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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승무원 LA 피습 개인적 일탈 언급한 회사, 노동자는 소모품이 아니다

by 조각창 2022. 1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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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항공사 여 승무원이 미국에서 피습되는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이 사건이 벌어진 후 회사는 사내 공지를 통해 '개인적 일탈하지 말라'는 말을 해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열악한 근무환경에 어쩔 수 없이 살기 위해 마트를 찾아 생긴 일을 개인적 일탈로 치부한 회사의 행태는 최악일 수밖에 없습니다.

 

왜 그들이 위험을 무릎쓰고 현지 마트를 찾아야만 했는지 회사가 모를 리가 없습니다. 자칫 외부에서 승무원들이 고급 호텔에서 멋진 휴가를 보내고 다시 업무에 복귀해 일을 하는 것이라는 일반적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곳도 있고 그렇지 못한 곳도 많은 것이 사실이니 말이죠.

여 승무원 LA 현지에서 피습당한 사건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국내 항공사 여성 승무원이 미국 LA 한 쇼핑몰에서 습격을 당해 중태에 빠졌습니다. 이런 상황에 사내 공지로 개인적 일탈을 하지 말라는 회사의 글이 올라오자 분노한 같은 회사 동료가 폭로하고 나섰습니다.

 

"이번 사건이 우리 회사 승무원이 맞다 아니다 라는 말이 있는데 맞다. 호텔 길 건너 버스정류장 가는 정도의 가까운 거리에서 습격을 당했고, 해당 승무원은 그곳을 혼자 가지도 않았다고 한다. 우선 부상당하신 승무원의 쾌유와 같이 있던 동료들의 정신적 안정을 빈다"

"우리 회사는 승무원들의 호텔을 안전 보다는 가성비를 우선으로 생각해 배정했다. 체류비는 항상 동일한데 물가 상승률은 높아지니 계약을 갱신할 때마다 늘 더 열악한 곳을 찾아 들어갔다. 그런 곳은 마트에 가려고 해도 걸어서 갈 수 없으며 우버를 이용하거나 운 좋으면 하루에 두세 번 호텔에서 제공해 주는 셔틀을 타고 시간 맞춰 가야 한다"

 

17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OO항공 LA사건'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는데 그 내용을 보면 안타깝고 착잡한 생각까지 듭니다. 글 쓴 A씨는 자신의 회사 승무원이 맞다며, 호텔 길 건너 가까운 마트에 갔다가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자신의 회사는 승무원들의 호텔을 선정하는 기준을 안전보다는 가성비를 우선으로 한다고 폭로했습니가. 값싸면 그만이란 생각을 했다는 의미입니다. 회사가 공지로 올린 것과 같은 개인적 일탈도 아니었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항공사 직원이 작성한 문제점

"그나마 이번에 사고가 일어난 마트는 번화가에 있다. 흔히 집 앞에 있는 이마트나 롯데마트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그곳은 승무원들이 물이며 간단한 식료품을 사기 위해 꼭 가야 하는 곳이다. 우리 회사는 현지 호텔에서 기본적인 식사를 제공하지 않는다"

"퍼듐(해외 체류비)으로는 24시간 체류하는 동안 한 끼 사 먹기도 빠듯하다. 아무리 싼 음식도 20불 정도인데 배달비까지 합치면 30불은 그냥 넘어간다. 이마저도 승무원들은 아끼려고 서로 쉬는 시점도 안 맞는데 같이 주문해서 잠도 못 자고 다 같이 로비에서 기다렸다 받아 간다"

 

A씨는 이번 사고의 원인을 회사 문제로 명확하게 정의했습니다. 해당 회사에 근무한 지 15년이 넘었으면 누구보다 시스템을 잘 아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그저 쇼핑몰이라고만 전달되며, 승무원들이 비행 끝나고 쇼핑이나 하러 간 것처럼 보일 수도 있어 보였습니다. 그런 점에서 자세한 설명은 중요하게 다가왔네요.

 

승무원들이 묵고 있는 호텔에서는 기본적인 식사 제공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렇다는 것은 알아서 사 먹으라는 것인데, 해당 호텔 앞은 현지에서도 범죄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라고 알려졌다고 하죠. 노숙인들이 많다 보니 다양한 사건사고가 벌어지는 곳이라고 합니다. 

 

뭔가 대단한 쇼핑몰이 아닌 미국의 일반적 식료품 등을 파는 타겟을 찾아갔던 승무원은 혼자도 아니었습니다. 해외 체류비도 적고 식사가 나오는 호텔도 아니라면, 그들이 살기 위해서는 먹어야 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현지 마트를 찾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 시점에 사건이 벌어진 정황들을 설명해야 할 듯합니다.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매체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6시 20분쯤 한 40대 노숙자가 LA 중심가인 다운타운 인근 한 쇼핑몰에서 흉기를 휘둘렀다고 전했습니다. 이 범행으로 국내 항공사 25세 여 승무원 A씨와 9세 소년 등이 피습당했다고 합니다.

40대 노숙인 아동과 여성 공격한 사건

피의자는 9세 소년에게 죽이겠다며 위협하며 다가갔지만 그가 피하자 칼로 찌른 것으로 전해졌다고 합니다. 이후 그는 매장에 있는 여성 무리에게 다가가 A씨의 상체를 찌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피의자는 현장에 있던 보안요원에 총을 맞고 사망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당시 A씨는 인천~LA 노선 업무를 마치고 현지에서 복귀 비행을 기다리던 상황에서 변을 당했고, 현재는 수술을 받고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가슴 부위를 찔려서 제대로 치료가 가능한지 여부는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빠르게 쾌유하기를 바랄 뿐입니다.


"코로나로 그나마 열에 하나 정도 조식 주던 호텔도 박스밀(도시락)로 바뀌어 제대로 된 식사 한번 못하고 나가지도 못해 싸간 음식들로 버텼다. 그것도 검역에 걸릴까 봐 제대로 챙기지도 못했고 서바이벌 키트 개념으로 가지고 다녔다"

"이번 일을 회사는 단지 '체류 시 주의사항'이라는 말도 안 되는 공지로 무마하려 하지 말고 실질적인 조치를 취해주길 바란다.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게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달라. 변을 당한 승무원은 체류 규정 다 지켰는데도 그 일을 당했다"

 

A씨는 승무원들이  얼마나 열악한 환경인지 구체적인 사례로 지적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인간은 먹고 싸고 자는 기본적인 행위가 안정적이지 못하면 불안해지고 사망할 수도 있습니다. 기본 욕구를 해소할 수 없는 환경이라면 이는 무척이나 큰 문제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 여 승무원 피습 사건 현지 언론 보도 내용

더 큰 문제는 폭로자가 밝혔듯, 이번 사건을 단순히 '체류 시 주의사항'이라는 말로 무마해서는 안 됩니다. 이는 개인적 일탈이 아닌, 회사의 잘못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위험에 노출되었다는 의미입니다. 노동자를 위험에 방치하고, 이를 개인적인 일탈로 치부한다면 파렴치한 행동입니다.

 

화려해 보이지만 승무원들의 삶 역시 일반 노동자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해외여행을 많이 다닐 수 있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 안에는 명과 암이 존재할 수밖에 없죠. 지금처럼 생존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현지 마트에 갔다 위기에 처할 수 있는 상황은 변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재현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회사가 노동자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라는 점에서 회사가 바뀌지 않으면 앞으로 더 큰 희생을 노동자들이 치러야 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기회에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해당 항공사는 마련해줘야만 할 겁니다. 인간을 단순히 효율의 도구로만 봐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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