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37명 몰카 촬영에도 2심에서 감형 받는 방법

여성 37명의 나체 사진을 찍거나 몰카 촬영한 남자가 2심에서 감형받았습니다. 현재와 같은 분위기 속에서 이런 감형은 의외로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1심보다 더 큰 형을 내려야 함에도 불구하고 2심이 감형을 한 이유는 가해자가 부자이기 때문이었습니다.

 

만약 이 가해자가 부자가 아니었다면 이런 감형을 받을 수 있었을까요? 절대 불가능했을 겁니다. 돈이 곧 법인 사회에서 돈만 많으면 뭐를 해도 법의 비호를 받으며 살아갈 수 있음을 이번 사건은 다시 한번 증명한 셈입니다. 

여성 37명 몰카에서 감형해주는 법원

수십 명의 여성과 성관계하는 장면을 몰래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성의 직업은 골프리조트 기업 회장 아들입니다. 이게 무슨 직업이냐 생각하실 이도 있겠지만, 그게 직업인 금수저들은 우리 사회에 넘쳐납니다. 그런 직업을 가졌다는 이유로 2심에서 그는 형량이 줄어들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박노수 부장판사)는 21일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등이용촬영·반포 혐의로 구속기소된 30대 A 씨에게 징역 1년 10개월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습니다. 지난 6월 1심은 오랜 기간 범행을 저지른 점, 피해자들로부터 용서 받지 못한 점, 공항에서 체포된 점 등을 고려해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바 있습니다.

 

1심도 약했습니다. 징역 2년이라는 형이 그가 벌인 범죄를 생각해보면 길다고 느껴지지 않습니다. 한두명에게 이런 범죄를 저질러도 실형을 받습니다. 2년이나 그 이상을 받을지는 복불복처럼 나오기 때문에 '그렇다'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사실은 너무 약했다는 겁니다. 

 

A씨의 범행을 도와 1심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은 B씨에게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고 하네요. 범행을 도운 B씨는 A씨의 비서였고, 그도 여성 3명의 나체를 몰래 촬영한 혐의를 받았음에도 집행유예 선고를 받았습니다. 

 

"A씨와 B씨가 일부 피해자와 합의했고, 피해자가 이들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피고인의 성향, 환경, 직업, 국적, 범행 성격과 재범 위험성 등을 고려할 때 취업 제한 명령 등으로 피고인이 입게 될 부작용 등을 고려하면 신상정보 고지와 취업 제한을 면제할 사정이 있다고 판단된다"

 

재판부는 이들에게 감형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37명의 여성을 농락했지만 일부와 합의했고, 그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합의를 했으니 그 대가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요구하는 것은 자연스럽습니다.

골프 리조트 회장 아들은 감형 받는다

이를 이유로 삼았다는 것은 재판부가 합의를 요구하고 이를 통해 감형해준다는 원칙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당연히 합리적입니다. 피해자들에게 금전적 배상이라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나쁘지 않으니 말이죠. 하지만 이게 '전가의 보도'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 악랄한 성범죄자가 감형받은 이유를 재판부는 직업이 부자이기 때문이라고 분명하게 밝혔습니다. 피고인의 성향, 환경, 직업, 국적, 범행 성격과 재범 위험성을 고려할 때 취업 제한 명령 등을 내릴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이로 인해 피고인이 피해를 입을 수 있으니 면제해야 한다고 재판부는 판결했습니다.

 

1심이 A씨에게 3년간의 신상정보 공개·고지, 5년 간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 제한도 명령했던 것을 2심 재판부는 부자이니 이를 모두 면제했다는 의미입니다. 부잣집 아들에게 취업 제한을 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은 끔찍함으로 다가옵니다.

 

경기도에 있는 한 대형 골프 리조트를 운영하는 기업 회장의 아들로 알려진 A씨는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총 37회에 걸쳐 여성 37명의 나체를 몰래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A씨는 기소되기 한 달 전 미국으로 출국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에 가던 중 경찰에 긴급 체포됐습니다. 억울하면 부잣집에서 태어나라는 말이 참 잔인하게 다가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