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런 자들이 존재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했던 JMS의 정명석 교주가 대법에서 최종 17년 징역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그의 나이를 보면 교도소에서 삶을 마감하게 되었다는 의미입니다. 문제는 정명석만이 아니라 JMS에 몸담고 있는 자들에 대한 처벌도 이어져야 한다는 겁니다.
정명석에 대한 이야기는 넷플릭스에서 다룬 '나는 신이다'를 보면 자세하게 서술되어 있습니다. 어떻게 사이비 종교가 만들어지고, 이렇게 막무가내로 범죄를 저지를 수 있었는지도 잘 나와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그 권력과 욕망에 중독되어 절대 사이비 종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알게 됩니다.
이제 80살이 된 정명석에게 징역 17년이 대법원에서 확정 선고되었습니다. 그가 오래 살아 97세가 되어서 출소한다면 모를까 그게 아니라면, 그의 마지막은 차가운 교도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온갖 호사스러운 삶을 살면서 수많은 이들의 영혼까지 파괴한 자에게는 이 마저도 너무 호화스럽기만 합니다.
"원심 판단에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증거능력, 준강간죄, 무고죄 등의 성립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9일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준강간·강제추행 등 혐의로 기소된 정 씨에게 이같이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습니다. 또 15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과 10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 제한 등 원심을 그대로 확정했습니다.
하지만 후속 조처는 필요가 없어 보이기는 합니다. 이런 자가 가석방될 가능성도 없으니 말이죠. 그럼에도 이런 명확한 형은 이후 존재할 수밖에 없는 유사한 사이비 범죄자들에 대한 기준이 될 것입니다. 그렇기에 사법부의 판단은 무척이나 중요합니다.
정명석은 지난 2018년 2월부터 2021년 9월까지 충남 금산군에 위치한 수련원 등에서 23차례에 걸쳐 홍콩, 호주 국적 여성 신도와 한국인 여성 신도들을 성폭행하거나 추행한 혐의로 구속기소됐습니다. 정 씨는 자신을 메시아라고 칭하며 신도들을 세뇌하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정명석은 이 사건 전에도 비슷한 범죄로 10년 형을 선고받아 복역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조력자들에 의해 정명석은 교도소 안에서도 호화롭게 지냈고, 이번 사건의 피해자들을 보고받고 출소하자마자 이런 식의 범죄를 이어갔습니다.
황당하게도 정명석은 외국인 여성 신도들이 자신을 허위로 성범죄 고소했다는 주장으로 경찰에 맞고소를 한 무고 혐의로도 기소됐습니다. 범죄자가 피해자에게 맞고소를 하는 파렴치함을 아무렇지도 않게 저질렀다는 점에서도 정명석만이 아니라, 기독교복음선교회에 대한 강력한 수사와 처벌이 이어져야만 합니다.
1심은 정명석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했습니다. 이 마저도 부족하지만 아무래도 범죄자 나이도 우리나라 사법부는 확인한다는 점에서 합리적 선고였다고 보입니다. 재판부는 정명석이 스스로를 메시아로 칭하며 절대적인 권력을 갖고 있었으며, 순종하던 여성 신도들의 인적 신뢰와 심신미약 상태를 이용해 범죄를 저질렀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2심은 정명석에게 1심보다 낮은 징역 17년을 선고했습니다. 1심이 선고한 징역 23년은 양형위원회의 권고형 상한을 넘겨 부당하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법이 그렇게 정해졌고, 그 기준이 필요하다고 본 2심의 판결 자체를 비난하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이런 악랄한 범죄자에게도 그런 기준을 엄격하게 지켜야 하는지 의문입니다.
"복잡하고 기나긴 싸움이 오늘에서야 끝났다. 국민 여러분의 관심과 응원에 감사드린다. 현재 남아있는 JMS 관련 수사나 재판들이 지연되고 있는데, 피해자들의 입장을 고려해 신속히 진행될 수 있길 바란다. 관련 사건들이 마무리될 때까지, 또 정씨가 마지막 재판 처벌을 받을 때까지 최대한 노력하겠다"
대법원 선고가 확정되자 JMS 피해자 측은 기자회견을 통해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들로서는 정말 힘든 시간들이었을 듯 합니다. 넷플릭스 다큐를 보면 피해자를 감시하고 협박하는 일도 서슴지 않았던 그들이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결코 이 모든 상황들이 녹록할 수 없었을 겁니다.
그럼에도 이들은 현재 남아있는 JMS 관련 수사나 재판들이 신속하게 진행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이 재판들이 지연되는 이유가 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경찰에도 신자들이 있고, 법조계에도 있다는 점에서 이들은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복잡하면서도 긴 싸움이 오늘에서야 드디어 끝났다. 홍콩에서 지내는 동안 정신적으로 힘들었고 진로 문제때문에 앞날이 막막했다. 지금도 직장을 찾지 못했다. 그래도 이제 모든 게 끝났으니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의가 진짜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물론 3년 동안 받은 상처가 회복될 수는 없지만, 더는 정씨로부터 피해자가 나오지 않을 수 있단 사실이 보장돼 다행이다"
서울 서초구 한국콘퍼런스센터에서 가진 기자회견장에는 JMS 피해자들을 도와온 김도형 단국대 교수와 피해자인 메이플씨, 그리고 '나는 신이다'를 만든 조성현 피디가 함께 했습니다. 이 자리는 지난 3년 동안 그들이 지독하게 힘든 싸움을 하고 난 후 얻은 결과에 대한 소회를 하는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다큐에서도 직접 자신을 숨기지 않고 나와 정명석과 JMS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밝힌 피해자 메이플은 3년 전 힘들게 기자회견을 하던 모습과 같은 의상으로 나왔지만, 많이 달랐습니다. 조금 긴장된 모습도 있었지만, 한층 밝은 모습이었습니다.
"성폭행 피해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건 수사와 재판의 지연이다. 현재 정씨와 관련된 성폭행 피해자 10명이 1심 과정 가운데 있다. 신속하고 올바른 판결이 나올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과 언론의 관심 부탁드린다. 또 이번 JMS와 유사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종교를 이용한 범죄에 대해선 가중 처벌을 내릴 수 있는 입법적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일절 있어선 안 되는 일이다. 대법 선고 전까지도 녹취록을 복사해 신도들끼리 청취하는 등 2차 가해가 이어졌다. 현재 이와 관련해 수사를 맡겼는데, 신속한 처벌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도형 교수도 소회를 밝혔습니다. 김 교수 아버지는 아들이 사이비들과 싸우는 와중에 습격을 당해 사망하기도 했습니다. 평생을 사이비 종교 집단들과 싸웠던 그에게는 아프고 힘겨운 상처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그의 의지는 꺾인 적이 없었습니다.
김 교수는 성폭행 피해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수사와 재판 지연이라 단언했습니다. 그럼에도 최종 선고가 확정되는데 3년이나 걸렸습니다. 그만큼 피해자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시간들을 보냈을지 알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기도 했습니다.
정명석과 관련된 성폭행 피해자 10명이 여전히 1심 과정에 있다는 사실은 충격입니다. 여기에 김 교수는 이번 JMS와 같은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종교를 이용한 범죄에 대해 가중 처벌할 수 있는 입법적 보완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2차 가해와 관해서도 김 교수는 단호했습니다. 당연하게도 있어서는 안 되는 일입니다. 대법 선고 전까지 녹취록을 복사해 신도들끼리 청취하는 일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정말 미친 집단들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 3년이라는 시간을 기다리고 버텨내야 했다는 것이 기적처럼 다가옵니다. 김 교수의 말처럼 유사 범죄가 벌어질 수 없도록 입법 절차가 절실해 보입니다.
'NongDam'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상 초유의 서부지법 난동 사건, 허지웅 분노에 공감하는 이유 (1) | 2025.01.19 |
---|---|
무안공항 175명 태운 제주항공 충격적인 충돌 사고 (0) | 2024.12.29 |
황당 계엄 선포에 유명인들도 분노하고 나섰다 (31) | 2024.12.04 |
쇠막대기 길고양이 학대남, 알고 보니 유명 디저트 카페 셰프였다 (24) | 2024.11.27 |
음주운전 언급에 목 찔렸는데, 경찰은 살인 의도가 없었다? (24) | 2024.11.2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