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또 다른 시선으로 Another View
NongDam

검은 리본 강요 초등 교사의 반발이 정상이다

by 조각창 2022. 11. 1.
728x90
반응형

이태원 압사 사고로 인해 국가적 애도기간을 정한 것은 국가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꺼번에 150명이 넘는 무고한 시민이 사망한 사건이니, 이를 추모하자는 제안은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그걸 강요하면 문제입니다.

 

국가 애도기간은 말 그대로 국가가 제안하는 것이지,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죠. 분명 안타까운 죽음임은 분명합니다. 국제도시라는 서울에서 무슨 70년대나 60년대도 아니고, 거리에서 수백 명이 압사해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이는 정부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였습니다. 금요일에도 유사한 사건이 벌어졌고, 많은 이들이 우려를 표했습니다. 압사 당일에도 경찰에 신고해 제발 통제 좀 해달라고 부탁한 전화들이 있었음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다른 날도 아닌, 팬데믹 이후 마스크 없이 핼러윈을 즐길 수 있다는 사실에 많은 이들이 모일 수밖에 없음을 모두 알고 있었습니다. 이미 그런 징후들이 전날에도 보였고, 그렇지 않아도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이태원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정부가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서울시장이 뒤늦게 눈물을 내보이는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악어의 눈물처럼 다가올 뿐입니다. 진정성이 없다는 의미죠. 행자부장관은 이걸 어떻게 막냐며 사망한 이들을 두고 막말을 쏟아냈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누구도 책임질 생각도 하지 않았습니다.

 

주체가 존재하는 행사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사고 예상도 못했고, 이를 대처할 수도 없었다는 것은 비겁한 변명일 뿐이죠. 국가가 정부가 왜 존재하는 것일까요? 이런 말도 안 되는 사고를 사전에 예방하고 시민들이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바로 그들의 역할이지만, 이번에도 이들은 이를 못했습니다.

 

이 답답한 정부는 독재 국가나 할 법한 행동을 여전히 저지르고 있습니다. 한 초등학교 교사가 올린 글은 현재 이들의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보여줍니다. 그저 보여주기식으로 자신들이 한 잘못과 무능을 어떻게든 덮어 보겠다는 꼼수로 보이니 말입니다.

"검은 리본을 달고 수업하라고 한다. 아이들이 왜 리본 달고 있냐고 물으면 뭐라 해야 할지 모르겠다. 왜 군인이 훈련받다 죽었을 때는 리본 안 다나. 그것도 슬픈 일인데. 국가 애도기간은 한 명이나 열 명이 죽으면 안 되고 여러 명이 한꺼번에 죽어야만 되는 건가.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 때 사람들 많이 죽었는데 왜 국가 애도기간 지정 안 됐나"

 

"이태원 압사 참사가 슬픈 일은 맞는데 기준이 없다. 아이들이 이게 공정과 상식이냐고 묻는다면 어떻게 답해야 할지 의문이다"

 

한 초등학교 교사가 국가애도기간 세부 지침에 반발하고 나서며 올린 글입니다. 정부 지시로 교사들도 검은 리본을 달고 수업하라고 했다고 합니다. 교육청의 공문으로 직접 검은 리본을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강요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이 교사는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국가 애도기간의 기준과 원칙이 무엇인지 묻고 있었습니다. 한 명이나 열 명이 죽으면 국가 애도기간을 할 수 없고, 여러 명이 한꺼번에 죽어야만 되는 가라고 오히려 질문을 던졌습니다.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 때 사람들이 많이 죽었는데 왜 국가 애도기간 지정이 안 됐냐고 했습니다. 2014년 10월 경기 성남 판교 야외공연장의 환풍구가 붕괴해 환풍구 덮개 위에서 공연을 관람하던 이들이 약 20m 아래로 추락해 16명이 숨진 사고였습니다.

당시에도 이 사건은 큰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지하철 환풍구 덮개 문제부터 이를 그대로 방치한 것과 그 위에 올라간 이들에 대한 질타 등이 쏟아지기도 했죠. 그럼에도 여전히 변한 것은 없습니다. 이 글을 쓴 교사는 이태원 압사 사고가 슬픈 일은 맞는데 기준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이 교사의 말처럼 왜 당시에는 국가 애도기간을 선포하지 않았을까요? 정권이 바뀌었으니 그때 그 사람이 아니라 적용하기 어렵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대통령제인 대한민국에서 정권은 5년마다 바뀔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대통령과 상관없는 국가의 기준이 존재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자신들의 잘못을 덮기 위해 독재사회처럼 모두가 침묵하고 애도하며, 검은 리본으로 그 마음을 드러내라고 강요하는 정부의 행태는 경악할 일입니다. 아무도 사과하지 않은 채 수수방관했던 자들은 책임은 지지 않고 오히려 국민들에게 강요만 하고 있을 뿐입니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