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치킨 가격으로 파문을 몰고 왔던 대형마트가 이번에는 피자를 내놨습니다. 동네 상권을 파괴하는 잔인한 짓이라는 평가가 내려졌던 10년 전과 너무 다른 현재의 가격 파괴는 왜 중요할까요? 그건 비대해진 프랜차이즈 본사의 막장에 강력한 경고 의미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메기 효과'를 위해서는 대형마트의 파격적인 가격 공세가 더 이어져야 합니다. 프랜차이즈 본사의 가격 올리기는 분명한 갑질입니다. 소비자와 가맹점들을 옥죄는 본사의 행태는 선택지가 없어지며, 그들만의 리그가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가격 담합 등이 이뤄지고, 이를 통해 어디를 선택하든 가격은 비슷하게 높은 상황은 황당하기만 합니다. 이런 선택지가 없는 행태를 파괴하기에는 시장은 엉망입니다. 소비자가 점주들이 본사를 대상으로 싸우기는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이죠. 그런 점에서 프랜차이즈 본사들보다 더 막강한 대형마트의 역할은 지금 시점에서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대형마트는 '반값치킨'으로 국민들의 감정선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확인했습니다. 과거에도 동일한 방식으로 치킨을 판매했지만, 당시에는 동네 상권을 죽이는 행위라는 반발이 거셌고, 대형마트는 바로 판매를 접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당시와 달리, 현재는 전혀 다른 분위기입니다. 누구도 동네 상권을 죽이는 행위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이는 시대가 변한 탓이기도 하지만, 그동안 프랜차이즈 본사의 횡포에 분노했던 소비자들이 폭발하기 시작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최대 30%의 이익을 남기는 본사의 횡포는 단순히 가맹점에게만 해당되는 일은 아니죠. 존재하지 않던 치킨 배달료를 공식적으로 받도록 요구하고, 생닭 가격을 말도 안 되게 비싸게 받는 것은 기본입니다. 가맹점에서 사용하는 대다수를 본사가 지정한 것으로만 사용한다는 것 역시 불편한 진실이죠.
가맹점주들이 살기 위해서는 치킨 한 마리에 3만 원 시대가 빨리 와야 한다는 프랜차이즈 본사 회장의 황당한 주장이 현실입니다. 자신들은 배를 불리고, 갑질을 통해 소비자 주머니를 더 털어내겠다는 의지가 그의 발언에 모두 담겨 있었기 때문입니다.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이달 말까지 정가 4990원인 시그니처 피자 한 판을 2490원에 판매한다고 전했습니다. 피자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판매하는 피자 가격이 2만 원을 훌쩍 넘는 것을 고려하면 1/10 가격인 셈이죠. 물론 가격 차이만큼 많은 것이 다른 것은 분명합니다. 소비자 무엇을 선택하든 다양함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입니다.
이마트는 프랜차이즈 피자처럼 바로 먹을 수 있는 '이마트 피자'를 1만원대에 판매 중이기도 합니다. 프랜차이즈 피자나 이마트 피자나 크게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호응도 좋습니다. 가성비에서 성공적이라는 의미입니다.
유통업계 먹거리 경쟁의 시작은 치킨이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 과거와 달리 반값 치킨이 큰 호응을 얻으며 대형마트의 반값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치킨 전쟁에서도 드러났듯, 경쟁적으로 이마트, 롯데, 홈플러스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소비자들은 값싸고 맛있는 치킨을 먹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홈플러스는 지난 6월30일부터 '당당치킨' 한 마리를 6990원에 판매하고 있는데, 출시일인 6월 30일부터 지난 21일까지 약 50일간 46만 마리가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말 그대로 대박이라고 할 수밖에 없죠. 단순한 미끼 상품 역할 이상을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마트가 9980원에 판매하는 '5분 치킨'은 출시와 동시에 이마트 지난달 치킨 매출을 전년 동기 대비 약 26% 끌어올렸고, 롯데마트의 '한통치킨'(1만5800원)은 월평균 3만 5000개씩 팔리고 있다고 합니다. 말 그대로 대형마트가 올여름 치킨 시장을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압니다.
소비자들이 대형마트 치킨을 찾는 가장 큰 이유는 저렴한 가격입니다. 주요 프랜차이즈 치킨의 경우 가격이 2만원 안팎인 데다 배달비까지 더하면 2만 원대 중반~3만 원까지 지불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과거에는 저렴한 간식으로 사랑받았지만 심리적 마지노선을 넘어서며 이제는 부담스러운 외식이 되었죠.
반면 대형마트 치킨은 1만원 이하의 가격으로 즐길 수 있어 외식 가격이 부담스러웠던 소비자들에게는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었죠. 비록 오픈런을 해야 할 정도로 한정된 수량만 판매하는 것이 문제이기는 하지만 분명한 신호이기도 합니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번 여름 명확하게 보여주었으니 말입니다.
이런 국내 현상을 지난 23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하기도 했죠. 한국 소비자들이 최근 급격한 물가 상승에 대처하기 위해 다양한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며 최근 대형마트의 저가 치킨을 사기 위해 소비자들이 줄을 서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이 매체는 한국은 전 세계에 있는 맥도날드 매장보다 많은 치킨 가게가 있을 정도로 치킨이 중요한 음식으로 여겨진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외식메뉴보다 치킨 가격이 더 가파르게 올랐다는 점을 지적했죠. 이 부분이 중요합니다. 왜 치킨만 이렇게 가격이 급격하게 높아지느냐죠.
지난달 전체 식품 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8.8% 올랐는데 치킨 가격은 11.4%가 올랐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배달비가 인상돼 소비자들의 가격 부담이 커진 점도 함께 짚었습니다. 외부에서 국내의 문제를 제대로 정리했죠. 다만 프랜차이즈 문제를 제대로 분석하지 못한 것은 아쉽게 다가옵니다.
대형마트 3사는 추석을 앞두고 최저가 경쟁 중입니다. 24일 홈플러스는 매주 50개 '핵심 상품'을 선정해 대형마트 3사 온라인몰 가격을 비교하고 업계 최저가로 가격을 인하하는 'AI 최저가격제'를 도입한다고 밝혔습니다. 핵심 상품은 빅데이터 알고리즘을 활용해 매출 상위 품목 중 고객 수요가 많은 먹거리와 생필품으로 선정한다고 하네요.
이마트도 지난달 4일부터 '40대 필수품목'을 타 대형마트 및 쿠팡과 비교해 상시 최저가로 판매하는 '가격의 끝'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또 필수품목과 별개로 500개 상품은 일주일 단위로 가격을 관리하고 단기간에 가격이 오른 시즌 상품을 선정해 2주간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습니다. 롯데마트 또한 지난 3월부터 '물가안정 TF'를 가동 중입니다. 카테고리 별 매출 상위 30%를 차지하는 생필품 500여 품목을 집중관리하고 있는 중입니다.
대형마트의 문제도 분명 큽니다. 거대한 몸집만큼 그들이 들어선 자리에 주변 상권들이 죽어버리는 상황들은 언제나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온라인 구매하는 이들이 늘면서 대형마트의 문제가 아니라 시대의 변화에 따라 물리적 상권이 사라지고 있는 중입니다.
이런 상황에 프랜차이즈 횡포에 대한 소비자들의 분노는 이제 대형마트가 대신 싸워주는 형국입니다. 이 반값 경쟁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본다면, 프랜차이즈 치킨, 피자 등의 가격 횡포가 조금씩 줄어들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소비자가 원하고 대형마트가 호응한 합리적 가격의 먹거리 문화가 과연 뿌리내릴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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