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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다른 시선으로 Another 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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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등받이 젖힌 남성과 뒷자리 여성 논란의 핵심은 뭔가?

by 조각창 2023.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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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나 버스에서는 최대한 상대를 배려해야만 합니다. 좁은 공간에서 빠르게 달리고 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더더욱 상대에 대한 배려는 너무 중요합니다. 더욱 장거리 이동을 한다면 그건 그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옆자리나 앞뒤자리에 불편한 사람이 타고 있으면 목적지에 가는 동안이 힘겨움의 연속일 수밖에 없습니다. 상대에 대한 배려 없는 자신만을 위한 행동을 하는 이들이 종종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의 특징은 남의 시선도 무시한다는 것이죠.

기차 등받이 욕설 논란

시선을 무시한다는 것은 개선도 불가하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자신보다 거대한 몸집이나 무서운 사람이라면 그런 행동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상짓도 사람 봐가면서 한다는 말이 딱 맞는 경우죠. 자신이 감당이 불가한 사람 앞에서는 조용하게 목적지까지 가는 것도 이런 사람들의 특징입니다.

 

지난 13일 JTBC 사건반장은 12일 한 SNS에 올라온 기차 안 승객 두 명이 언성을 높이는 영상을 다뤘습니다. 영상 내용은 단순하고 명료합니다. 조금만 서로 이해한다면 그렇게 싸울 일도 아니라는 점에서 씁쓸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영상에서 남성 A씨는 등받이를 힘껏 젖히고 좌석 테이블을 꺼내 휴대전화를 올려두고 보고 있었습니다. 이에 불편함을 느낀 뒷자리 여성 B씨가 항의하면서 다툼이 시작됐습니다. 이는 조금만 서로 배려했다면 이런 일은 나올 수도 없습니다. 

B씨는 "이보세요. 지금 다른 의자들 보세요. 이렇게 뒤로 젖혔는가"라고 말을 걸었고, A씨는 "무슨 X소리예요 아줌마"라고 대꾸하며 논란은 시작되었습니다. 대뜸 욕부터 하는 의자를 뒤로 젖힌 남성의 행동은 분명 잘못이라고 봅니다. 

막말에 화가 난 B씨는 "X소리는 무슨 X소리야. 똑바로 해!"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A씨는 "목소리 낮추세요. XXX이네 진짜 XX" 욕설을 내뱉으며 상황은 격화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상대가 여성이라는 이유도 이런 행동을 하는 이유가 되었을 듯합니다.

이에 B씨는 "XX 진짜 지XX이네. 네가 먼저 욕했잖아 지금. 너 지금 다른 데 의자 한 번 봐라. 너처럼 이렇게 돼 있는지. (의자) 세워라"라고 소리친 후 바로 B씨는 "내가 불편하다"고 말했지만, A씨는 "난 안 불편하다. 닥치고 그냥 앉으세요. 내 돈 주고 내가 앉는 거다"라고 했습니다.

등받이 규정을 지키지 못하는 상황에서 배려가 우선이다

이 상황을 보면 누구라도 B씨처럼 분노했을 듯합니다. 대뜸 욕을 하고 전혀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이 부리는 억지는 분노를 부를 수밖에 없습니다. 타인이 자신 때문에 불편을 호소해도 나는 불편하지 않으니 닥치고 그냥 가라는 사람에게 분노하는 것은 너무 당연합니다. 

 

서로 싸우게 되니 당연히 기차 안은 소란스러워졌죠. 이런 상황이 되자 역무원이 출동해 뒷자리에 앉은 B씨의 좌석을 변경해 주겠다고 조치를 취하며 사건은 일단락됐습니다. 하지만 승객들이 많다면 이런 자리 바꾸기는 어려웠을 것이고, 논란은 더욱 심해졌을 겁니다.

 

이 사건의 핵심은 의자 등받이를 어디까지 내릴 수 있냐는 점일 겁니다. 의자가 눕힐 수 있을 정도로 모두 눕힌다고 이게 잘못이라 말하기 어려울 겁니다. 그건 의자가 그렇게 제작되었기 때문이죠. 이를 충분히 이용해 목적지까지 가는 것 자체를 비난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뒷자리에 승객이 있다면 상대를 배려할 의무도 존재할 겁니다. 앞자리에 앉은 이가 등받이를 최대한 뒤로 밀어도 된다며 그게 자신의 권리라면, 뒷자리에 앉은 이가 가질 의무도 존중해야 합니다. 앞자리 권리만 외치고, 뒷자리 권리는 내 알바 아니라면 그건 문제입니다. 

 

이 논란의 핵심은 기차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도로운송차량보안규칙 제22조 좌석'을 보면 앞좌석 등받침 후면과 뒷등받침 전면의 거리는 65㎝ 이상이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프리미엄·우등 버스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좌석당 65㎝~71㎝정도의 공간이 주어지게 됩니다.

 

정해진 공간이 넉넉하지 못하니 등받이 젖히는 것에 대해 서로의 권리와 공간을 이야기하며 다툴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 이런 등받이 젖히는 문제로 뒷자리에서 업무를 보던 사람의 노트북이 파손되어 변상하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배려와 양보가 사라져가는 분노만 더해지는 사회

2015년에는 60대 남성이 비행기에서 의자를 뒤로 젖힌 앞자리 승객과 실랑이를 하던 중 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져,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부에서 폭행한 남성에게 벌금 150만 원을 선고한 사례도 있습니다. 이는 과거 주차장에서 그어놓은 선이 지금 와서 문제가 되는 것과 유사합니다.

 

문콕 사고가 많이 일어나는 이유는 과거에 정한 기준과 달리, 최근 대형 차들이 늘어나다 보니 주차 공간이 협소해졌습니다. 하차할 시 당연히 여유롭게 내려야 하지만 그게 불가능하니, 문콕 사고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이번 사건도 기차의 기본적인 문제에서 발생한 사건입니다. 그럼에도 사람의 문제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한꺼번에 모든 것을 바꿀 수 없다는 점에서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배려해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뒷자리 승객이 문제제기를 했을 때 이를 받아들이고 서로 양보할 수 있는 범위로 등받이를 사용했다면 아무런 문제도 없었을 겁니다. 참 씁쓸한 사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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