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 전 차관은 김연아와 박태환을 왜 싫어했을까?

'체육계 대통령'이라고 불렸다는 김종 전 차관이 구속되었다. 당연히 구속되어야 할 자가 아닐 수 없다. 고위 공무원이라는 직책을 가지고 최순실의 종이 되어 온갖 패악질을 한 그는 중범죄자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최순실 일가에게는 팬더라는 별명으로 불렸다는 최순실의 개를 자처했던 김종은 왜 스포츠 스타를 싫어했을까?

일본에서 개최된 아시아 수영선수권 대회에서 4관왕을 차지한 박태환은 다시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그런 그가 직접 기자회견을 가지며 김종 전 차관의 압박 사실을 밝혔다. 국제기구에서도 박태환의 올림픽 출전이 합당하고 판결한 상황에서 대한체육회가 막고 나선 올림픽 출전 불가는 김종 전 차관의 작품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에는 (김 전 차관이) 너무 높으신 분이라서 무서웠지만 올림픽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올림픽 출전을 포기하면 기업 스폰서와 연결해주겠지만 출전을 고집하면 불이익을 주겠다"

김 전 차관은 박태환을 만나 올림픽 출전을 하지 말라고 협박하고 회유를 해왔다. 기업 후원이나 교수직 자리를 보장하는 등 그 협박과 회유는 집요했다. 체육교 고위 공직자가 박태환에게 직접 이런 말을 쏟아낼 정도면 엄청난 부담이 될 수밖에는 없다. 

박태환이 악의적으로 불법 약물을 투약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불법 약물을 투약했다는 점에서 그는 징계를 받았다. 징계가 풀린 상황에서 문체부는 박태환을 의식해서인지 갑작스럽게 추가로 3년 동안 대표선수로 뛸 수 없다는 대한체육회 규정까지 만들어냈다. 

현재 알려진 것은 김 전 차관이 염두에 둔 선수가 따로 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최순실 일가와 김종 전 차관이 하나가 되어 온갖 악행을 해왔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이상할 것도 없다. 빙상 계만이 아니라 스포츠 전 분야를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려 했다는 것은 분명하다. 물론 문화 체육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를 자신들 것으로 만들려했으니 말해 무엇 하랴.

"나는 김연아를 참 좋아하지 않는다"

김종 전 차관이 박태환을 협박하는 과정에서 이런 발언을 했다고 뒤늦게 나왔다. 김연아가 '늘품 체조 시연회' 불참과 관련해 현 정부에 미운털이 박혔다는 기사는 어제 큰 논란으로 이어졌었다. 김종 전 차관의 이런 노골적인 발언을 보면 이들이 김연아를 정말 싫어했고 불이익을 줬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어 보인다. 

IOC 위원이 된 탁구선수 유승민에 대해서도 "흠이 있어 IOC 의원이 될지 모르겠다"라고 폄하했었다고 한다. 쇼트트랙 비리로 인해 러시아로 귀화했던 안현수와 관련해서도 "금메달을 따도 인정받지 못할 것"이라는 말로 비하했었다고 한다. 김종 전 차관의 이런 발언들 속에는 자신들이 밀고 있었던 선수들과 연결되어 있었다고 볼 수도 있다. 

국가 정책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은 스포츠 스타들에 대해 불이익이 주어졌었다는 이야기가 들리고 있다. 박태환은 대표적인 선수다. 수영 스타로 수영협회나 정치인들이 요구하는 행사에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했다. 무례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들도 있었지만 박태환이 왜 그랬는지가 이해가 된다. 

김연아도 그런 행사들에 자주 참여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국가를 위한 행사에는 언제나 참석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선 김연아가 없었다면 유치도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다. 그런 김연아를 '늘품 체조 시연회'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불이익을 주는 그들은 인간도 아니다. 

도둑들이라고 부르기에도 부족한 이 범죄 집단들은 철저하게 조사를 받고 엄중한 처벌을 받아야만 한다. 청와대에 숨은 채 여전히 자신의 죄를 부정하고 있는 대통령 역시 이제는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 최소한 국가에 대해 자신의 인생 마지막으로 좋은 일을 한다면 그게 최선이니 말이다.

                                                               [글이 마음에 들면 공감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