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때문에 40대 남편 살해한 20대, 이 시대 서글픈 초상

남편이 돈이 없어 살해했다는 아내의 발언이 정상적으로 들리면 그게 비정상일 수밖에 없습니다. 돈의 유무가 살인의 이유가 된다는 것은 끔찍한 일이니 말이죠. 결혼의 이유도 파국의 이유마저 돈이라는 이 사건은 이 시대 서글픈 초상이기도 합니다.

 

돈이 모든 가치의 기준이 되면 이런 사건들이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돈이 중요한 세상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죠. 돈이 많다면 부족한 것보다 행복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사실일 겁니다. 최소한 돈이 없어 해야만 하는 일을 못하는 것을 벗어날 수 있다면 그게 행복이니 말이죠.

서울 강남의 한 빌라에서 살던 20대 초반 여성이 40대 남편을 살해하고 자수했습니다. 남편의 나이가 명확하지 않아 몇살 차이인지 모르지만 많은 나이차가 결국 파국의 이유가 되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사건이었습니다. 하지만 경찰에 자수해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여성이 내놓은 답변은 더욱 서글퍼집니다.

 

자영업자인 남편이 돈이 많다고 해서 결혼했는데 알고 보니 빈털터리였다고 경찰 조사에서 밝혔다고 합니다. 결국 돈을 보고 나이차와 상관없이 결혼했는데, 알고 보니 자신이 원하는 돈을 가진 인물이 아니라 분노해서 죽였다는 의미입니다.

 

경악할 사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직 돈을 위해 결혼을 선택한 여성이나, 20대 초반 여성과 결혼하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면 남성 역시 한심한 존재일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연애 과정에서 50을 70이라 속이는 정도의 과시는 있을 수 있는 일이죠. 

 

살인한 여성의 주장이라는 점에서 어느 부분까지가 진실인지 알 수는 없습니다. 죽은 이는 말이 없기 때문이죠. 수사가 더 진행되어야 하며, 살인범의 진술이 얼마나 사실인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돈이 없다는 주장이 근거가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죠.

 

다른 이유로 살해하고 돈 문제를 언급했다면 이는 다른 문제로 다가올 수도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경찰은 보다 면밀한 수사를 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이네요. 돈 때문에 결혼하고 돈 때문에 살해했다는 주장의 허망함이 얼마나 사실인지 확인할 필요가 분명합니다.

경찰 조사에서 살인범은 남편이 생활비로 쓰라고 준 신용카드 한도가 다 되어 화가 났다고 했습니다. 그 일로 부부싸움이 일어났고, 결국 술에 취해 잠든 남편을 잔인하게 죽였다니 처참하게 다가올 뿐이네요. 한도가 얼마인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생활비 용도로 준 신용카드 한도가 얼마인지도 중요할 수 있습니다. 사치가 심하면 한도가 얼마든 부족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남편이 돈이 많다고 해서 결혼했는데 빈털터리였다는 주장은 생활비를 준 대목에서 거짓임이 드러났습니다.

 

수백억 대 자산가라도 된다고 착각한 것일까요? 그런 자산가가 아무것도 없이 돈만 보고 결혼을 생각하는 여성과 함께 살지는 않죠. 자신의 수준에 맞는 사람과 만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 여성의 주장은 많은 부분이 맞지 않아 보이기도 합니다. 

 

사건은 9일 새벽 5시쯤 남편과 함께 술을 마신 뒤 남편이 잠들자 흉기로 살해했습니다. 이후 범인은 범행 8시간쯤 뒤인 9일 낮 12시 50분쯤, 인근 경찰서에 자수했습니다. 지난 4월 제주도에서 처음 만나 최근 혼인신고한 신혼부부였습니다.

 

경찰은 살인범이 자신보다 덩치가 큰 남편이 잠들기를 기다려 흉기로 휘두른 정황 등을 들어 계획 범행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살인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법원은 도주 우려가 있다면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수준의 돈을 주지 않는다고 남편에게 술을 먹이고 잔인하게 살인한 것은 충분히 계획적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자수를 선택한 것 역시, 어차피 도주는 힘들다는 점에서 선처를 바라기 위한 꼼수로 보입니다. 술에 취해 남편이 물건을 던지기도 했다는 식의 주장에서 이런 의도가 엿보이니 말이죠.

 

돈에만 집착하고, 돈만 쫓아가면 결국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돈이 현대인들에게는 필수적인 요소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돈 때문에 사람을 죽인다면 그건 문제일 수밖에 없죠. 그런 점에서 이번 사건은 이 시대의 일그러진 초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