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침묵을 요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이런 폭로는 누구를 위한 것이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힘들게 영화를 찍은 모든 이들에게 이는 불행하다고 외칠 수도 있다. 하지만 윤지혜는 대단한 용기를 냈다. 이런 용기 아니면 현장은 바뀌지 않으니 말이다.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제작된 작품이라는 점에서 프로라고 볼 수는 없다. 제작비 역시 7, 000만원 정도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학생들 습작 중 고가의 작품 정도로 볼 수 있는 수준이었다. 이런 영화에 윤지혜가 출연했다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 될 수 있다.
"아직까지도 회복되지 않는 끔찍한 경험들에 대해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 털어 놓으려 한다. 비정상적인 구조로 진행된 이 작업에 대해 '내 스스로가 왜 이런 바보같은 선택을 하게 되었는가'는 끊임없이 나를 힘들게 하고 있다. 모든 것은 나의 착각이었고, 내가 선택한 연기 욕심은 경솔했던 후회가 됐다"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호흡'과 관련해 윤지혜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촬영 과정에 대한 분노를 쏟아냈다. 촬영내내 고통을 받았고, 그 아픔과 상처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내용이 워낙 무겁다보니 영화 속 주인공에 몰입해 벌어진 일 정도로 생각이 들 정도였다.
영화 '호흡' 제작비는 약 7000만원 정도였다. 보통의 영화 제작과 달리, 교육기관에서 만든 일종의 졸업작품 형식이라 준비도, 촬영 진행 방식도 문제가 많았다고 주장했다. 고정 스태프 없이 '도와준다'는 개념으로 현장을 오갔고, 안전과 통제 또한 확보되지 않았다. 이는 전형적인 단편 영화 제작 과정이다. 윤지혜는 이를 주인없는 현장이라고 표현했다. 말 그대로 엉망진창이었다는 것이다.
"한번은 '감독님은 그럼 이게 장편 입봉작이네요?'라는 질문에 '이런 학생영화를 누가 입봉으로 보냐'고 말했던 권만기 감독의 자조적 시니컬도 기억한다. 어수선한 현장에서 레디 액션은 계속 외치더라. 그거 밖에 할 줄 아는게 없는지. 액션만 외치면 뿅하고 배우가 나와 장면이 만들어지는게 연출이라고 kafa에서 가르쳤냐"
"날 왜 캐스팅하고 싶어했는지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욕심만 많고 능력은 없지만 알량한 자존심만 있는 아마추어와의 작업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짓인지, 얼마나 무모한 짓인지 뼈저리게 느꼈고 마지막 촬영날엔 어떠한 보람도 추억도 남아있지 않게 됐다. 이러한 작업조차 간절히 원하는 많은 배우들이 있다는 것을 알기에 죄송하기도 하지만, 난 황폐해졌고 2년 몇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기억이 괜찮지 않다"
이 글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가온 것은 감독의 안일함이었다. 모든 작품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도 부족한 상황에서 시니컬하게 학생영화라 칭하던 감독의 행태를 보면 참 어처구니가 없다. 스스로 자신의 작품이라 생각하지 않은, 누가 감독인지도 알 수 없는 현장이었다는 의미가 된다.
이런 상황에서 당연히 드는 생각은 왜 자신을 캐스팅했는지 의문이 들었다는 것이다. 학생 작품에 자신을 불렀다는 사실에 당황했을 듯하다. 젊은 감독의 새로운 작품에 함께 하고 싶었을 배우 윤지혜의 실망은 그래서 클 수밖에 없다. '욕심만 많고 능력은 없지만 알량한 자존심만 있는 아마추어'라는 정의가 뼈저리게 다가온다.
"마케팅에 사용된, 영화와 전혀 무관한 사진들을 보고 다시 한번 뒷통수를 맞은 기분이 됐다. 어떻게라도 하지 않으면 너무 마음이 힘드니 실없이 장난치며 웃었던 표정을 포착해 현장이 밝았다니. 걸작이라는 문구는 대체 누구의 생각인가. 상 몇개 받으면 걸작인지"
"이 영화는 불행포르노 그 자체다. 그런식으로 진행된 작품이 결과만 좋으면 좋은 영화인가. 이 영화의 주인 행세를 하는 그들은 명작, 걸작, 수상한, 묵직한 이라는 표현을 쓸 자격조차 없다. 알량한 마케팅에 2차 농락도 당하기 싫다. 애정을 가지고 참여한 작품에 가혹한 상처들이 남았고, 실체를 호소하고 싶고, 다른 배우들에게도 kafa와의 작업 문제점을 경고해야 한다고 생각해 이런 장문의 글을 쓰게 됐다"
잊고 싶은 기억이었던 '호흡'이 개봉을 앞두고 홍보를 하면서 그때 아픈 기억이 다시 떠오른 것으로 보인다. 하도 엉망인 상황이라 스스로 최면을 걸듯 실없이 장난치며 웃어야 했던 상황을 담아 '밝은 현장'이라 포장하는 마케팅에 경악스러웠다는 의미다.
'명장''걸작'이라는 표현을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는 이들의 행태는 황당하다. 알량한 마케팅에 2차 농락도 당하기 싫다는 윤지혜의 분노는 당연함으로 다가온다. 아무리 열악한 환경이라고 해도 함께 작품을 만드는 이들도 많다. 이런 작품으로 인해 수많은 단편 영화나 소규모 영화를 하는 이들이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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