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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다른 시선으로 Another View
NongDam

태풍 힌남노에 방치된 강아지와 가족과 구조된 강아지

by 조각창 2022. 9.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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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힌남노가 새벽 지나갔습니다. 우려했던 것과 달리, 태풍이 지나가는 길목을 제외하고 다른 곳의 피해는 거의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서울은 햇볕이 쨍쨍하고 울산이나 부산 등지는 물폭탄 등으로 엇갈리는 풍경을 만들어내기도 했습니다.

 

기상청의 예보와 달리, 그나마 피해가 적었다는 것은 다행입니다. 만약 별일 없을 것이라는 예보를 했다가 그와 다른 결과가 나왔다면 큰 비난을 받았을 겁니다. 태풍은 기계처럼 움직이지 않고, 수많은 변수들로 변해간다는 점에서 기상청의 과하다 싶은 안전 요구는 잘하는 행동이라고 봅니다. 국민 안전을 위해 이런 사안들은 보수적으로 보는 것이 맞으니 말이죠.

힌남노가 휩쓸고 간 경남 지역에서 두 가지 상반된 모습이 보이며 씁쓸하게 만들었습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은 가족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마음가짐도 없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은 큰 문제를 만들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되죠.

 

아무런 생각 없이 그저 남들이 강아지를 키우니 나도 키워야지 해서 산 후 싫증 나면 버리는 행위는 인간으로서 해서는 안 되는 짓이죠. 자신의 가족을 유기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이는 절대 용납될 수 없는 파렴치한 짓입니다.

 

하물며 태풍 예보가 있던 날 강아지를 버리는 자들의 마음에는 어떤 악마가 자리하고 있었던 것일까요?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비바람이 불던 5일 오후 울산에서 개를 묶어 유기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오후 10시 반쯤 울산의 한 운동장 펜스에 개 3마리가 묶인 채 버려져 있던 것을 시민이 발견한 사건입니다.

 

당시 울산에는 힌남노 영향권으로 강한 비바람이 몰아치던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이런 시기에 개를 펜스에 묶어 유기한 것은 죽이겠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유기를 할 수 있다고 해도, 역대급 태풍이 분다고 모두 조심하라며 외출도 하지 말라고 하던 그 시점, 펜스에 개를 묶어 유기한 자는 누구일까요?

 

유기된 개들을 보고 시민이 즉시 소방서에 전화를 걸었지만 태풍으로 인한 비상체제로 출동조차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이 시민은 개들을 근처 정자로 옮긴 뒤 소방대원에 의해 구조되었다고 합니다. 이 시민의 신고가 아니었다면 어떤 끔찍한 일이 벌어졌을지 상상만 해도 끔찍할 뿐입니다.

 

소방대원들이 모두 혹시나 있을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태풍 대비 비상 체제에서 이런 전화를 받으면 얼마나 황당하고 답답할까요? 도망 나온 것도 아니고, 길을 잃고 헤매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펜스에 묶어 유기한 것은 키우던 주인이 작정하고 죽으라고 버린 것이니 말이죠.

불행 중 다행으로 그 곳을 지나던 시민의 신고가 아니었다면 정말 큰일 날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파렴치한 견주가 있는 반면, 물바다가 된 도심에서 대피하는 과정에서도 반려동물을 꼭 껴안고 함께 안전 지역으로 이동하는 모습은 상반되게 다가왔습니다.

 

기본적으로 후자의 모습이 당연하죠. 위급한 상황에 자신만이 아니라 가족인 반려동물도 함께 대피하는 것은 인간으로서 당연한 행위입니다. 그런 기본적인 행위조차 거부한 자들은 인간이라고 볼 수가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역대급 태풍 예보가 내린 날 펜스에 개를 묶어 버린 견주를 꼭 찾아 처벌했으면 좋겠네요. 

힌남노는 6일 오전 4시 50분쯤 경남 거제시 인근에 상륙해 오전 7시 10분쯤 울산 앞바다로 빠져나갔습니다. 울산은 힌남노로 인해 20대 1명이 하천 급류에 휩쓸려 실종되고 정전 피해가 발생하는 등 전날부터 이날 오전 11시까지 총 1164건의 피해가 접수됐습니다.

 

여기에 한 아파트에서는 주민 7명이 지하 주차장에 차를 빼러 갔다 실종되는 끔찍한 사고가 벌어졌습니다. 안내 방송을 듣고 급하게 차를 빼기 위해 찾은 이들은 그렇게 최악의 상황에 빠진 것이죠. 아파트 관리실에서는 무슨 생각으로 주민들에게 직접 지하 주차장으로 가도록 했는지 한심하기만 합니다. 

 

반려동물을 키우기 위해서는 아이를 입양하는 절차처럼 보다 신중해져야 합니다. 그리고 반려동물을 키우기 위해서는 세금도 내야 합니다. 그만큼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죠. 이를 통해 더는 버려지는 반려동물이 나오지 않도록 제도적인 정비도 절실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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