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스타 제대로 발굴한 예능 새싹 김병현 압권이었다

김성령, 손정은, 김병현, 남창희가 출연한 '라디오스타'는 오래간만에 편하게 웃을 수 있는 방송이었다. 4명 모두 자신의 존재감을 잘 보여주었고 흥미롭게 풀어냈다. 그중 가장 돋보였던 것은 바로 김병현이었다. 메이저리그를 지배했던 진짜 투수 김병현의 입담도 최고였다.

 

김병현은 야구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절대 모를 수 없는 존재다. 대학교 2학년 시절 미국으로 건너가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2개나 가진 한국인 최초의 선수다. 이후 수많은 선수들이 도전했지만 김병현의 기록을 깬 이는 없다. 막강 전력이라는 다저스도 월드시리즈 문턱에서 항상 무너지는 것을 보면 김병현은 대단하다. 

김병현 하면 생각나는 것은 손가락 욕이 대표적이다. 거대한 체구를 가진 선수들이 가득한 메이저리그에서 왜소한 체격이었지만 항상 당당하기만 했던 김병현. 좌충우돌하며 실력으로 자신을 비웃는 이들을 꼼짝 못하게 했던 이가 바로 김병현이었다. 

 

미국 메이저리그와 일본과 한국, 그리고 호주 프로야구까지 모두 경험했던 김병현은 완전히 은퇴를 한 후 이제는 메이저리그 중계를 하며 방송 활동을 시작했다. 그동안 우리가 김병현을 얼마나 모르고 있었는지 잘 보여주듯 그는 편안함과 천진난만함으로 야구팬들을 환호하게 만들었다. 

 

아나운서이지만 배우로서도 이제 막 발을 내딛기 시작한 손정은도 흥미로웠다. 뉴스 진행자가 아닌 다양한 매력을 선보일 수 있는 방송인이라는 사실을 보여주었다는 것만 해도 만족스러웠다. 아직 연기자로서 입지를 다지거나 할 수 있는 위치는 아니다. 하지만 가능성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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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유망주처럼 이야기 되는 남창희 역시 여전히 매력적인 존재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럼에도 뭔가 한 방이 부족한 남창희에 대해서는 아쉬움도 교차한다. 분명 자기 역할은 하지만 그 이상의 뭔가를 할 수 없다는 점은 그래서 아쉽기도 하다. 뭔가 확실한 하나가 부족해 보이는 면이 다시 드러난 셈이니 말이다.

 

다시 돌아와 김병현을 보면 참 대단하다고 생각된다. 좌충우돌하며 야구하는 모든 이들이 선망하는 메이저리그를 호령했던 최고의 선수 중 하나였던 김병현. 하지만 전성기는 너무 짧았고, 자존심 때문에 야구도 포기하지 못하던 김병현은 스스로 그 원인을 찾아냈다고 한다.

 

남에게 의지하기보다 스스로 뭔가를 해결해가는 김병현의 성격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기도 했다. 의도하지 않은 이른 메이저리그 행. 당시 한국인 최대 계약금을 받았던 김병현. 그 모든 돈을 부모에게 보내주었던 김병현은 가족애도 크고 높다. 계약금과 4년 동안 자신이 받은 연봉을 집에 보내주던 효자였다. 

 

더는 돈을 보내지 않아도 가족들은 충분하다는 말을 듣고 김병현은 FA 계약을 하면서 번 돈을 어떻게 써야 할지도 몰랐다고 한다. 최고급 오디오 기기를 샀는데, 집에 어울리지 않아 집을 새롭게 구했다는 김병현. 자신을 비웃는 자들을 위해 최고급 차량을 산 김병현의 성격이 잘 드러난다.

 

갑작스러운 미국식 식습관으로 인해 문제가 생겼다는 사실을 알고 채식으로 바꾸며 전성기 시절의 몸을 찾았다고 한다. 그렇게 스스로 도전하고 무너지고, 다시 성장하는 과정을 겪어가는 김병현은 그렇게 다시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되었다. 최고의 선수였던 그가 이제는 예능에 도전한다.

 

안정환, 서장훈과 함께 출연하는 '편애중계'에 출연하는 김병현은 충분히 매력적인 인물이다. '라스'에서 김병현은 충분히 매력적인 예능인이라는 사실을 잘 보여주었다. 어쩌면 앞서 스포테이너들보다 더 큰 존재감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품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