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시세끼 어촌편3 에릭이 선사한 느린 요리 세계의 마력 통했다

이서진이 새로운 형제들과 함께 섬으로 향했다. 옥순봉을 떠나 득량도로 향한 이서진은 에릭과 윤균상을 자신의 이름이 붙은 작은 어선 '서지니호'를 직접 몰았다. 불안한 동생들과 달리, 면허증까지 딴 형 서진은 노련하게 섬을 향해 나아갔다. 비록 정박하는 상황에서 조금 당황하기는 했지만 서지니호는 그렇게 득량도에 도착했다.

 

많은 짐을 나르기 위해 준비된 것은 에릭을 위한 선물 '에리카'였다. 오토바이를 개조해 짐을 실어 나를 수 있도록 만든 '에리카'는 실제 에릭의 큰 누나 이름이라며 잠시 서글퍼 하기는 했지만 그렇게 저속 주행과 불편한 승차감이 자랑인 '에리카'는 그들을 집으로 안내했다.

 

어렵게 도착한 세끼 하우스에는 마지막 선물인 '균상이꺼'라고 적힌 큰 통이 마루에 놓여 있었다. 배와 오토바이, 통으로 이어지는 선물은 그들의 역할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이라는 점에서도 재미있었다. 고창에는 냉장고도 있었고 가스버너도 준비되어 있었다.

 

득량도에는 냉장고도 가스버너도 존재하지 않았다. 불을 피워야 하는 공간마저 직접 만들어야 하는 그 척박한 곳에 너무 어울리지 않게 커다란 수조는 그곳이 섬이라는 사실만 일깨웠다. 왜 자신들에게는 이렇게 힘든 상황만 만드냐고 투덜거리는 서진에게 "tvN10주년을 맞은 초심으로 돌아가기"라며 놀리는 나 피디는 그에게는 얄미운 존재였다.

도착과 함께 투덜거림이 있기는 했지만 이내 점심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득량도에서 요리는 에릭의 몫이었다. TV를 보며 배웠단 요리 솜씨가 의외로 좋았다. 비닐봉지를 이용한 귀차니즘 요리의 진수를 보여주기는 했지만 의외로 맛있는 식사에 모두 만족하는 모습은 흥미로웠다.

 

모든 것이 다 좋았는데 너무 느리다는 사실이 문제였다. 귀차니즘이 몸에 베인 에릭은 요리를 준비하는 과정부터 수시로 생각에 잠기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세 명 분의 요리를 해본 적이 없다는 에릭은 그렇게 수시로 생각에 잠기며 신중하게 요리를 하는 모습으로 모두를 즐겁게 만들었다.

 

비록 요리 속도가 느리기는 하지만 멋진 완성물을 만들어내는 에릭의 진가는 저녁 시간에도 이어졌다. 통발로 잡은 게와 낚시 초보인 균상이 낚은 보리멸을 가지고 저녁 식사를 책임져야 하는 에릭은 그렇게 다시 천천히 하지만 맛깔 나는 식사를 만들어냈다.

 

게를 분리하고 살을 완벽하게 발라낸 후 게의 맛을 극대화시킨 된장찌개는 이서진을 놀라게 했다. '삼시세끼'를 하면서 찌개로서는 가장 맛있었다고 말하는 이서진은 에릭의 요리에 만족을 표했다. 문제는 언제나 시간이었다. 요리를 잘 만들기는 하지만 느릿한 속도는 11시가 다 되어서 저녁을 먹는 상황을 만들었으니 말이다.

 

균상의 반려묘 쿵이와 몽이는 그 귀여움으로 인해 단박에 시선을 사로잡았다. 낯가림이 심하지만 그 사랑스러움에 서진도 눈길을 뗄 수 없는 모습은 재미있게 다가왔다. 고창에는 겨울이가 그 모든 매력을 담당했다면 섬 득량도에서는 쿵이와 몽이가 귀여움을 담당할 예정이다.

 

투덜거리지만 여전히 든든한 큰 형 서지니와 비록 느릿하지만 요리와 낚시까지 수준급인 에릭.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힘쓰는 것을 제외하고는 전무한 순수한 막내 균상까지 '삼시세끼 어촌편3'는 의외로 매력적인 조합을 첫 회부터 선보였다. 왜 많은 이들이 이 프로그램을 볼 수밖에 없는지 첫 회부터 잘 보여주었으니 말이다.

빠르고 맛깔스럽게 요리를 하는 차줌마와 정반대에 있는 에릭의 느릿한 요리는 색다른 재미로 다가왔다. 요리를 하는 동안 수없이 생각을 하는 독특한 에릭의 요리는 비록 시간을 걸리지만 정성으로 만들어 모두를 만족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차줌마의 요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서진, 에릭, 윤균상으로 이어지는 '삼시세끼 어촌편3'는 우려할 필요 없이 충분히 만족스러운 조합이었다. 첫 회부터 그들의 캐릭터가 명확하게 드러났다는 점도 반갑다. 서로 너무 다르지만 그래서 어울릴 수밖에 없는 이 조합은 색다른 재미로 다가왔다. 

                                                                       [글이 마음에 들면 공감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