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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영화제 박찬욱 감독상과 송강호 남주주연상 수상, 아쉽지만 특별했다

by 조각창 2022.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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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인 28일 막을 내린 칸 영화제에서 비록 황금종려상과 여우주연상에 한국 영화나 배우의 이름이 호명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박찬욱 감독이 감독상을 받고, 송강호 배우가 한국 배우 최초로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올 칸 영화제에는 두 편의 영화가 기대를 모았습니다.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과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브로커'가 수상 가능성이 높을 것이란 기대를 모았습니다. 공교롭게도 두 감독 모두 칸 영화제가 좋아했다는 점에서도 기대가 컸습니다.

실제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은 평론가 중심의 평가에서 최고점을 받았습니다. 그만큼 영화적 완성도가 뛰어났다는 의미였습니다. 물론 이 평가가 칸 영화제 수상과 직결되지는 않습니다. 평론가 평가와 다른 요소가 영화제에는 존재하기 때문이죠.

 

칸이 사랑한 감독인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브로커'는 혹평을 받았습니다. 아이와 관련된 이야기라는 점에서 서구 사회의 시선과 다른 평가가 주를 이뤘기 때문이기도 하죠. 이 작품은 고레에다가 연출하기는 했지만, 그 외는 모두 한국 제작진과 배우들이 함께했다는 점에서 한국 영화라 부를 수 있죠.

 

시상식이 열리기 전까지 외신들은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이 황금종려상을 받을 것이라는 평가들이 많았습니다. 그만큼 현지에서 이 영화에 대한 평가가 최상이었기 때문이죠. 영화적 완성도에 대한 가치만 따지면 외신의 보도처럼 황금종려상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결과적으로 프랑스 칸 팔레 드 페스티벌의 뤼미에르 극장에서 열린,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폐막식의 최종 주인공은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의 '슬픔의 삼각형'이 차지했습니다. 이 작품은 그동안 한국 영화들이 취한 사회 풍자를 담았다는 점에서 이들이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합니다.

 

호화 크루즈 여행에 초대받은 모델들이 억만장자 부부, 러시아 정치인, 영국 무기 거래상, 알코올 중독자, 선장 등과 함께 무인도에 고립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고 하죠. 부자와 자본주의에 대한 신랄한 풍자로 영화제 초반부터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작품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영화가 끝나면 함께 영화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어 한다. 그게 바로 우리가 영화를 함께 보는 이유"

 

외스틀룬드 감독은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포효했고, 무대에 올라 황금종려상 트로피를 건네받은 후 수상 소감을 통해 소통을 언급했습니다. 자본주의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감독의 심정이 잘 드러났습니다.

 

"너무 감사하다.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은 CJ ENM에게 너무도 감사드린다. 박해일 탕웨이 배우에게 정말 감사하다"

 

가장 유력한 황금종려상 후보였던 박찬욱 감독은 감독상을 받으며, 심사위원 대상, 심사위원상에 이은 칸 영화제 세 번째 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나마 반가웠던 것은 한국 영화계 최초로 칸 영화제에서 송강호가 남우주연상을 받았다는 겁니다.

 

그동안 여배우들이 여우주연상을 자주 받았지만, 남자 배우들은 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칸 영화제 심사위원들의 대다수가 배우들이었다는 점에서, 배우에게 인정받은 배우가 된 송강호의 이 상은 더욱 특별함으로 다가왔습니다.

"너무 감사하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 배두나, 강동원, 아이유, 이주영 배우와 이유진 (제작사)대표님에게 감사드린다. 오늘 가족들도 함께 왔는데 제게 뜻깊은 선물이 된 거 같다"

 

여우주연상 후보로 언급되었던, 탕웨이와 이지은의 수상 소식이 들리지 않아 아쉽기는 했지만, 현장에서 들려오는 다양한 소식들을 보면 수상과 상관없는 성취로 다가옵니다. 탕웨이는 박찬욱 감독의 존재감과 함께 보다 다양한 작품에 등장할 가능성을 높였습니다.

 

이지은은 가수 아이유와 공존하며, 해외에서도 그의 연기력에 찬사를 받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이후 그의 활동에 대한 기대를 더욱 키웠죠. 가수 아이유만이 아니라 배우 이지은으로서 가치를 재차 확인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었습니다.

 

황금종려상 = '슬픔의 삼각형'(TRIANGLE OF SADNESS)(루벤 외스틀룬드 감독, 스웨덴)

심사위원대상(그랑프리) = '클로즈'(CLOSE)(루카스 돈트 감독, 벨기에·프랑스·네덜란드), '스타스 앳 눈'(STARS AT NOON)(클레어 드니 감독, 프랑스)

감독상 = 박찬욱 감독('헤어질 결심', 한국)

각본상 = '보이 프롬 헤븐'(BOY FROM HEAVEN)(타릭 살레 감독, 스웨덴·프랑스·핀란드·덴마크)

남우주연상 = 송강호('브로커', 한국)

여우주연상 = 자흐라 아미르 에브라히미('홀리 스파이더', 이란)

심사위원상 = '디 에이트 마운틴스'(THE EIGHT MOUNTAINS)(펠릭스 반 그뢰닝엔·샤를로트 반더미르히 감독, 이탈리아·벨기에·프랑스), '이오'(EO)(제르지 스콜리모우스키 감독, 폴란드·이탈리아)

75주년 특별상 = 다르덴 형제 감독('토리와 로키타', 벨기에)

단편 황금종려상 = '더 워터 머머스'(THE WATER MURMURS)(지안잉 첸 감독, 중국)

황금카메라상 = 워 포니(WAR PONY)(라일리 키오·지나 가멜 감독, 미국)

황금카메라상 특별언급상 = '플랜 75'(PLAN 75)(하야카와 치에 감독, 일본·프랑스·필리핀)

단편 특별언급상 = '로리'(LORI)(아비나쉬 비크람 샤하 감독, 네팔)

주목할 만한 시선 대상 = '더 워스트 원스'(THE WORST ONES)(리즈 아코카·로만느 귀레 감독, 프랑스)

주목할 만한 시선 심사위원상 = '조이랜드'(JOYLAND)(사임 사디크 감독, 파키스탄)

주목할 만한 시선 감독상 = '메트로놈'(METRONOM)(알렉산드루 벨크 감독, 루마니아·프랑스)

주목할 만한 시선 각본상 = '메디터레이니언 피버'(MEDITERRANEAN FEVER)(마하 하즈 감독, 팔레스타인·독일·프랑스·사이프러스·카타르)

박찬욱 감독과 송강호의 성취도 반가웠지만, 보다 큰 성과들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은 살짝 아쉬움이 남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사회 비판과 풍자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는 있었습니다.

 

'헤어질 결심'과 '브로커'는 이제 6월 한국 관객들과 만날 예정입니다. 칸 영화제 수상 여부와 상관없이 관객들은 이 두 작품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받아들일지 궁금해집니다. 황금종려상은 아니지만, 다시 한번 인정받은 한국 영화의 미래는 더욱 크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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