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자식을 떠나보내야 하는 부모의 입장은 당사자가 아니라도 헤아릴 수 없는 지독한 고통일 것이라 충분히 추측이 가능합니다. 여기에 함부로 언급하는 것도 부담스러울 정도로 아프고 힘겨운 일이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사건에 피해자 가족을 옹호하게 되는 것 역시 자연스럽습니다.
학폭으로 아이를 잃었다면 가해자에 대한 분노가 클 수밖에 없습니다. 더욱 용서조차 하지 않은 자들이라면 더욱 그 분노가 쉽게 사라질 수 없는 일입니다. 최소한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해 사과하고 용서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한다면 그나마 다행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이 논란이 불거진 것은 학폭으로 딸을 잃은 학부모가 올린 글 때문입니다. 이 글을 보면 왜 그토록 분노할 수밖에 없는지 알 수 있게 합니다. 누구라도 그 당사자가 된다면 이런 행동을 할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더 분노한 이들이라면 직접 찾아가 폭력을 행사할 가능성도 크죠.
"내 인생에서 이제 남은 건 내 딸을 죽음에 이르게 만든 사람들에게 복수하는 것밖에 없다. 네가 처음이 될지 마지막이 될지 모르겠지만, 다음에 보자"
지난 1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김OO 잘 지내니?"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습니다. 글을 작성한 A 씨는 지난 7일 딸을 학교폭력으로 잃은 학부모였습니다. 소중한 자식을 학폭으로 잃은 부모라면 그 어떤 분노도 이해될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를 떠나보낸 분노가 얼마나 큰지 이 글만으로도 충분히 드러날 정도입니다. 인생에 남은 건 내 딸을 죽음에 이르게 한 자들에 대한 복수 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섬뜩한 경고글이지만, 이 글이 불편함보다는 아프게 다가오는 것은 학폭으로 아이를 잃은 학부모의 글이기 때문입니다.
"안녕하세요. 해당 글에 (언급된) OOO 아이의 엄마 되는 사람이다. 저도 아이 키우는 입장으로 상대방 부모님 마음 충분히 이해가 간다. 정확히 사실 확인이 안 된 부분이 있는 상태에서 무자비한 댓글로 저의 딸도 엄청 힘들어하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저희 딸도 제대로 학교도 못 다니고 있고 현재도 계속 상담받고 정신과 치료도 받고 있다. 아이가 잘못될까 봐 아무것도 못하고 집에서 지키고 있다. 부디 잘 검토하셔서 블라인드 처리를 해주시거나 내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가해 여학생 어머니가 해당 온라인 커뮤니티에 삭제 요구를 해서, 해당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입니다. 가해자 부모는 자신도 충분히 그런 행동이 이해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사실 확인이 안 된 부분이 있다는 주장에서, 자신의 자식이 학폭 가해자가 아니라는 주장을 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습니다.
학폭으로 아이를 죽음으로 이끌고도 아이가 1년 동안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하며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며, 사망한 아이 걱정보다는 자기 아이 걱정에 여념이 없습니다. 물론 가해자에게도 부모가 있고, 그들 부모에게도 아이에 대한 걱정이 되는 것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최소한 절차가 잘못되었습니다.
"사실 확인이 안 된 부분이 있다고? 그 반 아이들이 다 알고 담임 선생이 알고 다 알아. 내가 갖고 있는 증거들을 공개해야 하냐. 당신 딸이 무슨 말을 했는지, 캡처해 놓았다 모두 오픈해야 하냐. 한 번만 더 내 글에 딴지를 걸면 그날로 김OO 학교, 전화번호, 사진, 가족관계까지 다 공개하겠다. 그때는 학교와 교육청에 고소까지 진행하겠다. 이제 무서울 것도 없다.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할 테면 해라"
"난 이제 시작했다. 내 딸을 그렇게 만든 인간들에 대한 복수. 세 명쯤 있다. 당신 딸, 어느 미친 X, 죽일 X. 미친 X은 내 딸이 생전에 용서해서 죽이고 싶지만 애써 딸의 의지대로 견디고 있다. 죽일 X은 재판을 받고 있다. 법적으로 처벌할 것이다"
"당신 딸은 용서 대상이 아니다. 물론 당신 딸이 직접적으로 100% 원인을 제공하지 않았다는 건 안다. 하지만 그 아이가 학폭으로 처벌받았으면 용서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사과도 없었고 끝까지 거짓말을 해서 처벌도 받지 않았다. 난 그 아이가 끝까지 거짓말할 줄 몰랐다"
"내 딸이 살아 돌아오지 않는 한 용서는 없다. 내 딸은 충분히 힘든 시간을 겪었고, 이제 다시 살아보려고 노력해서 거기까지 간 거였다. 그런데 당신 딸이 그 마지막 희망까지 철저하게 부숴버렸다. 당신 딸의 학교 졸업식에서 그리고 또 가게 될 대학에도 이 사실을 알릴 것이고, 결혼을 하게 된다면 그 결혼하게 될 남자와 가족에게도 말할 것이다. 내가 살아있길 바라야 할 것이다. 내가 죽을 때는 혼자 안 죽을 것이다"
가해자 어머니의 글은 피해 학생 부모를 더욱 분노하게 만들었습니다. 사실 확인이 안 되었다고 한 부분에 분노해 모두가 알고 있는 학폭 사실을 언급했습니다. 그리고 가해자가 무슨 말을 했는지 캡처해 놓았다는 말로 증거도 충분함을 알렸습니다.
다시 한번 자신의 글을 삭제하려 든다면 가해자와 가족 관계 모두를 공개하겠다고 분노를 토해냈습니다. 이것만이 아니라, 학교와 교육청까지 고소하겠다며 아이를 잃은 부모는 더는 잃을 것이 없다는 말로 처절함을 보여줬습니다.
아이를 보낸 부모는 복수의 대상이 셋 정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중 하나는 재판을 받고 있고, 다른 하나는 생전에 딸이 용서했기 때문에 참고 있다고 했습니다. 최소한 그 가해자는 생전 자신이 괴롭힌 딸에게 사과를 했다는 의미일 겁니다.
이 부모가 해당 가해자를 절대 용서할 수 없다는 것은 마지막까지 사과도 없었고, 거짓말로 처벌도 피해 갔기 때문이라 했습니다. 가해자가 끝까지 거짓말을 할 줄 몰랐다는 말로 심한 배신감을 토로했습니다. 학폭으로 처벌을 받았다면 이런 사적 복수를 언급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는 말에 공감이 갑니다.
자신의 딸이 살아 돌아오지 않는 한 용서는 없다는 말은 무섭게 다가옵니다. 이는 결코 용서할 일은 없다는 의미입니다. 마지막 희망을 꺾어버린 가해자를 절대 용서할 수 없다는 피해 부모의 마음은 무엇으로도 헤아릴 수 없습니다.
졸업식에서 혹시나 갈 대학도, 그리고 만약 결혼을 하게 된다면 상대 남자와 가족에게도 악랄한 학폭 가해자라는 사실을 알리겠다고 경고했습니다. 더욱 섬뜩한 경고는 피해 부모가 살아있기를 바라라고 했습니다. 자신은 죽을 때 혼자 죽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너무 명확합니다.
학폭은 과거도 현재도, 미래에도 이어질 겁니다. 그저 서로 다투는 수준이 아니라, 괴롭힘이 학폭의 핵심입니다. 그런 잔인한 괴롭힘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반복해서 벌어진다는 점에서도 학폭 문제는 심각하게 바라봐야만 합니다.
가해자는 손쉽게 잊고 살아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피해자는 죽어서도 영원히 잊을 수 없습니다. 이는 피해 당사자만 아니라 가족들까지도 힘겨운 시간을 보내게 만든다는 점에서 가족 파괴 범죄라고 봐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수많은 이들이 피해 부모의 분노에 공감하는 것입니다. 최소한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해 사과하고, 피해자에게 용서를 받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를 무시했다면 피해 부모의 분노는 당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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