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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gDam

팁 강요하는 사회, 이 미친 짓은 누구의 발상인가?

by 조각창 2023.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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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을 가서 가장 이상한 것은 팁입니다. 물론 그들의 문화이니 따를 수밖에 없죠. 팁을 주는 이유는 업주가 줘야 할 금액이 적어 서비스를 하는 이들이 손님으로부터 팁을 받아야만 그 나머지 부분을 채울 수 있기에 그들로서는 어쩔 수 없는 행위이기도 합니다.

 

팁 문화는 업주가 제대로 인건비를 지불하지 않기 위해 만들어진 편법입니다. 서비스와 상관없이 무조건 일정 부분을 팁으로 떼는 미국의 팁 문화는 현지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키오스크로 주문하면서도 팁을 요구하는 행태는 정상일 수 없습니다.

국내에 등장한 팁 강요

이런 팁 문화가 국내에서도 조금씩 등장하고 있어 경악스럽습니다. 노골적으로 팁박스를 놓고 팁을 요구하는 행위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충격이죠. 외국에서는 팁 자체를 없애야 한다는 분노가 공론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무슨 한심한 작태인지 한심하기만 합니다.

 

적폐 중의 하나인 팁을 강요하는 문화가 국내에서 꿈틀대고 있다는 사실은 대다수 시민들의 분노를 유발하고 있습니다. 일부 카페와 식당에서 미국처럼 '팁'을 요구한다는 내용들이 온라인에 공유되며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한 유명 베이커리 카페는 카운터에 "우리 가게가 좋았다면 팁 주세요"라고 적은 '팁 박스'를 설치했습니다. 이를 본 소비자가 사진을 찍어 올리며 논란이 되었습니다. 팁을 달라고 강요하고 있는 행태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자, 해당 베이커리 카페는 인테리어 개념이라는 말도 안 되는 해명을 했습니다.

 

이게 무슨 인테리어가 된다는 해명인지 참 황당하기만 하죠. 논란이 커지자 문제의 팁 박스를 치웠다고 합니다. 악랄하게 소비자의 주머니를 터는 이런 업체들은 더는 영업할 수 없도록 알려져야만 합니다. 이런 팁을 요구하는 업체들을 확인할 수 있는 앱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팁 논란'이 구체적으로 논란이 된 것은 택시 호출 플랫폼 카카오T에서 팁을 줄 수 있는 기능을 시범 도입한 것이 알려지면서부터입니다. 일부 카페들에게 팁을 요구하는 것은 말 그대로 소수일 수밖에 없는데, 거대한 택시 호출 플랫폼에서 팁을 요구하기 시작한 것은 너무 다른 의미가 됩니다.

 

택시 호출 플랫폼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달 19일부터 별도 교육을 받고 승차 거부 없이 운영되는 카카오T블루에 '감사 팁' 기능을 시범 도입했습니다. 카카오T 앱에서 택시 호출 서비스를 이용한 직후 서비스 최고점인 별점 5점을 준 경우에만 팁 지불 창이 뜨며 승객은 1천 원, 1천500원, 2천 원 가운데 고를 수 있다고 합니다.

카카오T 택시 기사 비용을 왜 손님이 주나?

카카오모빌리티는 팁 지불 여부는 승객의 자율적인 선택 사항이고 이 회사가 가져가는 수수료도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이 꼼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대중들은 다 알고 있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많은 수수료를 받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택시기사들에게 승객들이 돈을 주라고 강요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가 택시 호출 플랫폼의 팁 기능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도입에 대해 반대에 더 가깝다는 의견이 71.7%로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찬성에 더 가깝다는 의견은 17.2%에 그쳤다고 하네요. 이 정도 찬성이 나왔다는 것도 놀라울 정도입니다. 99%는 반대라고 나올 줄 알았으니 말이죠.

 

카카오T는 택시 기사에게 별점을 주게 만드는 악랄한 제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음식 배달 서비스 앱에서도 이런 별점이 논란이 되고 있는데, 택시라고 크게 다르지 않죠. 이용자들은 그간 기사에 대한 호의로 별점을 높게 주는 경우가 많았죠. 이런 상황에 기사에 대한 보상마저 승객이 하라는 발상이라는 점에서 황당하기만 합니다.

 

현행법으로 엄밀히 따져보면 식당이나 카페에서 팁을 따로 요구하면 식품위생법에 위반될 수 있습니다. 식품위생법에 따르면, 식품접객업자 준수사항으로 '영업소의 외부 또는 내부에 가격표를 붙이거나 게시하고 가격표대로 요금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이 팁을 따로 받기 위해서는 식품위생법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가격표'란 부가가치세와 봉사료 등을 모두 포함한 최종 가격이라는 것이 핵심입니다. 따라서 손님에게 별도 봉사료를 요구하는 건 불법이지만 전문가들은 강제성이나 의무가 없다면 원칙적으로 불법은 아니라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술집이나 식당 등에서 흥에 겨워 돈을 주는 경우는 존재합니다. 이럴 경우 불법이 아니라는 겁니다. 손님이 자발적으로 주는 것은 문제가 아니지만, 이렇게 팁 박스를 놓거나, 일부 장어집에서 노골적으로 테이블 당 5천원을 달라고 적어 놓는 경우는 당연히 불법입니다.

서비스도 없는데 서비스 비용 요구하는 황당한 팁 문화

가게 주인이 종업원들에게 지불해야 할 월급을 왜 손님이 줘야 하는 걸까요? 이 말도 안 되는 짓을 국내에 정착시키려는 자들은 누구일까요? 논란이 커지자 일부 업자는 외국인 손님들이 팁을 언급해 팁 박스를 뒀다는 궁색한 변명을 하기도 했습니다.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업주가 손님에게 돈을 지불할 수 있을까요? 만약 그게 합의된다면 팁 문화 자체를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키오스크를 써도 팁을 요구하는 행태가 서비스를 위함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라는 점에서, 팁 문화 자체는 모두 사라져야 합니다. 업자는 자신들의 책무를 팁이라는 단어로 소비자에게 전가해서는 안 됩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런 황당한 행동을 멈춰야 할 겁니다. 이미 부정적 여론이 큰 상황에서 이들이 이를 강요한다면 그들에 대한 비난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을 겁니다. 시민들은 팁을 강요하는 업체는 거부하는 행동을 보여야 합니다. 어느 순간 팁 문화는 마치 권리처럼 요구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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