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레기 아빠라는 말은 긍정보다는 부정적 이미지가 더욱 강합니다. 가족을 위해 홀로 돈을 벌고, 아내와 아이들은 해외에서 공부하며 생활하는 이들의 모습은 제법 오래전부터 언급되어 왔습니다. 엄청난 비용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홀로 한국에 남아 돈 버는 아빠의 모습은 처량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 소재로 한 드라마나 영화들도 만들어질 정도로 그 안에 등장하는 기러기 아빠들의 모습은 씁쓸하기만 했습니다. 작은 원룸에서 살며 제대로 밥도 먹지 못하고 버는 돈을 모두 가족들에게 보내면서도 그들을 그리워하는 모습이 그려지고는 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떨어져 사는 아버지와 정을 쌓을 시간이 없으니, 점점 소원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정말 그런 아이들에게 아버지는 그저 자신들의 생활에 도움을 주는 ATM으로 인식될 수밖에 없습니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고 합니다.
부부도 함께 해야 부부로서 정이 쌓이는데 그렇게 떨어져 오랜 시간 보내게 되면 점점 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너무 당연한 이치죠.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 떠난 이국땅에서 다른 남자와 바람이 나는 것도 이상할 것은 없습니다.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기 시작하면 24시간 돌볼 이유가 사라지게 되니 말이죠. 현지에서 일을 하거나 한다면 모를까 한국에서 남편이 보낸 돈을 받고 살다보면 다양한 유혹에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만들어집니다. 그렇게 파국으로 치닫는 기러기 부부들의 모습은 많은 사건사고들로 알고 있습니다.
정형돈 부부도 쌍둥이 아이들을 위해 떨어져 살고 있습니다. 국내의 치열한 경쟁보다 해외에서 보다 여유롭게 지내고 세상을 보는 넓은 시각을 키우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봅니다. 그런 선택이 절대 쉽지는 않았을 겁니다. 가족이 서로 떨어져 살아야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니 말이죠.
하와이에 아내와 쌍둥이 딸이 가서 생활하고 있으니, 정형돈은 기러기 아빠인 셈입니다. 그런 정형돈의 모습을 보면서 이미 수없이 반복해 본 사건 사고들과 연결되는 것도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런 현실에 대해 방송에서 정형돈은 떨어져 사는 것이 힘들다고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토로는 너무 당연합니다. 가족이 함께 살아야 하는데, 떨어져 사는 것이 행복할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정형돈의 말에 일부가 소설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정형돈은 불쌍하고 처량한 존재가 되었고, 아이들과 하와이로 간 아내 한유라는 악녀가 되었습니다.
돈 잘 버는 남편의 등골을 빼먹고 자신은 하와이에서 호의호식하고 있다는 식의 주장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죠. ATM이 된 정형돈이 불쌍하다는 주장이지만, 걱정보다는 호재거리가 생겼다는 생각이 드는 주장들이 대부분입니다.
자신들이 이들 가족을 얼마나 잘 알고 있다고, 이렇게 떨어져 사는 것을 보면 두 사람 관계가 나쁘다고 주장합니다. 실제 그런 경험치가 있는 자가 얼마나 되는지도 모르겠지만, 그저 헐뜯고 비난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희열을 느끼는 이들에게 정형돈 가족 이야기는 재미로 다가올 듯합니다.
일반 직장인 기러기는 고역의 나날일 수밖에 없습니다. 가족과 헤어져 있다는 공허함이 주는 아쉬움은 정형돈도 가질 수밖에 없는 고통일 겁니다. 그래서 방송에서 아쉬움을 토로하는 것이죠. 하지만 정형돈은 그저 힘겨운 직장인이 아니라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형돈은 지금 일을 하지 않아도 평생 먹고 살 정도의 부가 있습니다. 물론 쓰임새가 있으니 꾸준하게 돈을 벌 필요가 있겠지만, 일반인들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 경제적 자립을 이룬 인물이라는 겁니다. 이는 힘겹게 기러기 생활을 하는 일반인과는 비교할 이유도 없다는 겁니다.
자신이 원하면 언제든 하와이에 가서 가족과 함께 지낼 수 있습니다. 방송 활동을 꾸준하게 하고 있지만, 조율해서 긴 시간을 가족과 보낼 수 있는 여유도 존재한다는 겁니다. 비행기 티켓값이 무서워 찾아가지도 못하고, 휴가 내는 것도 어려워 망설이는 일반 기러기 아빠와는 차원이 다른 것이 정형돈입니다.
그런 점에서 기존의 직장인 기러기 아빠의 서러움을 정형돈에게 대입시키면 황당해진다는 겁니다. 정형돈은 언제라도 자신이 가족과 함께 지내고 싶으면 가도 됩니다. 돈이 없어 못가는 것도 아니고, 다른 직장인들과 달리 자신이 원하면 조금 무리를 하기는 하겠지만 시간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한국에서 하와이는 미국과는 달리 거리상 무리도 없습니다. 그리고 아내와도 매일 통화를 하며 나름 재미있게 지내는 이들 가족의 일상을 굳이 남들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은 한심해 보일 정도입니다. 경제적 자유를 얻은 이에게 여전히 목줄 잡힌 채 머슴살이하는 일반 직장인과 비교해 오지랖을 부리는 것은 기괴합니다.
"데뷔 23년 만에 댓글 남겨 보기는 처음이다. 저 불쌍하게 살고 있지 않다. 도대체 왜 불쌍하게 보시는지 모르겠지만 제 몸과 마음이 안 좋다는 얘기들이 많던데 저 오늘 내일 하는 사람이 아니다. 저희 잘 살고 있다. 보통 다른 가정처럼 좋을 때도 있고 안 좋을 때도 있고 세상사는 사람처럼 살고 있다. 너무 걱정 않으셔도 된다"
"자식이 없을 땐 몰랐는데 애들을 키우다 보니 아이들의 정서적 발달에 신경을 쓰게 된다. 아빠 직업이 직업이다 보니 아빠가 뭐하는지도 찾아보고 하다 보면 안 좋은 시선으로 보시는 분들도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그러면서 세상이 만만치 않다는 것도 배워가는 거겠지만"
"저희 유라 누구보다 저희 가족 중심이고 든든한 저의 지원군이다. 저 불쌍하게 살고 있지 않고 저희 나름 세상 모든 분들처럼 세상과 어울려서 잘 살아 갈려고 하는 가정이다. 누군가와는 조금은 다른 삶을 살고 있을 수 있으나 그게 곧 틀림을 의미하지 않다는 걸 알기에 앞으로도 열심히 잘 살겠다"
말도 안 되는 걱정을 가장한 글들을 보고, 정형돈이 직접 글을 남겼습니다. 자신은 불쌍하게 살고 있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얼마나 황당했으면 왜 자신을 불쌍하게 보는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누가봐도 이런 오지랖은 타인이 봐도 기괴합니다.
정형돈이 왜 가족과 떨어져 살아야 하는지 밝히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선택이라는 말에 적극 공감합니다. 연예인의 자식으로 살아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모든 것이 완벽해도 안티가 생기는 세상인데, 이를 당사자도 가끔 감당하기 어려워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가족이라면 더 힘들 수밖에 없죠.
자신의 아내는 가족 중심적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무슨 불화가 생겨 떨어져 사는 것도 아니고, 아이들의 정서적 발달을 위해 국내보다는 보다 자유로운 곳에서 생활하는 것은 분명 아이들에게는 도움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 경험은 성장한 후 더욱 큰 힘을 발휘한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사실 댓글 몇 개에 우리의 개인사를 해명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고 누군가의 개인적 불편함에 제가 휘둘리는 것이 맞을까에 대한 고민이 컸던 것 같다. 제가 남편과 살지 않는 이유, 그리고 그 곳이 하와이인 이유는 100% 남편의 결정이었다"
"남편이 갑작스럽게 아이들의 유학을 제안했다. 우리 가족이 모두 함께 떠나는 유학이 현실상 힘들지만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어릴 때, 아빠가 능력이 조금이라도 될 때 자신이 느끼고 싶었던 경험을 아이들에게 시켜주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하와이인 이유는 남편이 왔다갔다 하기 쉬워야 하고 총기 사고가 제일 없는 안전한 미국, 아이들이 학업 스트레스 없이 자연에서 뛰어놀 수 있는 곳, 이 정도로 표현하면 될 것 같다"
정형돈의 글에 한유라도 입장을 밝혔습니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가정사를 이렇게 밝혀야 하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연예인의 운명이기도 합니다. 기러기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자신이나 쌍둥이 딸들이 원한 것이 아니라, 정형돈이 요구했다고 합니다.
참 당연한 이야기를 이렇게 해야 하는 것도 답답했을 듯 합니다. 아이들을 위해 아빠는 과감한 선택을 한 겁니다. 정형돈이 능력이 있을 때 아이들이 보다 많은 것들을 경험하기 원하는 아버지의 마음을 타인들은 왜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일까요?
정형돈과 한유라, 그리고 쌍둥이 딸들은 그들이 할 수 있는 행복을 누리고 있습니다. 거리감은 있지만 충분히 오가고 편하게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장소에서 서로 열심히 살다, 함께 가족의 정을 느끼는 시간을 가지는 이들이 불쌍하다면, 일반 서민들의 삶은 어떻다는 건가요? 국내에 함께 살아도 만나는 것도 쉽지 않은 가족들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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