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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스타

임현주 노브라 챌린지 악플에 당당한 대처가 답이다

by 조각창 2020.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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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주 MBC 아나운서가 쉽지 않은 도전을 했다. 지난 13일 MBC '시리즈 M'에 출연해 노브라 챌린지에 도전했다. 새롭게 선보이는 이 프로그램은 다양한 실험을 해보는 도전 프로그램이다. 세상의 많은 의문들을 직접 체험하며 공감하는 과정을 담고 있었다. 

 

'시리즈 M'에서는 세 가지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브래지어''몸치''보이지 않는 것'이라는 소주제를 가지고 실험하는 과정은 흥미로웠다. 몸치는 타고나지 않는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대표적인 몸치들은 왜 몸치가 될 수밖에 없었는지 알아보는 실험 결과는 재미있었다.

타인을 의식하며 몸이 더욱 굳어져 춤을 추기 어려워진다는 결과도 나왔다. 물론 다른 춤을 잘 추는 이들이 거울신경세포가 활발해 다른 이들의 몸동작을 빠르고 정확하게 따라 하는 것과 달랐다. 몸치라 불리는 이들은 다른 이들의 동작을 정확하게 포착하고 따라 하는 능력이 떨어졌으니 말이다. 

 

안대를 가리고 상대와 시간을 보내느 과정은 감동까지 안겼다. 안대를 쓰고 상대가 누구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서로 친해져 가는 과정은 너무 단순했다. 서로 소통해가는 과정에 아무런 편견도 생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대를 벗는 순간 모두가 당황했다. 세 실험 팀의 상대가 모두 실제 시각장애인이었기 때문이다.

 

편견만 없다면 장애를 가진이라고 해도 특별하지 않다는 사실을 이 실험은 잘 보여주었다. 우린 얼마나 많은 편견을 가지고 살아가는지 잘 보여주었다. 그런 점에서 이런 실험들은 더욱 특별하고 큰 가치로 다가왔다. 대단할 것 없어 보이지만 이 실험으로 우리의 두터운 편견을 다시 생각하게 했다.

 

"노브라를 무조건적인 비난의 대상으로 만드는 것을 여러 사례를 통해 목격했다. '문란하다, 자극적이다, 자기 생각만 한다, 예의가 없다, 꼴 보기 싫다...' 내가 노브라로 출연한다는 사실을 알고 같은 여자 출연자들이 더 반가워했다. 상상해 보지 못했던 일이 현실로 일어난다는 것에 놀라움과 대리만족이 섞여 있었다"

 

"코디팀이 짙은 색 의상을 준비해 줘 전혀 티가 나지 않았다. 나도 편안함을 느끼며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방송에 임할 수 있었다. 시청자 게시판에도 항의글 하나 올라오지 않았다. '가끔 이렇게 브래지어를 하지 않고 방송 해도 되겠는데?' 신선한 경험이자 발견이었다"

 

"만약 내가 지금 노브라를 하고 방송하고 있다는 걸 실시간으로 알았다면, 어느 시청자들은 방송하는 내내 나의 가슴에 집중하지 않았을까. 현장에서도 몇몇 스태프들에게 "저 지금 노브라예요"라고 말하면 갑자기 표정이 어색해지며 시선을 멀리하는 장면들이 펼쳐졌다"

 

"스스로 자유로워지니 남의 시선도 신경쓰이지 않게 되는 것을 느꼈다. 스튜디오 여자 대표님과 남자 작가님이 한 공간에 있었지만 나는 노브라를 의식하지 않고 편안하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뭐 좀 보이면 어때'"

 

"노브라 촬영을 진행하며 남자 제작진들의 변화가 눈에 띄었다. 스튜디오 촬영 날 브래지어를 아무렇지도 않게 만지고 배치하는 장면을 보며 웃음이 났다. '원래 이렇게 자연스러웠어요?' '아뇨. 브래지어를 하도 이야기하고, 알고 나니 이제 아무렇지 않게 느껴져요.' 남자 PD는 이전에 브래지어에 와이어가 있다는 사실도, 그 때문에 많은 여성들이 답답함을 느낀다는 것을 전혀 몰랐다고 했다. 이해가 이해를 낳았다. 혹여 노브라 기사에 성희롱적인 댓글을 다는 남자들이 있다면, 어느 더운 여름날, 꼭 하루는 브래지어를 차고 생활해 보길 권한다"

 

임현주는 방송 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글을 남겼다. 노브라를 하고 방송을 하는 것은 쉬운 선택은 아니다. 여전히 편견이 가능한 세상에서 색안경을 쓰고 바라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거대하고 견고한 벽을 깨는 것은 누군가는 도전을 해야만 한다.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은 중요하다. 이 실험은 브래지어를 하지 않은 여성 실험자들과 브래지어를 한 남성 실험자들이 하루 동안의 체험을 하고 느낀 점을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브래지어를 하고 안 하고 차이로 얼마나 큰 변화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지 이는 충분하다.

 

"1겹의 속옷을 뛰어넘으면 훨씬 더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보고 나니 이젠 뭐 어떤가 싶어졌다. 뭐든 시작이 망설여지는 법이죠. 공감과 변화는 서서히"

 

여성이라는 이유로 왜 브래지어를 강요 받아야 하는가? 그건 그저 선택의 문제일 뿐. 강요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악플을 다는 이들을 향해 장문의 글로 대처한 임 아나운서는 논리적이었다. 봉준호 감독의 골든글러브 수상 소감을 인용하는 대목도 참 대단했다.

 

편견으로 상대를 힘들게 하는 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 왜 여성이라는 이유로 불편하고 소화도 안 되고 아프기까지 한 브래지어를 해야만 하는가? 그건 최소한 선택의 문제로 넘겨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런 불편한 시선은 우리 모두가 개선해 나가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세상은 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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