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또 다른 시선으로 Another View
Entertainment/스타

국가애도기간 상품 파는 인플루언서, 잘못인가 당연한가?

by 조각창 2022. 11. 3.
728x90
반응형

국가 애도기간은 오는 5일까지 이어집니다. 그렇다면 그 애도기간이 지나면 이제 마음껏 웃고 떠들고 놀아도 된다는 것인가요? 애도는 그렇게 시간을 정해 진행되는 것은 아니죠. 그럼에도 국가가 자신의 역할을 방기하고 수많은 국민들의 죽음 뒤에 애도 기간을 내놓은 것은 참 허망함으로 다가옵니다.

 

이태원 참사는 분명 안타까운 죽음입니다. 충분히 막을 수도 있는 참사였지만 이번에도 정부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일을 해야 할 자들이 할 일을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 이태원 참사는 잘 보여주고 있죠. 대통령이 매일 기자들을 이끌고 참배하는 것은 쇼에 불과합니다. 그 시간에 문제을 어떻게 해결하고 대책을 제대로 마련할지 힘을 쏟아야 하죠.

매일 참배한다고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이는 없습니다. 이는 대통령이 자신의 역할을 하지 못하거나, 필요 없는 존재임을 스스로 자인하는 꼴일 뿐이죠. 총리는 이태원 참사 외신 브리핑 장에서 히히덕거리며 농담이나 하고 있는 것이 현 정부의 행태이기도 합니다.

 

박명수가 자신의 라디오 방송에서 애도 기간이 끝나면 애도가 끝나지냐 라는 말은 곱씹어봐야 합니다. 참사 원인과 해결이 되지 않으면 그 애도의 마음은 끝나지 않습니다. 8년 전 세월호 참사에 대한 애도가 그저 시간이 지났다고 끝났다고 할 수 있을까요? 여전히 이 참사의 정확한 원인과 이유, 그리고 책임자들에 대한 제대로 된 처벌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그저 형식적인 수사와 처벌로 시간이 지나기만 바랐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국가애도기간에 최대한 침묵하며 지내기를 바라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애도만 한다고 참사에 대한 예의는 아닙니다. 이 참사가 왜 일어날 수밖에 없었는지, 그리고 그 책임은 어느 선까지 물어야 하는지, 재발 방지책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 많은 문제들을 제기하고 싸워야 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슬퍼도 사람들은 살아야 하고, 이를 위해 일을 해야 합니다. 여전히 TV 쇼핑몰은 열심히 상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손쉽게 매진이 되며, 일상의 삶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아파트마다 택배 상품은 다른 날과 크게 다르지 않게 쌓여 있습니다.

 

애도와 일상 생활을 별개로 보면 모든 것은 마비될 수밖에 없습니다. 애도하는 마음을 가진다고 자신의 일상까지 멈출 수는 없는 일이니 말이죠. 피해자 유가족이나 지인들이라면 일상으로 복귀하는 것이 어렵겠지만, 그 외의 시민들은 일상 속에서 애도와 함께 참사를 막지 못한 자들에 대해 분노하는 것이 정상입니다.

 

이런 상황에 인플루언서들의 상품 판매가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추모하고 바로 상품을 파는 그들의 모습에 분노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지금이 그런 때냐는 말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존재합니다. 인플루언서가 대규모 사업자와는 다르다는 점에서 이들에 대한 비난은 큽니다.

추모기간에 상품을 파는 상점이나 쇼핑몰에 대해 상점 문을 닫고 애도하라고 주장하는 이들은 없습니다. 일상을 마비시킬 이유가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인플루언서들은 직접적으로 대중들과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이를 통해 상품을 팔아 큰 이득을 남깁니다.

 

이 부분에서 배신감과 분노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불특정 다수를 상대하기는 하지만 인플루언서는 일반 쇼핑몰과는 달리, 생활필수품보다는 기호품 판매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 보니 이들에 대한 질타를 하는 이들도 많은 듯합니다.

 

상대적으로 소규모일 수밖에 없는 이런 인플루언서들이 눈치도 없이 애도기간에 상품을 팔기 위해 여념없는 모습은 쇼핑몰 방송과는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올 수밖에 없죠. 하지만 이들도 할 말은 많습니다. 애도기간에는 모든 것을 멈추는 것이 좋을 수도 있지만, 상품 판매를 하는 인플루언서로서는 무조건 쉴 수도 없기 때문이죠.

 

상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인플루언서들의 경우 개인이 홀로 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이들은 사업체로 운영되기 때문에 예정된 상품 판매를 하지 못하면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죠. 그럼에도 인플루언서니까 상품 판매는 하지 말라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인플루언스는 대중들의 관심과 사랑으로 큰 돈을 번다는 점에서 이런 식의 비판도 수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과연 국가 애도기간 상품 판매를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일까요? 자신만이 아니라 많은 이들이 일을 함께 하는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상품 판매를 중지하는 것 역시 문제일 수밖에 없으니 말이죠.

 

무조건 혹은 강제적으로 뭔가를 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문제입니다. 대규모 사업을 하는 거대 상점들은 여전히 일상처럼 상품 판매해도 되지만, 작은 규모의 인플루언서들은 그런 상업 행위를 하면 안 된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이런 경우 맘편히 인플루언서들의 행동을 비판하면 손쉬운 일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가애도기간이 끝나도 마음속 애도는 끝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일상과 애도가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가는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참사 당일 엉뚱한 이야기를 하고, 장사하기에 여념없는 자들에 대해 비난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합니다. 인간의 밑바닥을 보이는 행동들이니 말이죠. 실제 이태원 참사 상황에 술집을 열고, 그곳을 가득 채우는 상황을 보면 분노가 치밀 정도니 말이죠. 굳이 어제 그 큰 참사가 있었는데 술을 마시며 놀 수 있을까 하는 생각 말입니다.

 

인플루언서들은 대중들의 관심과 사랑을 먹고 사는 연예인과 유사합니다. 그런 그들에게 보다 냉정한 도덕적 자대가 가해지는 것 역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보다 진중함과 대중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방식이 필요한 것은 분명합니다.

 

그렇다고 이들에게는 중요한 판매까지 막아서야 한다는 것은 과한 오지랖이라고 보입니다. 대중들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애도와 상품 판매를 조화시키는 것이 관건이겠지만, 이들의 삶까지 정지하라고 요구할 수는 없습니다. 이들이 술 마시고 놀면서 이태원 참사를 조롱하는 것은 아니니 말이죠.

 

이태원 상가들이 이제 대부분 영업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밤이 되면 불이 켜지는 뚜레쥬르가 화제입니다. 영업은 하지 않지만 주인이 밤에 불을 켜는 이유는 참사 수습하는 경찰과 소방관들이 어디 들어가 쉴곳이 없다는 점에서, 잠시 쉴 수 있도록 공간을 열고 커피를 대접하고 있었습니다.

 

차마 참사 현장에서 영업할 수는 없지만,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열어준 뚜레쥬르 사장에 대해 찬사가 쏟아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개인의 이익보다 모두를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하며 나누는 이에 대해 찬사를 보내는 것 역시 당연하죠. 인플루언서들 역시 이런 모습들을 보며, 자신들이 어떤 방식으로 참사 속 일상을 영위할 것인지 고민해보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