 만에 400만을 동원하며 흥행가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이라면 천만 영화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 정치 상황을 그린 영화가 이렇게 흥행을 이어가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희대의 살인마인 전두환이 정권을 찬탈하는 과정을 다룬 '서울의 봄'은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이런 역사적 사실을 과연 영화화한다면 성공할 것인가 의문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이런 엄청난 성공을 거두는 것은 이례적이지만, 반가운 일입니다. 

서울의 봄 12일 만에 4백만 돌파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 3일 오전 12시 14분 누적관객수 425만 3188명을 기록하며 개봉 12일 만에 400만 고지를 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에 따라 '서울의 봄'은 '콘크리트 유토피아' '밀수' 등 작품을 제치고 올해 하반기 개봉한 영화 중 최단 기간인 개봉 4일째 100만, 6일째 200만, 10일째 300만, 12일째 400만 관객을 돌파, 연일 기록 경신과 함께 입소문 흥행의 힘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2023년 개봉한 영화 중에서는 1000만 '범죄도시3', 500만 '밀수'에 이어 단숨에 흥행 톱 3에 자리매김한 상황이지만, 현재의 추세를 생각해 보면 두 번째 천만 영화가 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단순한 재미 외에도 특별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점점 흥행은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영화가 개봉되자마자 크게 화제를 모은 것은 '심박수 챌린지'입니다. 이는 관객들이 개별적으로 만들어낸 리뷰 챌린지입니다. 심박수를 측정하는 챌린지를 하는 이유는 영화 내용과 큰 관계가 있습니다. 쿠테타를 일으킨 살인마 전두환의 실화를 접하며 심박수가 급격하게 높아지는 상황은 분노와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서울의 봄'을 보면서 분노하는 것은 정상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전두환을 신격화하고 진정한 지도자라 추앙하는 소수에게는 이 영화가 불편하게 다가올 수는 있습니다. 전두환의 쿠테타를 분개하고 분노한 국민들은 여전히 깨어있다는 사실을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지난 2일 배급사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측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배우들이 등장과 동시에 사과하는 무대인사가 있다"라는 글과 함께 황정민, 유성주, 박훈의 대국민 사과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이런 무대인사에서 출연 배우들이 나와 감사 인사를 하는 것은 일상이지만, 사과는 이례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보안사령관 전두광 역을 맡은 황정민은 "일단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이어 "너무나 응원해주시고 사랑해 주셔서 무대인사 다닐 때마다 힘이 난다. 감사드린다"라고 말했습니다. 황정민으로서는 당연한 사과처럼 다가옵니다. 자신이 연기한 전두환의 행위에 대한 사과이니 말입니다.

서울의 봄이 증명한 건강한 민주주의

전두광의 비서실장 문일평을 연기한 박훈은 "도청해서 죄송하다""저도 밤마다 지인에게 '널 손절하겠다. 가만두지 않겠다'는 얘기 많이 듣는다"라고 말해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박훈 역시 지인들에게 가만두지 않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며 소개하는 모습도 이 영화가 던지는 의미와 가치이기도 합니다.

 

전두광에 맞서는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 역의 정우성은 기쁜 마음을 드러내며 "너무너무너무너무 감사드린다"라고 관객들에게 진심 어린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정우성이 연기한 역할은 이런 말을 해도 상관없습니다. 쿠데타를 막기 위해 노력한 군인이니 말입니다.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담아낸 영화입니다. 김성수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배우 황정민·정우성·이성민·박해준·김성균 등이 출연했죠. 뛰어난 배우들이 풀어낸 실제 사건은 큰 힘으로 다가옵니다.

 

배우들과 감독들이 무대인사를 하면서 관객들에게 사과하는 것은 공감이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가 전두환의 쿠테타를 찬양하거나 미화하는 것이었다면, 이런 흥행은 불가능했죠. 아니 제작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옳은 표현일 듯합니다.

서울의 봄 포스터

여전히 국민들은 깨어있고, 이런 부패한 권력에 대한 분노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분명 행복한 일입니다. 건강한 민주주의에 대한 갈망이 가득한 국민들이 있다면 당연히 세상은 다시 정상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서울의 봄'이 던지는 메시지는 특별할 수밖에 없습니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