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또 다른 시선으로 Another View
NongDam

피 묻은 빵 불매 운동 확산, SPC 남양유업의 길을 걷는다

by 조각창 2022. 10. 22.
728x90
반응형

23세 여성 노동자가 작업장에서 사망했습니다. 막을 수 있는 죽음이었다는 점에서 이는 절대적으로 회사의 문제와 잘못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예정에도 없던 야근을 하고 그렇게 어쩔 수 없이 일을 하다 사망했다는 것만으로도 끔찍한 결과가 아닐 수 없습니다.

 

더욱 언론의 보도 행태도 다시 한번 논란이 되었습니다. 23세 여성 노동자의 사망을 가지고 클릭 장사를 하던 언론들은 '소녀 가장'이라는 프레임을 사용해, 가난한 집을 먹여 살리기 위해 노력하다 사망했다는 소설을 쓰며 고인과 유가족을 다시 한번 능욕했습니다.

고인은 소녀 가장도 아니었고, 불행하거나 힘겨운 삶을 사는 어려운 형편도 아니었습니다. 평범한 가정이었고, 누구나 그렇듯 자신의 밥벌이를 위해 일을 하는 건실한 청년이었습니다. 그리고 아름답게 피우던 사랑하는 이와 여행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청년 노동자가 2인 1조 작업장에서 홀로 작업하다 사망했습니다. 이는 철저하게 현장이 엉망으로 돌아가고 있었다는 의미입니다. 더욱 끔찍한 것은 사망한 노동자의 흔적이 여전히 남아 있는 현장에서 천만 씌우고 작업을 계속하도록 했다는 겁니다.

 

어제까지 함께 일하던 동료가 사망한 장소에서 흔적들을 보며 작업한다는 것이 과연 정상적인 일일까요? 트라우마로 몸이 떨릴 노동자들에게 일하도록 강요한 이곳은 악마의 공장이 분명합니다. SPC는 오래 전부터 논란의 중심이었던 곳입니다.

 

그런 곳에서 이제 사망 사고가 나고, 그런 사망한 노동자를 애도하기 보다 돈벌이에 급급해 동료들을 일터로 몰아넣는 행위가 과연 정상일까요? 충격으로 일하기 어려운 동료에게 전화로 일하라고 독촉한 회사는 정상일 수 없습니다.

 

외부로 알려져 논란이 커지자 그제서야 급하게 해당 직원들에게 유급 휴가를 준 회사는 변화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입니다. 그저 돈벌이 수단으로만 보이는 노동자를 향한 그들의 시각은 딱 그 정도이니 말이죠. 소중한 먹거리를 만드는 회사가 '피 묻은 빵'으로 엄청난 부를 축적했다는 점에서 끔찍하게 다가옵니다.

 

유족의 장례가 열리는 곳에 자사 빵을 먹으라고 두고 간 이들은 사이코패스가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평소 고인이 빵을 만들었으니, 의미 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다만 노동자가 회사와 전혀 상관없이 사망했다면 말이죠.

빵을 만들기 위해 야근을 하다 사망한 노동자에게 빵이나 먹으라고 장례식장에 가져온 이들은 생각이라는 것은 하고 사는 것인지 의심스럽기만 합니다. 이 정도면 SPC가 정상적인 사고를 하지 못하는 이들이 운영하는 회사가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까지 하게 됩니다.

 

회장은 사고가 난지 6일이 지나서야 겨우 사과를 했습니다. 재발방지를 언급하지만 그건 그저 말뿐이라는 사실을 전 국민은 알고 있습니다. 이런 사고 후 재발방지를 통해 사고가 사라진 것을 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기업들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방대한 업체를 소유한 SPC에 대한 불매운동이 시작되었습니다. 동네 빵집들을 모두 사라지게 만든 파리바게뜨를 시작으로 그들이 소유한 업체들에 대한 불매 운동입니다. 누군가는 그저 빨리 끓고 식어 버릴 것이라 주장하는 자들도 있습니다.

 

그들 주변에서는 그런 냄비 근성만 가진 자들만 존재하기에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국민들은 불매 운동의 성과를 얻어낸 경험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그런 행동들은 결국 사회를 변화시킬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번 불매운동은 적극적인 참여로 지속되어야 합니다.

회사를 망하게 하기 위함이 아니라 변화시키기 위한 불매운동입니다. 가증스러운 경영자들이 노동자들도 인간임을 인식하고, 노동환경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강요하는 운동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불매운동은 전국적으로 퍼져나가야 하고, 그런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꾸준하게 이어져야 합니다.

 

SPC의 대체제가 없다면 모를까 충분히 대신할 수 있는 빵들과 식품들은 다양합니다.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은 우리 개개인입니다. 우린 이미 그런 변화를 이끈 주동으로서 함께 한 경험도 있습니다. 사회악인 업체들을 변화시키는데 동참하는 것은 소시민들이 할 수 있는 최고의 행동입니다.

 

더는 '피 묻은 빵'이 나올 수 없도록 이번 기회에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야만 합니다. 노동자의 피를 마시며 성장하는 기업은 결코 이 땅에서는 존재할 수 없다는 신호를 그들에게 보내야만 합니다. 그런 역할은 노동자이기도 한 우리 소시민들이 모였을 때 가능해집니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