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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다른 시선으로 Another View
NongDam

로또 당첨된 형제의 비극, 언제나 돈이 문제다

by 조각창 2019. 10.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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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당첨금으로 12억이나 수령한 형은 동생에게 집을 사주고 다른 가족들에게도 돈을 줬다고 한다. 로또 당첨을 숨기지 않고 가족을 위해 사용한 셈이다. 하지만 이런 훈훈함이 영원할 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오래가지는 못했다. 10년 만에 이들 가족은 최악의 상황을 맞았기 때문이다.

 

사망한 A 씨의 형은 10여 년 전 전주에서 '로또' 17억 원에 당첨된 후 약 12억 원을 수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엄청난 금액이 아닐 수 없다. 그렇게 당첨된 금액을 숨기고 살아갈 수도 있었을 텐데 형 B 씨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로또 당첨 후 B 씨는 자신의 아홉 살 어린 동생에게 집을 사주고, 나머지 형제인 누나와 또 다른 동생에게도 1억 원씩 정도를 챙겨줬다.

여기까지는 너무 아름다운 이야기다. 10년 전 갑작스럽게 기적과 같이 12억이라는 거금이 생겼다. 하지만 이를 혼자 갖지 않고 형제들에게 돈을 나눠줬다. 훈훈한 이야기였다. 그리고 남은 돈으로 B씨는 정읍으로 이사가 식당을 운영했다고 한다. 

 

문제는 운영하던 식당이 처음과 달리 점점 어려워지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식당이 너무 어려워지자 B씨는 자신이 사준 동생 A 씨의 아파트를 담보로 은행에서 4600만 원 대출을 받았다고 한다. 대출을 받아 식당을 이어갔지만 기운 식당을 살리지는 못했다. 

 

매달 20만 원이 넘는 이자를 감당할 수도 없는 지경이 되자 형제간의 불행은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다 이해하고 아파트 담보 대출도 용인했지만, 이자가 밀리기 시작하자 형제들이 격한 발언들을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욕설이 오가는 정도가 되면서 감정은 제어할 수 없는 상황까지 오게 되었다. 

 

지난 11일 오후 4시 9분께 전북 전주시 완산구의 한 재래시장에서 자영업을 하는 A씨(49)가 자신의 형 B 씨(58)가 마구 찌른 흉기에 사망했다. A 씨는 이날 오전 내내 담보대출 이자 문제로 정읍에 있는 형과 전화로 통화를 하다 다투었고, 전화를 끊고난 후 전주로 온 형과 다시 심한 말싸움을 하던 중 참극이 빚어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금만 참았다며 이런 불행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행운은 이들 형제를 더욱 돈독하게 해주었지만, 10년이 지나 그 돈이 만들어준 아파트 담보대출 이자가 결국 형제간의 살인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왜 20만 원 이자로 이런 불상사가 벌어졌는지 본인들이 아니면 모를 일이지만 씁쓸하기만 하다.

 

로또에 당첨된 이들이 모두 이렇게 불행하지는 않다. 홀로 쓰다 문제가 되거나 엉망진창으로 탕진하고 범죄자로 전락하는 경우들도 많다. 하지만 매주 다수의 당첨자가 나오는 상황에서 이런 식의 사건들은 소수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로또 당첨자들은 현명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번 사건을 통해 아무리 가족이라고 해도 돈 문제는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가족의 돈이라 해도 함부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은 명확하니 말이다. 조금만 서로를 이해하려 노력했다면, 다른 형제들도 개입해 자신들에게 큰 도움을 줬던 형의 힘겨움을 나눴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 물론 그렇다고 살인이 정당화될 수는 없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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