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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gDam

심형래의 영구, 헐리우드에서 통할까?

by 조각창 2010.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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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7년 <디 워>로 미국 시장을 노렸던 심형래가 다시 한 번 헐리우드를 노리고 있습니다. 이미 2년 전에 밝혔었던 <대부>를 코믹 버전으로 만들 <더 라스트 갓파더 The Last Godfather>가 바로 그것입니다. 

영화사상 최고 걸작이 영구로 거듭나면 어떨까?



이탈리아 마피아의 삶을 다룬 <대부>는 1972년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에 의해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말론 블란도, 알 파치노, 로버트 듀발, 제임스 칸등 걸출한 배우들의 열연과 감독의 탁월한 연출력, 너무나 사실적이며 매력적인 마리오 푸조의 시나리오는 영화사상 가장 위대한 영화 중 한편으로 탄생하게 했습니다.

38년이나 지난 이 영화를 지금 봐도 그때 그 감동을 다시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세월이 흐를수록 빛이 바래는 것이 아닌 더욱 빛나는 작품이기에 위대한 영화로 남는 것이겠지요.

이런 위대한 걸작을 코미디로 변주한다는 것부터 화제가 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물론 패러디 코미디물이 양산되는 미국에서는 가능한 변화이고 이 또한 재미있는 유희가 될 수 있습니다. 더욱 <디 워>를 통해 어느 정도 미국 시장에 자신을 알렸던 심형래가 제작한다는 것은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비록 허술한 내러티브로 나름 화려했던 CG가 묻히기는 했지만 아무도 하지 못했던 일을 해냈다는 것만으로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존재가 심형래입니다. 그는 가까운 일본의 기타노 다케시가 되고자 했지만 너무 다른 지점을 나아간 심형래는 기타노가 일궈놓은 코미디언이 만든 걸작 영화작가의 칭호가 아닌 코미디언 출신의 상업영화 감독의 입지만 가지게 되었습니다.

예술 영화와 상업 영화 중 무엇이 중요하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모두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영화들입니다. 어느 것이 더욱 좋다라는 판단 자체가 편견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심형래의 모습은 누군가를 비교의 대상으로 삼아 폄하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우뢰매와 영구로 대변되는 심형래의 인생은 80년대부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영화에서 빛났습니다. 정식 극장이 아닌 전국의 회관을 전전한 그의 영화는 한 번도 주류 영화계에서 인정받을 수 없었습니다. 분명 그가 출연하거나 만든 작품들이 영화적인 완성도에서 대단한 발견일 수는 없습니다.

허술하기 그지없고 엉성 하기만한 그의 영화에서 영화적인 텍스트를 들이미는 것은 미련한 일일 수밖에 없습니다. 철저한 상업 영화의 영역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그에게 다른 영화를 비교 대상으로 삼는다면 의미를 가질 수 없을 것입니다.

남기남의 신화와 함께 한 심형래는 특수효과에 집중하며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기 시작했습니다. 말도 안 되는 공룡 탈을 뒤집어쓰고 등장한 <티라노의 발톱>은 같은 시기에 만들어진 <쥬라기 공원>가 극단적인 비교의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런 그가 CG를 무기로 들고 나오며 대반격의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CG만큼은 인정받은 그의 <용가리>는 <디 워>를 만들게 만든 동기가 되었고 비로소 그의 최고 역작(?)이 미국에서 만들어지며 현지 개봉이라는 쾌거를 만들어내기까지 했습니다.

쉽지 않은 길이지만 그는 다른 그 누구도 해내지 못한 일을 해냈습니다. 영화의 완성도를 떠나 그가 만들어 놓은 성과는 인정받아야만 합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미국 시장에 노크하는 그를 바라보며 <디 워>에서 느꼈던 애증은 다시 시작합니다.

국내에서 심형래를 규정하는 단어인 영구가 과연 헐리우드에서도 통할까? 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너무 익숙하게 봐와서 식상하기도 한 영구라는 캐릭터가 걸작 <대부>의 비틀기로 탄생한다는 자체가 황당하게도 재미있게 다가옵니다.

현재 확정적인지는 알 수 없지만 <비열한 거리>, <악질 경찰>, <저수지의 개들>, <율리시스의 시선>등에 출연했던 하비 케이틀이 대부로 출연한다는 소식은 더욱 영화의 무게감을 복잡다단하게 만들기만 합니다. 대부의 숨겨둔 아들이 영구이고 그에게 조직을 물려주며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다룬다는 영화의 콘셉트는 다시 한 번 많은 이들에게 뭘까? 라는 의문부호를 수십 개는 달게 만들기도 합니다.

혹시 대부를 패러디한 <더 덤 마피아 The Dumb Mafia>에서도 "영구 없다"를 외치는 것은 아니겠지요? 개인적으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의 끝없는 도전은 경이롭습니다. 영화가 아니더라도 자신이 준비하는 프로젝트에 펀딩을 하는 일을 한번 이라도 해본 이들이라면 이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아시겠지요.

120억 정도의 예산이라고는 하지만 제작비를 조달했다는 것만으로도 심형래의 능력은 인정받아야 할 것입니다. 투자를 한 CJ 측에서는 <디 워>를 통해 구축된 미국 내 네트워크를 활용해 한국 영화를 알리는데 만족한다고 하니 영화적인 완성도나 성과보다는 하나의 과정으로 생각하는 듯합니다.

제작비 회수의 부담이 아닌 미국 시장 진출에 대한 대의적인 명분이 앞선다면 의외의 성과를 거둘 수도 있을 듯도 합니다. 토종 바보 '영구'가 미국으로 건너가 이탈리아 마피아의 대부가 되면 과연 관객들의 반응은 어떨까요? 그 어느 나라보다 코미디에 열광하는 미국이기에 가능성을 점쳐 볼 수도 있을 듯합니다.

제작이 본격화되면 수많은 이야기들이 쏟아지겠지만 말보다 행동으로 진행하는 심형래가 부럽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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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또 다른 시선으로]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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