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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gDam

치킨 6990원 팔아도 남는다vs 약 팔지 마라, 치킨 전쟁 답은?

by 조각창 2022.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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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은 분명 국민 음식입니다. 우리 국민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먹는 육류 중 하나가 닭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식자재이기도 하죠. 대한민국은 치킨 공화국이라고도 불립니다. 전 세계를 지배했던 미국의 프랜차이즈도 국내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니 말이죠.

 

한국 대중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크게 화제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한국인들이 무엇을 소비하는지에 대한 궁금증 역시 커졌습니다. 단순한 궁금증에 그치지 않고 직접 먹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도 흥미롭죠. 최근 일본에서는 드라마에서 본 한국 소주를 마시기 위해 많이 찾고 있다고 하죠.

실제 한국 소주 대일 수출량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한국의 양념 치킨 역시 한 번 먹어보면 그 중독성 높은 맛에 잊지 못한다고 하죠. 그리고 국내에서는 국룰이라 이야기되는 치맥은 하나의 문화로서 널리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과거 개인적으로 운영하던 치킨집은 사라지고, 거의 대부분이 거대 프랜차이즈 가명점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시장 닭집에나 가야 그곳에서 만드는 다양한 치킨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맛볼 수 있는 상황입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모두 거대 프랜차이즈 치킨집을 이용할 수밖에 없죠.

 

문제는 해가 갈수록 치킨 가격이 급격하게 오르고 있다는 점입니다. 서민 음식으로 대변되었던 치킨은 이제 2만원대입니다. 여기에 배달료까지 더해지면 그 이상이 될 수밖에 없죠. 편하게 시켜먹기 부담스러운 음식이 돼가고 있다는 점에서 국민들의 불만 역시 커질 수밖에 없었죠.

 

생닭의 가격이 내려가도 치킨 가격은 요지부동인 상황에서, 배만 불리는 것은 치킨 프랜차이즈입니다. 가맹점들에게 식재료를 공급하고, 다양한 형태의 비용까지 받으며 거대한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현장의 가맹점주들은 가난해지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치킨 가격 2만원 시대에도 가맹점주들은 가난해진다는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의 핵심은 결국 프랜차이즈입니다. 그들이 폭리를 취하는 동안 국민과 가맹점주들이 모두 힘들어진다고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이런 상황에 대형 마트의 가성비 치킨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홈플러스에서 판매된 '당당치킨'은 반값으로 고객들의 큰 찬사를 받았습니다. 치킨 한 마리 2만 원 시대 7천 원도 안 되는 비용으로 사 먹을 수 있다니 반가울 수밖에 없죠. 맛에서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 굳이 프랜차이즈의 고가 치킨을 먹을 이유도 없을 겁니다.

9일 한 유튜브 채널에 홈플러스 '당당치킨' 개발자의 인터뷰 영상이 올라오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당당치킨 메뉴개발 총괄책임자는 치킨 한 마리를 6990원에 팔아도 남는다고 밝혔습니다. 그 방법으로 재료를 대량 구매하고 유통 구조를 단순화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밝혔습니다.

 

박리다매이긴 하지만 손해 보면서 장사하는 것은 아니라는 발언은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물론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것에는 우리가 속아서는 안 되는 부분들도 존재합니다. 기존에 있는 매장을 활용하고, 절대 갑이 대형 마트라는 힘이 작용하니 말이죠. 

 

마진이 남는다는 말에 한 치킨집 사장이 분노해 반박글을 올리며, 논란은 시작되었습니다. 프랜차이즈 치킨집의 경우 남는 것이 없다는 주장이 나올 수밖에 없고,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가성비 있는 치킨을 옹호할 수밖에 없으니 말이죠.

 

"6990원에도 남는다고? 어디서 약을 팔아. 인건비는 안 따지냐. 자꾸 치킨집 비싸다고 하는데 내가 토요일에 받은 생닭이 마리당 4500원, 지난주 받은 식용유 한 통이 67000원이다. 거래 명세서를 찍어 올릴 수도 있다"

"염지 가격도 ㎏당 100원 올랐다. 마트는 가게 임대료도 안 내고 전기세, 가스비, 세금 이런 거 한 푼도 안 내? 너네들은 매장 차릴 때 드는 투자비용 감가상각은 생각도 안 하잖아. 누구한텐 목숨이 걸린 생업이다. 제발 정의로운척하지 좀 마"

 

프랜차이즈 치킨집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대형마트에서 직접 움직여 저렴하게 판매하는 치킨 가격과 비교하면 억울할 수 있습니다. 직접 운영하며,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가격을 보면 화가 날 수도 있습니다. 자신들이 재료를 구매하고 판매하는 과정에서 그 가격은 절대 나올 수 없으니 말이죠.

임대료부터 다양한 부가비용들도 들어간다는 점과 가장 중요한 인건비까지 생각해보면 치킨집 사장의 분노도 이해될 수 있습니다. 세세하게 따져보면 대형마트의 행태가 정상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 핵심이죠.

 

"한 마리 기준 30% 최소 마진이라 계산해도 7000원은 솔직히 말이 안 됩니다. 인건비를 생각해 보세요. 대형 마트에서 이익률 생각 안 하고 고객 유치를 위한 마케팅의 일환으로 내놓은 상품이랑 생계를 위한 판매를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면 안 되죠. 힘든 거 이해합니다. 체인점은 재료 공급을 임의대로 할 수도 없으니 원가절감도 힘들죠" 

 

치킨집 사장의 답변에 옹호하는 입장의 글에서는 대형마트의 꼼수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대형마트는 소위 미끼 상품들을 많이 만들어 판매합니다. 원가 수준의 상품을 판매하는 것은 이를 통해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함이죠. 이는 대형마트가 가진 힘이기도 합니다.

 

대형마트의 미끼 상품과 생계를 위해 판매하는 것을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면 안 된다는 주장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체인점의 경우 재료 공금을 임의대로 할 수도 없어, 원가절감도 힘들다는 것에서 방법이 나옵니다. 한 마리 기준 30% 최소 마진이라는 방식 자체도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천정부지로 올라가는 가격 문제는 프랜차이즈 본사가 폭리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지, 이를 대형마트에 비난의 화살을 돌려서는 안 되니 말이죠. 4500원에 생닭 공급하는 본사가 잘못이라고 지적하고, 변화를 이끌어 합리적 가격을 만들어가는 것이 현명한 방법일 겁니다.

2020년 기준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1~3위 본사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32%, 17%, 9%입니다. 엄청난 이익률이 아닐 수 없습니다. 높은 영업이익률은 경영을 잘해서 얻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뭘 해서 32%의 영업이익을 올릴 수 있었느냐를 따져야 합니다.

 

애플 영업이익률이 올해 6월 기준 27.82%입니다. 애플은 엄청난 기술이 들어가기 때문에 높은 영업이익률이 가능합니다. 그만큼 투자해 새로운 기술을 만들고, 이를 통해 큰 돈을 번다는 점에서 그들의 성공적인 경영을 비난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죠.

 

문제는 치킨집이 과연 애플만큼 엄청난 기술이 들어가는 것일까요? 그 엄청난 본사 마진율은 결국 점주 '쥐어짜기'에서 나온 결과물이라는 의미입니다. 스타벅스 영업이익률이 8.5%인 상황에서 32%의 영업이익률을 올리는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가 과연 정상인지부터 먼저 따져봐야 할 겁니다.  

 

본사의 폭리가 결국 소비자의 주머니를 터는 현실 속에서 대형마트가 내놓은 반값 치킨은 많은 것을 시사합니다. 점주들은 대형마트가 아니라, 본사에 항의해야 할 문제입니다. 왜 우리는 이렇게 높은 가격에 치킨을 팔면서도 큰돈을 벌지 못하냐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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