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농단 상고심 선고 박근혜 최순실 이재용 형 높아진다

대법은 다시 재판을 하라고 명했다. 일부 언론은 속보를 내보내며 박근혜 무죄를 제목으로 앞세우는 말도 안 되는 낚시 보도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박근혜가 무죄를 받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 아베가 노벨평화상을 받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다. 둘 다 불가능하기는 마찬가지다. 

 

삼성으로서는 이례적으로 대법 판결 직후 그룹 차원에서 사과를 했다. 그동안 한번도 나온 적 없는 삼성의 행동은 현재 사회적 분위기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그들도 깨우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대법의 판결로 인해 2심에서 무죄를 받은 이재용 부회장은 형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법원은 '국정농단' 사건 핵심 인물인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2심 재판을 전부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 박 전 대통령은 뇌물 혐의와 다른 공소사실을 합쳐 형량을 선고한 것이 위법하다는 법리적 이유였다. 뇌물과 다른 공소사실을 분리해 선고하라는 주문이다.

 

박근혜 측은 다른 사건들을 병합해서 처리해달라고 요구해왔다. 하지만 서로 다른 사안을 병합해 선고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했다. 자연스럽게 형이 적어질 수밖에 없다. 2심으로 돌려보내 다시 재판하라는 것은 박근혜에 대한 형이 지금보다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9일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상고심에서 각각 징역 25년에 벌금 200억 원과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박근혜 위에 군림한 것으로 알려진 최순실에 대해 내려진 징역 20년 및 벌금 200억 원을 선고한 2심 재판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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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우선 박 전 대통령의 1·2심 재판부가 다른 범죄 혐의와 구별해 따로 선고해야 하는 뇌물 혐의를 분리하지 않아 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공직선거법은 대통령 등 공직자에게 적용된 특정범죄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상 뇌물 혐의는 다른 범죄 혐의와 분리해 선고하도록 한다. 이를 어겼다는 것이다.

 

당시 재판부 판사는 현재 사법 농단 혐의로 재판을 받는 신세다. 이재용 삼성 부회장 역시 2심 재판부가 뇌물이 아니라고 판단한 '정유라 말 구입액'과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금'을 문제 삼았다. 최순실에게 건넨 뇌물액과 횡령액이 2심 때보다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 부회장으로서는 당연히 형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2심에서 이 부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하며 삼성이 대납한 정유라 승마지원 용역 대금 36억 원은 뇌물로 인정했지만, 말 구입액 34억 원과 영재센터 지원금 16억 원은 소유권이 이전되지 않았거나 대가성이 없다는 이유로 뇌물이 아니라고 봤다. 하지만 대법원은 말 구입액 자체가 뇌물에 해당하고, 영재센터 지원금도 삼성의 경영권승계 현안과 관련된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지급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모두가 분개하고 황당하다고 생각한 2심은 엉터리였다는 사실이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의해 확인되었다. 박 전 대통령 파기환송심은 유죄가 인정된 뇌물 혐의에 대해 다른 범죄 혐의인 직권남용 및 강요 혐의 등과 구별해 따로 선고해야 한다. 범죄 혐의를 한데 묶어 선고하지 않고 분리 선고할 경우 형량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법 전문가의 평가다.

 

이 부회장 파기환송심 역시 마찬가지다. 뇌물혐의를 다시 판단하고, 뇌물액과 횡령액을 재산정해 형량을 정하는 절차를 거칠 수밖에 없다. 뇌물 혐의가 늘고, 횡령액이 증가한 만큼 징역형의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심 재판부가 무리하게 무죄 선고를 한 것이 분명한 잘못임이 드러났다. 

 

박근혜 최순실 이재용으로 이어진 국정농단 판결은 다시 2심에서 가려질 수밖에 없게 되었다. 현재 상황에서 형이 낮아질 가능성은 전무하다. 오히려 형이 올라갈 수밖에 없게 되었다는 점에서 그들에 대한 최종 형량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해진다. 잘못한 것에 대해 죗값을 치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