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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방송

골 때리는 그녀들-이정은 해트트릭으로 골때녀 상향 평준시킨다

by 조각창 2022. 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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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은 이정은이었네요. 일부에서는 절대 강자가 등장해 재미없는 방송이 되었다는 지적을 하기도 합니다. 성장 드라마를 쓰고 있던 다른 선수들이 근접 불가의 이정은이 등장하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인데요.

 

그런 식이라면 실력 있는 대상은 철저하게 걸러내고, 끼리끼리 뭉쳐서 그렇고 그런 동네 축구 수준에 머물라는 말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영표 감독이 이끄는 액셔니스타의 경우 프리킥을 하고 골대 앞에서 어수선한 상황을 틈타 골을 넣는 방식의 단조로움으로 결승에 올랐습니다.

이것도 전술의 하나이고, 자신의 팀을 가장 효과적으로 만드는 방법이라는 점에서 당연한 선택이라고 넘길 수밖에 없습니다. 액셔니스타 경기가 재미없는 이유이고, 새롭게 룰을 바꿔 킥 차는 시간을 줄인 것 역시 단조로움을 잡아내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절대적인 포식자가 된 이정은의 등장은 변화를 이끌 수밖에 없습니다. 송소희가 아무리 잘해도 팀 전체의 실력이 낮아 더는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것과 달리, 이정은이 가세하며 더욱 강력해졌지만, 국대패밀리는 다릅니다.

 

오늘 경기를 보면 이정은이라는 절대 강자가 존재한다는 강점을 최대한 이용해, 팀 워크를 얼마나 잘 만드느냐가 관건임을 보여줬으니 말이죠. 이정은이 나온 첫 경기는 패배했습니다. 이정은 홀로 경기를 치르는 과정은 그의 개인기 감상은 되었지만 팀 전체가 농익지 않아 패배하고 말았죠.

 

강자가 되어 수직 상승하던 구척장신은 새로운 성장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여겨졌지만, 절대 강자 앞에서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이 역시 성장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어설프던 이현이가 성장해 강력한 슛을 구사하는 에이스가 되었다는 점도 흥미로웠습니다.

 

그렇다고 그들의 절대 강자가 될 수는 없습니다. 국대패밀리 역시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과정이라는 점도 중요합니다. 이정은이라는 기존 선수들과 비교하기 어려운 특별한 존재가 들어와 실력이 수직 상승한 것도 분명 사실입니다.

 

송소희가 팀 전체를 이끌듯, 이정은의 놀라운 능력은 상대팀들이 뻔한 전술을 짤 수밖에 없도록 요구하게 만들었습니다. 최소 2명이 이정은을 막아야 한다는 것은 다른 선수들에게 기회가 돌아간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다른 선수들이 잘 움직이며 상대를 압박할 실력을 갖추면 경기를 손쉽게 이길 수도 있다는 의미였죠. 그리고 그 가능성을 2주 동안 특훈하며 만들어냈습니다. 이정은을 중심으로 두고 패싱 연습을 꾸준하게 했다는 국대패밀리는 완성형 팀이 되어갔습니다.

 

국대패밀리가 강팀에 속하기는 했지만, 여러 출연진들 변화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절대 강자였던 전미라가 시즌 1에 나왔다, 잠시 불참하기도 했으니 말이죠. 그런 부침 속에서 이정은의 가세는 이들에게 승리하는 방식을 확실하게 만들어줬습니다.

 

이정은 홀로 축구하면 골을 넣을 수는 있지만 이길 수는 없다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이는 다른 선수들이 더욱 훈련에 매진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이유가 되었죠. 물론 열심히 한다고 단기간에 이정은과 같은 실력자가 될 수는 없지만 함께 전술을 펼칠 수는 있는 수준은 됩니다.

 

오늘 경기에서 이정은이 분명 잘한 것은 사실이지만, 다른 선수들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다면 첫 경기처럼 질 수도 있는 경기였습니다. 이정은 마크 전략은 전반전을 비등하게 만드는 이유가 되었죠.

 

이현이까지 수비에 가담하며 상대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골은 나오기 어려웠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기회를 만들어낸 것은 이정은이었죠. 도무지 꽉 막힌 상황에서 이정은은 중앙에 있는 전미라에게 빠르게 패스하고, 기다렸다는 듯이 슛한 것이 기막힌 궤적을 그리며 골이 되었습니다.

 

좋은 각이었지만 골대를 맞고 나오던 공은 아이린의 발에 맞고 자책골이 되고 말았습니다. 아이린의 키를 넘어 골대를 맞히는 탄도가 좋았던 공은 그렇게 행운의 여신이 되어 국대패밀리 첫 골을 만들어줬죠.

체력적으로 부담이 가기 시작한 구척장신은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이정은이 있었죠. 어떤 상황에서도 골에 대한 집념을 놓치지 않는 이정은은 발바닥으로 밀어 넣는 집요함까지 보였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만나 반복적으로 연습했다는 전미라와 호흡도 완벽했습니다. 코너킥 상황에서 준비된 세트 플레이가 이어졌고, 슛력이 좋은 전미라는 이정은의 패스를 골로 만들며, 순식간에 3-0까지 달아났습니다.

 

점수 차가 커지자 이정은의 플레이는 더욱 편안해질 수밖에 없었죠. 이정은은 연이어 골을 넣으며 해트트릭까지 기록했습니다. 두서너 명은 가볍게 제어하며 정확한 슛으로 골까지 기록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이정은은 절대강자임이 분명합니다.

 

마지막 6-0을 만드는 박승희의 골도 중요했습니다. 처음 축구를 하며 어설펐던 모습과 달리, 오늘 경기에서 박승희는 달랐습니다. 그만큼 많은 노력을 했다는 반증이기도 하죠. 열심히 노력한 결과는 경기에서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상대 수비를 허무하게 만들 정도로 치고 나가는 순발력이 대단했습니다. 그리고 과감하게 슛을 하는 과정들 역시 그의 성장을 엿보게 했죠. 누구라도 열심히 하면 성장할 수 있음을 보여준 박승희는 그렇게 중거리 슛으로 골맛까지 보며 팀의 대승을 이끌었습니다.

 

이정은이 들어와 경기가 재미 없어졌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런 주장은 그가 등장하지 않았던 시절, 특정 팀으로 인해 재미없다고 이야기하는 것과 트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어느 상황이나 절대 강자는 존재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절대 강자에 맞서 싸우는 과정 역시 재미입니다. 여자 축구가 이렇게 재미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이정은은 잘 보여주었습니다. 이정은을 보기 위해 그가 출연하는 방송만 따로 보는 이들도 있을 정도입니다.

 

성장을 위해서는 기존의 판을 흔들 특별한 존재가 필요합니다. 송소희가 그랬고, 이제 이정은까지 가세하며, '골때녀'도 그저 어설픈 여자 축구가 아니라, 제대로 도전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었다는 점에서도 이후 도전들이 더욱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메시가 특출나게 축구 잘하니 축구판을 망쳤다고 비난할 수 있을까요? 바르셀로나 전성기를 이끈 메시 시절 절대강자였지만, 그렇다고 축구가 재미 없어졌다고 비난하는 이는 없었습니다. 모두가 메시를 보며 그 기술과 능력에 적응하며 성장하게 되었으니 말이죠.

 

이정은 역시 뛰어난 실력으로 '골때녀'에 파란을 준 것은 사실입니다. 고만고만한 실력자들 앞에 이정은은 축구란 이런 것이라고 알려줬습니다. 이는 자신들이 어떻게 훈련을 해야 이정은과 맞서 싸울 수 있을지 알게 되는 시간이라는 의미입니다.

 

다음 시즌이 되면 이들은 더 성장할 겁니다. 이정은이 계속 출연하게 된다면, 그를 막을 수 있는 다양한 방법과 실력이 향상된 다른 선수들이 대결 구도를 만들며 더욱 흥미로운 '골때녀'를 만들 수 있습니다. 하향평준이 아니라 상향 평준을 위해서는 파괴가 필요한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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