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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스타

기생충 봉준호 감독 아카데미 4관왕과 마틴 스콜세지

by 조각창 2020. 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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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차지했다. 모두가 상상한 것이 사실로 이뤄지는 순간을 맞이하게 되었다. 가장 보수적이라고 평가되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비영어권 영화가 작품상을 받을 것이라고는 누구도 상상하기 어려웠다.

 

아카데미보다 진보적이라던 골든 글러브에서도 '기생충'은 외국어 영화상을 받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물론 그들의 기준으로 작품상 후보조차 될 수 없었지만 말이다. 영국 아카데미에서도 '기생충'은 그저 외국어 영화상에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세계적으로 주목 받았던 영화제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은 샘 멘데스 감독의 '1917'이 전부 가져갔다. 칸에서는 봉준호의 손을 들어줬지만, 다른 유수의 영화제에서 샘 멘데스의 '1917'은 많은 상을 받았다. 전쟁 영화에 영국 감독과 미국 자본이 합해져 만들어졌다는 의미는 강력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이런 흐름과 권위가 높지만 그만큼 보수적인 아카데미에서는 샘 멘데스 감독의 '1917'이 작품상을 비롯해 중요 수상을 할 것이라는 예측들이 높았다. 하지만 이런 예측은 모두 틀렸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외국어 영화상인 '국제장편영화상' 수상은 유력했다. 나머지 5개 후보는 수상이 유력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뚜껑이 열리자 모두의 예상은 빗나가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호명되었던 '각본상'을 '기생충'이 받았다. 비영어권이자 아시아 국가인 한국어로 만들어진 영화에 '각본상'을 줬다는 것은 파격적이다. 그동안 이런 일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각본상'을 '기생충'에 주면서 파격을 예고했다. 모두가 알고 있듯 '국제장편영화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이 다시 호명된 것은 '감독상'이었다. 이 역시 유력하지만 이들의 성향을 보면 샘 멘데스 감독 수상이 유력한 것도 사실이었다. 

 

"어렸을 때 가슴에 항상 새겼던 말이 있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그 말을 하셨던 분이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다. 학교에서 마틴의 영화를 보며 공부했다. 같이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 영광이다. 상을 받을 줄 정말 몰랐다. 저희 영화를 아직 미국의 관객들이 모를 때 항상 제 영화를 좋아하는 리스트에 꼽았던 쿠엔틴 형님이 있다. 정말 감사하다. 쿠엔틴 알러뷰"

 

"같이 후보에 오른 토드와 샘 모두 존경한다. 오스카에서 허락한다면 텍사스 전기톱으로 다섯 개로 잘라 나누고 싶은 마음이다. 내일 아침까지 술 마시겠다"

 

감독상을 예상하지 못한 봉준호 감독은 무척이나 감격스러워했다. 그리고 그 감격은 감동스러운 수상소감으로 이어졌다. 그는 현장에 함께 감독상 후보로 올려진 마틴 스콜세지를 위한 헌사를 했다. 학창시절 마틴의 영화를 보며 공부했다며 함께 후보에 올랐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 했다.

 

마틴이 했다는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라는 말을 하며 객석에 앉아 있는 마틴을 향해 경의를 표하자 모두가 기립 박수를 보내기 시작했다. 조금은 당황한 듯한 마틴 역시 울먹거리며 일어나 화답하며, 봉 감독에게 엄지를 들어 보이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봉 감독의 소감은 언제나 화제였다. 그리고 그의 이런 모습은 더 큰 감동을 전해주었다. 작품상까지 차지하며 아카데미 시상식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의 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날이었다. 대한민국 영화 역사를 새롭게 작성한 이 기록적인 하루는 기적과도 같다.

 

가장 보수적이었던 아카데미 시상식 마저 변하게 만든 '기생충'은 이제 전설이 되었다. 세계인들이 모두 공감할 수밖에 없는 보편적인 주제를 다양한 장르적 방식으로 표현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그렇게 세계인들의 가슴을 뛰게 했다. 그 위대한 여정은 이게 마지막이 아니라 이제 더 앞으로 나아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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