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영화 1987 관람 후 발언이 던지는 가치와 의미

문재인 대통령이 영화 1987을 관람했다. 6월 항쟁을 다룬 첫 번째 영화인 '1987'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큰 호응을 받고 있는 영화다. 상업 영화가 아님에도 이렇게 큰 관심을 받는 이유는 과거가 아닌 현재에도 그 모든 것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6월 항쟁을 경험한 이들과 이후 태어난 이들의 괴리감은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린 지난 겨울 '촛불 집회'를 통해 그 경험을 공유했다. 학생들과 가족이 함께 광장에 나와 민주주의를 외치던 기억은 평생 함께 할 수밖에 없다. 1987년 치열하고 두려웠던 6월 항쟁과 많이 다르지만 주장하는 가치는 같았으니 말이다.

"한순간에 세상이 바뀌지 않고, 항쟁 한 번 했다고 세상이 확 달라지지 않는다. 역사는 금방은 아니지만 긴 세월을 두고 뚜벅뚜벅 발전하고, 우리가 노력하면 바뀐다"

"영화 '택시운전사'의 세상을 6월 항쟁으로 끝을 내고, 그 이후 정권 교체를 하지 못해 여한으로 남게 된 6월 항쟁을 완성한 게 촛불 항쟁이다. 이 영화에서 가장 울림이 컸던 대사가 '그런다고 세상이 바뀌나요'였다. 6월항쟁 등 엄혹했던 민주화 투쟁 시기에 민주화 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가장 힘들게 했던 말이 '그런다고 세상이 달라지느냐'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숙 여사와 함께 극장을 찾았다. 영화 '1987'의 장준환 감독을 비롯해 김윤석, 강동원이 참석했고, 임종진 비서실장과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등이 동석했다. 청와대에서 비서실장과 국민소통수석이 함께 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대통령의 의지가 무엇인지 잘 드러나는 대목이니 말이다.

세상은 한 순간에 바뀌지 않는다는 말이 강렬하게 다가온다. 절대 그렇게 바뀔 수 없음을 우린 이미 경험으로 잘 알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꾸준하게 노력하면 바뀐다는 말은 우리가 경험 중이다. 지난 겨울 촛불의 힘은 결국 지독한 권력을 밀어내고 새로운 시대를 열었으니 말이다. 

영화 '택시운전사'와 '1987'을 연결하며 지난 항쟁의 시대를 이야기하는 대목은 그 시대를 관통했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다. 같은 시대를 살았어도 독재의 편에 선 자들이 즐비하고 그렇게 권력을 잡은 자들과 달리, 가장 낮은 곳에서 국민과 함께 했던 이가 바로 문재인 대통령이다.

영화는 과거 대통령들도 많이 관람했다. 대통령이 영화를 관람하는 것은 그저 취미 생활이 아니라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특별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집권하던 시절 대통령이 어떤 영화를 봤는지 확인해 보면 그들이 무엇을 지향하는지 쉽게 알 수 있게 하기도 한다. '택시운전사'와 '1987'을 관람한 문재인 대통령은 그래서 특별하다. 

"촛불집회에 참석할 때도 부모님이나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그런 말을 들으신 분이 많을 것이며, 지금도 '정권 바뀌었다고 세상이 달라지는 게 있느냐'고 얘기하시는 분도 있다. 오늘 이 영화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을 바꾸는 사람이 따로 있지 않다"

"우리가 함께 힘을 모을 때 연희(영화 속 등장인물)도 참가할 때 세상이 바뀐다는 것을 영화가 보여주는 것 같다. 정말 좋은 영화를 만들어주셨다. 블랙리스트 피해자 중 절반 이상이 2012년 대선 때 저를 지지하는 활동을 했거나 지지 선언에 이름을 올린 단순한 이유 하나로 오랜 세월 고통을 겪었다"

"세월호 관련해서도 많은 분이 고초를 겪었는데 제가 2012년 대선 때 정권 교체에 성공했다면 그런 일을 겪지 않았을 텐데라는 늘 회한이 있다. 앞으로 문화예술에 관한 정부 지원을 대폭 늘리되 그 지원에 대해서 정치적 성향을 가지고 일절 차별하지 않겠다. 지원하면 정부는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확실하게 지켜나가겠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CGV에서 6월항쟁을 소재로 한 영화 '1987'을 관람한 뒤 관객과 대화 속에서 우리가 현 정부를 지지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증명해주었다. '정권 바뀌었다고 세상이 달라지는 게 있느냐'고 이야기하는 이들도 있다고 했다. 

우리가 함께 힘을 모을 때 영화속 등장인물인 연희도 참가할 때 세상이 바뀐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대통령이 바뀐다고 한꺼번에 모든 것이 바뀔 수는 없다. 하지만 국민이 함께 바꾸려 노력한다면 세상은 바뀔 수밖에 없음은 명확하다. 

블랙리스트 피해자 중 절반은 2012년 대선을 치를 때 자신을 지지하는 행동을 했거나 지지 선언에 이름을 올렸다는 이유 하나로 오랜 세월 고통을 겪었다고 했다. 지원은 정부가 하지만 간섭은 하지 않는단 원칙을 확실하게 지켜나가겠다는 다짐도 했다. 

영화 '1987'인 던진 가치와 문 대통령이 관객들 앞에서 밝힌 소신은 그래서 감사하게 다가온다. 권력을 사유화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국민을 위한 국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은 그 자체로 고맙다는 생각이 들게 할 정도다. 세상은 바뀌었다. 하지만 아직 더디게 변하고 있다. 그런 변화를 완벽하게 이끌 수 있는 힘은 결국 국민들도 함께 변화에 동참하는 것임을 잘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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