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플러스에서 방송 중인 '강남 비-사이드'는 흥미롭게 전개되고 있는 중입니다. 8부작이라는 점이 아쉬울 정도로 폭발적인 전개를 이어가는 이 드라마는 잔인합니다. 마약이 주를 이루고 그에 따른 다양한 범죄들이 벌어진다는 점에서 어둡다고 표현하는 것이 가장 적합할 듯합니다.
강남에는 다양한 술집과 클럽들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마약이 유통되고 있다는 것은 바보가 아닌 이상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이기도 하죠. 버닝썬 논란의 핵심도 마약입니다. 하지만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어느 순간 사라지고, 이 모든 것을 폭로한 남성만 곤궁에 빠진 황당한 사건으로 귀결되어 버렸습니다.
극 중에서 문제의 클럽들은 통상적인 모습이 아닙니다. 폐쇄된 공간에 가드들이 촘촘히 존재하고, 초대받지 않으면 들어갈 수도 없는 그곳에 들어서면 일상의 클럽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당연하게도 그곳에서는 다양한 마약들이 유통되고 사용하는 곳이기도 하죠.
마약 사건들이 벌어지는 과정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이와 관련된 장소나 사람들은 불편할 수 있을 겁니다. 어두운 이야기를 담는데 자신의 도시나 장소가 나온다면 부정적인 시각이 만들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당장 강남구는 이 제목 자체를 바꾸라고 요구하는 것이 맞을 겁니다.
"'강남 비-사이드' 1화에 '본 드라마는 픽션이며 등장하는 인물, 지명, 단체, 사건 등은 실제와 무관하며 창작에 의한 허구임을 알려드립니다'라는 안내가 나온다. 그러나 안내와 달리 실제 포천 지명을 사용했다"
"1화를 보면 포천북부경찰서 간판이 등장하고, 포천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한 대사와 자막이 등장한다. 포천 시장 조카가 마약범으로 걸리는 장면과 이에 포천서장이 사건을 봐주라는 식 등의 장면이 등장한다. 실제 지명을 그대로 사용하고, 부패 이미지 등 지역 이미지를 훼손할 우려가 있어 시정을 요청하게 됐다"
"27일까지 요청이 이행되지 않을 경우, 방송통신심의위원회나 언론중재위원회에 민원을 넣는 등 추가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경기 포천시는 디즈니+ '강남 비-사이드' 제작사에 지난 21일 문제의 대사와 장면에 대한 시정 조치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으며, 아직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드라마에서 자신 도시명이 그대로 노출된 것이 문제라는 겁니다.
드라마는 시작하며 픽션이며 등장하는 모든 것이 실제와 무관하고 창작에 의한 허구라는 안내를 합니다. 이는 모든 드라마와 영화에서 시작 전 안내를 하는 공통의 문구이기도 합니다. 이런 문구를 사용하게 된 것은 포천시와 같은 문제 삼는 곳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포천시는 해당 지역 경찰서 간판이 그대로 등장하고, 포천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한 대사와 자막이 등장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왜 지명을 바꾸지 않고 그대로 사용했냐는 주장으로 보입니다. 포천 시장 조카가 마약범으로 나오고, 포천서장이 사건을 봐주라는 장면이 등장함으로써, 해당 지역을 부패한 도시로 각인시킬 수 없어 시정을 요청했다고 합니다.
포천시로서는 이런 주장을 할 수도 있습니다. 형사 조우진이 마약 사건을 해결하고 포천으로 좌천당한 상황에서 나온 장면을 언급했습니다. 이 장면은 여전히 극 중 형사 동우가 마약 사건을 제대로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고, 불의에 맞서는 정의감도 있음을 보여준 사건이었습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그를 지지하던 경찰출신 국회의원이 은밀하게 강남의 마약 사건을 맡아달라 요청하게 되니 말이죠. 우직하고 어떤 부당한 거래와도 손잡지 않는 강한 형사의 이미지가 시청자들에게 전달된 장면이 포천시가 언급한 바로 그 장면입니다.
솔직히 해당 지명에 사는 이들이라면 불쾌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드라마가 사실이 아니고, 실제 방송 전에 이를 고지했음에도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은 너무 과한 반응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식이라면 모든 지명을 숨겨야 할 텐데, 그럴 수도 없고 그저 명칭만 바뀐다고 달라질 일도 없어 보입니다.
섬뜩한 분위기가 모두를 당황스럽게 만들었던 영화 '곡성'의 경우도 개봉 전 전남 곡성군에서 이를 문제삼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내 이를 취소하고 오히려 영화를 이용해 '곡성'의 아름다움을 알리며 효과를 보기도 했습니다. 물론 영화 속에서 '곡성'은 지명의 뜻과 다르지만 같이 들리며 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었습니다.
만약 곡성군에서 귀신이 나오고 부정적으로 지역을 표현했다며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나섰다면 조롱거리가 될 수도 있었을 겁니다. 대중들은 바보가 아니죠. 영화 제목이 해당 지역과 같다고 해서 그 지역이 그런 곳이라고 믿는 이들은 거의 없습니다.
포천시도 동일합니다. 강남 지명을 그대로 사용하고, 그곳에서 다양한 범죄들이 벌어진다고 이게 부당하다 주장하는 일은 없습니다. 누군가는 강남은 원래 그런 곳이니 그런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도시 서울. 그곳에서도 가장 부유한 이들이 모여사는 강남이라는 지역이 가지는 다양성 중에 범죄도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식이라면 어느 곳이라고 다를 수 있을까요? 크고 작음의 차이일 뿐 어느 도시나 마을도 작고 큰 사건 사고들이 일어났습니다. 그런 사건 사고 하나 없이 완벽하게 깨끗한 도시의 지명을 들어 범죄의 왕국 정도로 만들었다면 불쾌할 수는 있어 보입니다.
관심을 끌어보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만약 해당 지역을 비하하거나 문제 삼는 일들이 벌어져 사건화 되었다면 이는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이 드라마를 본 이들도 잘 기억하지 못한 지역에서 갑작스럽게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은 관심 끌기로 보일 뿐입니다.
주인공이나 다름없이 등장했던 비비 아니 김형서의 연기가 매력적이었습니다. 밑바닥 인생을 살면서도 유일한 친구를 구하기 위해 자신을 내던진 김형서의 연기는 흥미로웠습니다. '열혈사제 2'에서도 출연하는 김형서는 연기자로서 가능성도 매우 커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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