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김현철 정신과의사 충격과 공포의 기록들

다시 들어도 충격적이다. 정신과 의사는 다른 의사들과 달리 환자와 유대 관계가 중요하다. 정신을 치료하는 의사가 가지는 도덕적 기준 역시 높아야만 한다. 그런 점에서 김현철 정신과 의사의 행동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환자와 반복적인 성관계만의 문제가 아니다.

 

의사 김현철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방송이었다. 의사들이 방송에 출연하는 경우는 흔하다. 현재도 그렇지만 과거에도 방송용 닥터들이 존재할 정도로 방송을 이용하려는 의사들은 많다. 방송 출연이 곧 유명세를 만들고 그렇게 큰 성공을 거둔 의사들도 많으니 말이다.

'PD수첩'에서 다시 조명한 의사 김현철의 모습은 섬뜩함을 전해줄 정도였다. 그런 상황에서도 병원문을 열고 진료를 하고 있다. 그리고 그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 역시 충격이다. 환자와 성관계를 가져 물의를 일으킨 의사. 그리고 대한신경정신의학회에서 제명을 당한 최초의 정신과 의사지만 병원을 유지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환자의 증세를 타인에게 말해서는 안 된다. 이는 의사의 철칙이다. 하지만 병원을 찾은 환자에게 유명인들의 사진을 가리키며 무슨 병이 있고 자신이 어떻게 치료를 했다는 식의 말들을 반복적으로 하는 모습은 충격이었다. 말 그대로 장사를 하기 위해 유명인들의 정신적 문제를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를 한 것이니 말이다.

 

방송국에 근무하는 이들에게 향정신성의약품을 마치 선물처럼 돌렸다는 주장도 나왔다. 기본적으로 정신과에서 취급하는 약들은 신중하게 처방하고 복용해야 하지만 대구에 있는 병원에 내려와 진찰을 받지도 않은 방송국 사람들에게 선심 쓰듯 약을 줬다는 주장은 경악스러웠다.

 

90일, 180일 치의 약을 처방하는 일도 존재했다고 한다. 정신과 치료를 받으러 간 환자에게 약을 산더미처럼 처방한 것은 극단적 선택을 요구하는 행위가 될 수도 있다. 다른 병도 아닌 정신과 치료를 받는 환자들은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 실제 말도 안 되는 양의 약을 처방받은 후 극단적 생각이 들기도 했다는 증언은 충격이었다.

 

상식이 통하지 않은 의사 김현철의 진료 방식과 약 처방은 동료 의사들도 경계를 할 정도였다. 약물 남용은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밖에 없다. 병원을 바꿔 정신과 치료를 받는 환자는 10분에 한 번씩 약을 먹으라는 그의 말에 약물 남용 상태가 되었다고 증언했다. 그것도 각성제 성분의 약을 카페인 음료와 함께 복용하도록 했다는 사실은 충격이었다. 본인 역시 심각한 약물 중독이라는 증언들이 나오고 있는 상태라는 점은 더 큰 문제로 다가온다.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여성들에 대해 1년 전과 전혀 다른 입장을 내놓는 과정도 당혹스러웠다. 피해자들의 고소에 검찰은 불기소처분으로 대응했다. 의사와 환자의 관계를 무시하고 그저 성인들의 자기결정권을 인정한 것은 의아하다. 다른 것도 아닌 정신과 의사와 환자 사이가 어떻게 무시될 수 있는지 알 수가 없다.

 

보건복지부 역시 의료 행위 중 발생한 일이 아니기 때문에 처벌할 수 없다는 입장만 밝히고 있다. 의료법은 그렇게 의사를 전지전능하게 만들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더 황당한 것은 1년 전에는 성행위 자체가 없었다고 주장한 의사 김현철은 이번에는 여성들에게 자신이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신은 거부 의사를 명확하게 했지만, 여성들이 자신을 겁탈했다는 것이다. 그것도 다섯 번이나 이어진 겁탈이었다는 주장을 아무렇지도 않게 한다는 사실은 충격이었다. 문제의 병원의 더 큰 문제는 건보료를 부당하게 챙기고 있다는 주장이다. 하루 100명이 넘는 환자가 온다고 자랑하는 상황에서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이 수치는 불가능하다.

 

다른 병원도 아닌 정신과 병원에서 혼자 진료하며 환자를 매일 100명 이상씩 받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물리적 시간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부당한 행위에 대하 문제재기를 한 간호사에게 협박도 서슴지 않은 모습은 충격이었다. 녹취된 음성 속에서 의사 김현철의 적나라함을 볼 수 있었다.

건보 사기 의혹을 제기하며 오전 중 50명 진료를 했다고 한 날 건물 CCTV를 확인한 결과 병원을 찾은 환자는 단 1명이었다. 1명이 병원을 찾았지만 차트에는 50명이 이미 진료를 마친 것으로 나왔다. 이건 명백한 사기다. 국민들의 혈세를 거짓말로 타내고 있다는 점에서 이는 심각한 수준의 범죄다.

 

의사는 존경 받아야 하는 직업이다. 하지만 의사들 스스로 존경을 받을 수 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 그저 의사라는 직업을 앞세워 존경을 받을 수는 없다. 아무리 큰 죄를 지어도 의사 면허증은 살아있는 황당한 의료법은 그래서 다시 한번 논란이 될 수밖에 없다. 존경받는 의사가 되기 위한 노력이 수반되지 않으면 존경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