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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방송

골 때리는 그녀들-국대패밀리 우승, 이정은 효과 골때녀 더욱 기대케 한다

by 조각창 2022. 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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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는 이변은 없었습니다. 이정은이 속한 국대패밀리가 7연승을 하고 있던 액셔니스타를 잡고 두 번째 우승 팀이 되었습니다. 전 대회 우승 팀이 꼴찌를 다투는 입장에 처한 것과 달리, 국대패밀리는 신구 조화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결승을 위해 대한민국 여자축구의 전설이자 세계 여자축구에서도 최고 스타 중 하나인 지소연이 해설을 위해 찾기도 했습니다. 첼시를 최고로 올린 후 재계약을 거부하고 한국 여자 축구를 위해 국내 팀으로 온 지소연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습니다.

이영표 감독이 이끄는 액셔니스타는 밑바닥부터 올라온 근성의 팀이었습니다. 상대의 약점을 파악하고 집요하게 공격해 승리를 따내는 그들의 축구는 때론 재미없는 축구로 이야기되기도 했습니다. 이영표 감독이 결승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우리가 잘하는 것은 상대팀을 못 하게 만드는 능력이라는 말에서 잘 드러났습니다. 수비수 출신인 이 감독은 수비 위주의 전술로 이기는 경기보다 지지 않는 경기에 집중해왔죠.

 

사실 축구팬들에게 수비 축구는 환영받지 못합니다. 그런 점에서 액셔니스타의 축구는 재미가 없었던 것도 사실이죠. 물론 그들의 축구를 좋아하는 이들도 많을 겁니다. 이는 취향의 문제이니 말이죠. 킥력이 발군인 정혜인의 킥을 키가 큰 최여진, 이혜정, 이영진 등이 골을 넣는 단순한 방식으로 상대를 괴롭혀 왔습니다. 이런 단조로움에도 승리를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피지컬이 상대 팀보다 압도적이었기 때문이죠.

 

상대를 공략하기 위해 실제 축구 선수들과 연습까지 하는 장면은 대단했죠. 이 과정에서 이영표 감독은 선수 출신과 훈련을 했다며, 이정은보다 두배 정도 능력이 높은 선수라고 했습니다. 이정은에 대한 비하일 수도 있는 발언이었고, 경기 결과는 그게 비하였다는 확신을 하게 했습니다.

 

국대패밀리는 많은 선수들이 교체되었습니다. 부상 등의 악재 등이 겹치는 등 어수선한 상황에서 전미라가 복귀한 것이 가장 큰 힘이었습니다. 시즌 1에서 압도적인 실력을 보였던 전미라는 골 넣는 방법을 아는 존재였죠.

 

여기에 이강인의 친누나인 이정은의 등장은 모든 것을 바꿔놨습니다. 대충 상대보다 신체적인 조건이 좋으면 이기는 단순한 축구를 제대로 된 축구로 바꿔 버렸으니 말이죠. 그들만의 리그에서 통용되던 힘의 논리는 이정은의 등장으로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축구 선수도 아니지만 이강인의 누나라는 이유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능력은 신세계를 보는 듯했습니다. 대충 해도 그저 근성과 노력이라는 단어로 포장되던 시대가 저물게 만들었으니 말이죠. 뛰어난 기술은 첫 등장부터 모두를 놀라게 했습니다.

압도적인 실력을 선보인 이정은을 봉쇄해야 우승 가능성이 있는 액셔니스타는 자신들이 제격이라 확신했습니다. 수비 위주의 팀으로 수비 지능이 다른 팀보다 뛰어난 이 감독은 철저하게 이정은을 봉쇄하는 전략을 내놨죠.

 

피지컬로 상대를 압도하던 팀이라 가능한 전략이었습니다. 농구선수 출신인 이혜정을 오직 이정은만 바라보게 만드는 극단적 전략이었죠. 이정은만 막으면 최소한 지지는 않는단 전략은 축구를 극단적 방식으로 보이게 만들 뿐이었습니다.

 

이 전략은 성공했습니다. 절반의 성공이지만 큰 키에 농구 선수 출신의 피지컬은 상대를 압박하기에 충분했습니다. 공과 상관없이 오직 이정은만 묶으면 그만이라는 식의 전략은 지지 않기 위한 최선이지만, 경기를 보는 시청자 입장에서는 씁쓸하기도 했죠.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상황에 이정은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죠. 축구가 아닌 축구가 되어버린 상황에서 방법을 찾아냈습니다. 이럴 경우 모든 것을 무너트리는 것은 세트피스였기 때문이죠.

 

이정은과 전미라의 호흡은 결국 수비 위주의 액셔니스타를 무너트렸습니다. 단 한 번의 세트피스는 강력한 수비를 펴던 그들을 붕괴시켰죠. 물론 수비만 집중한다고 공격이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선수비 후 공격 기회가 생기면 집중하는 방식은 오늘 경기에서도 나왔으니 말이죠. 킥이 좋은 정혜인의 공격은 날카로웠고, 그런 공격에 위기들이 찾아오기도 했지만 작은 차이는 결국 골로 이어지지 못하게 했습니다.

 

전반이 끝나기 전 이정은은 기회를 잡았고 골대로 향하는 과정에서 수비를 위해 나선 이영진이 골키퍼인 장진희와 부딪히며 부상을 입고 말았죠. 목 부상이 있었던 장진희는 급하게 병원으로 이송되었고, 이영진이 대신 골키퍼 장갑을 끼게 되었습니다.

이전에도 골키퍼로 좋은 수비를 보였던 이영진이었지만 늑골 부상이 있었다는 것은 아쉬움이었습니다. 그렇게 전반을 마친 상황에서 전미라의 골로 앞선 국대패밀리는 마치 진 것 같은 분위기였고, 오히려 실점한 액셔니스타는 우승 가능성이 높은 것처럼 보였죠.

 

이정은을 묶어서 대량 실점을 하지 않았다는 확신 때문이었습니다. 그만큼 이혜정의 그림자 수비는 효과를 봤습니다. 이정은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이런 극단적 수비에 혼란스러워했지만, 결국 기회는 찾아온다는 감독의 말에 힘을 낼 수밖에 없었죠.

 

그렇게 후반전이 되며, 이정은은 방법들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큰 키로 압박하는 이혜정을 날렵한 동작으로 벗겨내고 기회를 만들어가는 과정은 대단함으로 다가왔죠. 이혜정은 라인을 벗어난다고 생각했지만, 순식간에 그 공을 살려 골대로 향해 드리블을 해가는 이정은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후반 6분 골킥이 약하게 나오자 중앙에 있던 이정은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이혜정을 벗겨내고 공을 가로채 바로 치고 달려가며, 두 명이 붙어 수비하는 상황에서도 오른발로 골키퍼의 빈 곳을 확인하고 집어넣는 순발력은 최강이었습니다.

 

양발을 모두 사용하는 이정은은 그래서 강합니다. 1:1 기회를 자주 놓치며 아쉬움을 줬지만 그건 그만큼 상대의 힘이 남아 있을 때나 가능했습니다. 그리고 경험하지 못한 상황이 만든 결과였지만, 이후 이정은은 이혜정을 벗어나는 방법들을 찾아냈습니다.

 

종료 1분을 남긴 상황에서 이정은은 상대를 헤집고 나가며 완벽한 골로 경기를 끝냈습니다. 골을 넣고 "끝"을 외치는 이정은의 모습은 대단함으로 다가왔죠. 상대는 어떻게든 이길 수 있다고 다짐해 보지만 실력차는 넘어설 수는 없었습니다.

액셔니스타는 다른 팀에는 먹혔던 그들의 강점들을 총동원했지만 조금씩 빗나갔습니다. 그런 차이가 결국 골을 넣지 못하고 준우승에 그치는 이유가 되었죠. 부상 투혼에 대해 폄하할 이유 역시 그들은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렇다고 이정은이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국대패밀리의 승리였다고 이야기하는 이는 그들이 얼마나 노력했는지 모르는 것이죠. 박승희는 체력만 좋았지만 훈련을 거듭하며 달라졌습니다. 그의 변화는 그저 생기는 것이 아닌 연습의 힘이었습니다.

 

우승 팀을 이끈 국대패밀리의 조재진 감독은 선수들에게 철저하게 패싱 연습을 시켰습니다. 조직력을 끌어올리고, 그렇게 그들이 축구다운 축구를 할 수 있는 팀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은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축구를 제대로 배우고, 축구가 무엇인지 깨닫게 되며 국대패밀리는 달라졌습니다. 노력 없이 결과는 없다는 점에서 그저 이정은이 추가되어 그런 성적을 거뒀다는 식의 일방적 폄하는 한심함으로 다가올 뿐입니다.

 

메시가 신의 영역에 올라서 너무 잘하니 축구를 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논리나 비슷합니다. 하지만 메시로 인해 축구의 질은 올라갔고, 팬들의 요구에 맞춰 선수들의 실력 역시 높아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선수들 역시 메시를 막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통해 성장했습니다.

 

어린 선수들은 메시를 보며 축구 기술이 뛰어난 신인들로 성장했습니다. 이런 순기능을 외면하고, 그저 동네 축구나 하는 그들에게 제대로 축구하는 이가 등장하니 이는 불평등하다는 식의 논리를 펴는 자들의 한심함은 민망할 정도였습니다.

'골때녀'는 여자 축구의 저변을 확대시키는 매개가 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이정은의 등장은 여자 축구에 대한 편견을 버리게 만드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여자 축구는 어설픈 게 아니라 기술도 가능한 멋진 축구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정은은 잘 보여줬습니다.

 

이정은의 등장으로 여자 축구에 대한 관심과 기대는 더 높아지게 되었습니다. 이정은의 기술을 연마하고, 이정은처럼 되고 싶은 많은 이들이 나올 수 있습니다. 예능이지만, 그곳에서 참여하는 이들 역시 이정은처럼 기술을 가지기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긍정적으로 '골때녀'가 업그레이드될 수밖에 없다는 의미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정은은 결국 한계가 명확했던 '골때녀'를 장기적인 프로젝트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이정은이 쏘아 올린 공이 결국 이들을 변하게 만들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다가옵니다.

 

전반 막판 이정은은 골킥으로 넘어온 공을 아크로바틱 힐 킥으로 슛을 했습니다. 남자 선수들도 하기 어려운 이 기술을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는 이정은의 모습에 감탄이 나오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상대 골대를 등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든 공격을 하려는 이정은의 이 공격은 역시 축구는 이런 모습 때문에 열광하게 만든다는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아름다운 축구를 해준 이정은이 결국 '골때녀'를 심폐 소생하고 보다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는 장수 예능 가능성을 열어 놨습니다.

 

새로운 리그 체계를 발표한 만큼 신생팀과 팀원들의 변화들을 통해 보다 강력해진 '골때녀'를 즐길 수 있게 될 듯합니다. 그리고 승강제 토너먼트에서 전 대회 우승 팀이 살아남을 수 있을지도 궁금해지네요.

 

우승 팀 멤버로 급성장한 박승희가 임신하며 다음 시즌 참여가 불가능하고, 김진경이 유학을 선택하며 멤버들 변화는 이어질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그리고 그런 변화는 결국 시청자들을 보다 집중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치는 더욱 커지게 되었습니다. 과연 이정은을 능가하는 선수가 등장할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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