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가맨3 양준일 소환된 시대를 앞선 천재 뮤지션의 귀환

진짜가 돌아왔다. 많은 이들이 기대했던 90년대 최고 스타인 양준일이 방송에 출연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많은 이들은 큰 관심을 가졌다. 누구도 섭외하지 못했던 그 스타가 '슈가맨 3'에 출연한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도 온라인이 후끈거릴 정도였다.

 

'온라인 탑골공원'을 통해 과거 스타들이 소환되는 경우들이 많았다. 현재 스타들과 과거 스타들을 비교하는 10대들의 문화까지 만들어질 정도였다. 아버지 어머니 세대는 무엇을 들었는지 궁금한 그들에게 90년대 스타들의 모습은 신선하고 신기함 그 자체였다. 

부모 세대 문화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유튜브를 통해 확산되는 문화 다시 보기는 반가운 일이다. 이 과정에서 양준일이 소환되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분면 30년 전 영상인데 낯설지 않다. 지금 데뷔를 한 신인이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다.

 

지디와 비교가 되는 것은 이상할 것이 없다. 시대를 앞서간 음악과 패션, 그리고 자유로운 행동까지 뭐 하나 빠질 것이 없던 스타가 어느날 갑자기 사라졌다. 그리고 30년이 지나 뜨거운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그렇게 모두가 보고 싶어 하던 스타가 드디어 '슈가맨 3'을 통해 돌아왔다.

 

모두가 원했던 그의 무대는 당연히 매력적이었다. 이제는 50대가 되어버린 양준일이지만 20대 자신과 마주해도 이상할 것 없는 좋은 퍼포먼스로 무대를 장악했다. '리베카'를 부르는 양준일의 모습에 정말 환호한 것은 10대들이었다. 통상적으로 '슈가맨'에 나오는 스타들은 부모 세대들이 좋아한 스타들이다.

 

10대들과는 완전한 단절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알 수 없는 그들에 열광하는 것은 앞선 새로운 문화의 힘이다. 그리고 과거나 지금이나 큰 괴리감이 들지 않는 시대를 앞선 스타일 때문이다. 특수효과로 과거 영상처럼 꾸민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시대를 앞서간 양준일의 무대는 최고였다.

 

"미국인으로서 10년짜리 비자를 갖고 들어왔다. 6개월마다 확인 도장이 필요해서 도장 받으러 갔는데 당시 업무 담당자가 '난 너 같은 사람이 한국에 있는 게 싫다. 내가 이 자리에 있는 동안 절대 이 도장은 안 찍어줄 거다'라고 했다. 이후 내가 공연에 올라가려고 했는데 출입국 관리소에서 나왔고, 어쩔 수 없이 미국으로 돌아갔다"

 

그가 갑자기 사라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지금 들으면 말도 안 된다. 교포로 국내에 10년짜리 비자로 들어왔는데, 업무 관계자의 황당한 행동으로 인해 결국 미국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개인감정으로 그런 결정을 해도 되는 시대였다는 사실이 황당하다.

 

영어를 너무 많이 사용해서 방송 부적격이었고, 앞서간 무대 퍼포먼스가 퇴폐적이라며 비난을 받았던 비운의 스타. 그리고 V2라는 이름으로 다시 돌아와 '판타지'로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무려 8년 만에 다시 돌아왔지만 양준일이라는 이름으로는 활동을 할 수 없어 만든 이름이었다.

 

그렇게 성공가도를 달리는 듯했지만, 과거에는 일상처럼 되었던 노예 계약으로 인해 더는 활동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학원에서 영어를 가르칠 수밖에 없었다는 비운의 스타가 이제 50이 넘어 무대에 섰다. 그 화려함 속에 묻어난 고통은 모든 이들을 마음 아프게 했다.

현재 아내와 아이와 함께 4년 전 미국으로 들어가 살고 있는데 경제적으로 힘들다고 한다. 식당 서빙을 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그가 방송에 출연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으니 말이다. 2주를 비우면 생활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관심을 보인다고 쉽게 출연을 할 수는 없었다.

 

시대를 앞서간 비운의 스타. 30년이 지나 10대가 열광하는 스타가 된 양준일은 진정한 의미의 '슈가맨'이었다. 그의 화려한 퍼포먼스를 직접 볼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도 반가운 일이었다. 다시 돌아가 식당 서빙 일을 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게 다가올 정도다. 그 뛰어난 능력이 척박한 환경으로 인해 잘려나갈 수밖에 없었으니 말이다.

 

22일 녹화를 마치고 아내와 함께 다시 미국으로 돌아간 양준일. 다시 식당 서빙일을 하는 그가 방송을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아내가 리허설 무대를 보고 한없이 울었다고 하니 참 안타깝기만 하다. 시대가 막아버린 꿈. 여전히 화려한 양준일의 삶이 어떻게 될지 알 수는 없지만, 그의 무대를 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특별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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