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권 조작 논란이 더욱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초창기 로또가 발매될 당시만 해도 1등 당첨금이 최대 400억이 넘기도 했었습니다. 말 그대로 일약천금의 기회가 주워질 수도 있다는 생각에 많은 이들은 로또 구매에 나설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부는 로또 열풍이 너무 거세다는 이유로 복권 가격을 2천 원에서 1천 원으로 낮추며, 당첨금 역시 급격하게 낮아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소시민들은 일주일에 한 번 5천 원의 행복을 누리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당첨자가 나오는 날까지 일주일을 당첨하면 뭐할까? 라는 달콤한 꿈을 꾸며 현실을 잠시 도피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조작 논란까지 수면 위로 떠오르며, 이 망상에 가까운 달콤한 꿈까지 버려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최근 로또에서 기괴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한 복권 판매점에서 2등 당첨자가 100명이 넘게 나오는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기 때문입니다. 전국적으로 600명이 넘는 2등 당첨자가 나오며, 당첨금 역시 600여 만원 수령으로 그쳤습니다. 최소 수천만 원을 받던 것과 비교해 보면 평생 한번 올지 안 올지도 모를 행운을 안타까워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복권 금액이 낮아지며 기괴한 것은 이월되는 현상이 거의 사라졌다는 겁니다. 초창기 로또는 이월이 자주 이어지며 거액의 당첨금이 나오는 일들이 빈번하게 벌어지고는 했습니다. 당첨자가 나오지 않으면 이월되어 다음 1등이 이전의 당첨금까지 모두 수령한다는 점에서 말 그대로 대박이 벌어지기도 했던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이월 현상이 금액 조정 후 완전히 사라졌다는 사실은 의아합니다. 기억 속에 한 두 차례가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월 자체가 신기한 일이 되어버렸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은 의심합니다. 조작을 통해 이월이 나오지 않게 만드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 말이죠.
의혹들은 이런 식으로 작은 변화들이 싹이 되어 더욱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 즉석 복권 유통번호 논란은 불에 기름을 들이붇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2021년 시스템 오류로 즉석 복권 20만장이 회수된 것과 관련해 당시 유통 데이터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당첨복권의 위치가 드러났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즉석 복권의 유통번호와 검증번호는 분리되어 별도 시스템에 저장되므로 당첨복권 위치를 알 수 없다. 유통번호로 복권의 위치는 알 수 있지만 당첨 여부를 알 수 없고, 검증번호로 당첨 여부는 알 수 있지만 복권의 위치는 알 수 없다"
"전화번호부에서 4천만 명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각각 분리하여 추출하고 전화번호 순서를 뒤섞은 후 이름과 전화번호를 개별적으로 대응(매칭)시키는 것이 불가능한 이치와 마찬가지다. 동행복권은 복권 종류를 불문하고 발행기관 또는 수탁사업자가 당첨복권의 위치를 몰라야 하는 것이 복권사업의 투명성 및 신뢰성과 직결되는 출발점이다"
"검증번호 오류로 회수한 일부 복권 중에서 1, 2등 당첨복권의 존재 여부 역시 복권위원회와 수탁사업자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따라서 1등 복권이 어디 있는지 알 수 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
"복권을 일찍 구매하든 늦게 구매하든 당첨 확률과 기댓값이 변하지 않는 것과 같은 원리로 무작위성을 가진 복권 20만장(0.5%)을 회수하였다 하더라도 당첨 확률과 기댓값이 변하지 않는다. 따라서 오류 복권을 회수한 후 잔여 정상 복권을 판매한 것이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동행복권 측이 24일 입장문을 발표했습니다. 이들이 다급하게 이런 행동을 한 것은 23일 SBS 보도 때문이었습니다. 지난 2월부로 5억원의 당첨금 지급 기한이 지난 스피또1000 58회차 즉석 복권 1등 당첨자가 끝내 나오지 않은 가운데 재작년 9월 6일 즉석 복권에서 오류가 발생해 약 20만 장이 회수되는 사건이 재조명했습니다.
SBS는 내부 관계자들 텔레그램 대화를 뉴스를 통해 공개했습니다. 대화에는 시스템 실수로 인해 꽝이 1등으로 바뀐 것이 2장, 2등으로 바뀐 것이 2장, 반대로 기존 1등이 꽝으로 바뀐 것이 2장, 기존 2등이 꽝으로 바뀌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이는 충격적인 내용이 아닐 수 없습니다. 누군가는 의도하지 않은 1등이 되었고, 반대급부에는 1등 당첨자임에도 꽝이 되어버린 황당한 상황이 벌어진 셈이니 말입니다. 동행복권 측에서 보면 1등과 꽝만 바뀌었을 뿐 자신들에게는 아무런 손해가 없습니다. 다만 복권 구매자만 황당할 뿐이죠.
20만 장 회수와 관련해 기록이 존재하고, 이를 통해 1등 당점자 유무를 확인하고 나아가 어느 판매점에서 판매하는지까지 알 수 있다는 의혹이 나왔습니다. 이는 복권 사업자로서는 최악의 상황입니다. 말 그대로 어느 판매점에 1등 당첨이 존재한다고 한다면, 그곳에 있는 복권을 모두 사면됩니다.
수억 원어치 복권을 구매해서 판매할 수는 없다는 점에서 판매점을 알면 엄청난 이득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이 분개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동행복권은 당연하게도 절대 알 수 없다며, 전 국민과 전화번호를 언급하며 불가능함을 강조하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문제는 이 회수된 20만 장 중에 1등이 존재하지 않느냐는 의혹입니다. 이후 1등 당첨자가 나오지 않은 것은 회수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대중들의 시선입니다. 실제 의혹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밝히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문제는 신뢰입니다.
복권은 신뢰에서 출발해야만 합니다. 누군가 1등은 나올 수 있고, 그 결과는 행운에 의지한다는 확신이 없으면 이는 모두 사기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누군지 알 수 없지만, 누군가는 1주일에 한 번 인생 역전을 이룬다는 생각에 그 행운이 다음에는 나에게 올 것이라 기대하며, 복권판매점을 찾기 때문입니다.
"수탁사업자로서 복권 구조에 대해 보다 더 적극적으로 설명해 드리지 못해 여러 가지 오해가 발생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고, 앞으로 복권위원회와 함께 연구용역이나 세미나 등을 추진하여 공익사업 재원인 복권에 대한 국민적 관심에 부응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조형섭 동행복권 대표이사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오해라고 언급했습니다.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합니다. 복권 구조에 대해 적극적으로 설명하지 못해 벌어진 해프닝이라고 정의한 겁니다. 하지만 이런 불신이 과연 쉽게 사라질지는 의문입니다.
그렇다고 갑작스럽게 복권 구매액이 급격하게 줄어들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그저 일주일에 한 번 구매해 일주일을 꿈을 꾸며 살아가는 소시민들은 그저 그런 꿈마저 깨지는 것이 두렵기 때문입니다. 이제 그런 국민들을 위해 그들이 할 일은 명확합니다. 더는 조작설이 나오지 않도록 자신들의 모든 것을 걸고 투명하게 임해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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