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또 다른 시선으로 Another View
NongDam

문재인 대통령 기업인 대화에 오뚜기가 선택된 이유와 의미

by 조각창 2017. 7. 23.
728x90
반응형

재벌 총수들과 대통령의 만남은 이상하지는 않다. 청와대에서 재벌 총수들 불러 밥먹는 행사는 지난 정권에서도 있어왔던 익숙한 행위니 말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지난 이명박근혜 정권이 재벌들에게 돈을 요구하는 자리 정도로 챙겼다는 사실이 드러난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는 그들과 전혀 다름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특징은 오뚜기 회장이 이번 재벌 총수들 초청에 참가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라면 업계 1위는 여전히 농심이다. 롯데가 형제의 이 라면 재벌이 아닌 라면 판매 순위 2위 기업인 오뚜기를 선택한 것은 문 정부가 추구하는 경제관을 모두 품고 있기 때문이다. 


"15대 기업 가운데 농협을 제외한 민간 14대 그룹과 대한상의 회장, 일자리 창출 상생협력 우수 중견기업 오뚜기 등이 참여한다. 일자리 창출 및 상생협력을 주제로 심도 있는 토론을 위해 2개 그룹으로 나누어 이틀 간 개최하기로 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23일 오는 청와대 기업인과 대화와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 15대 기업 중 농협을 제외한 14대 그룹이 참석한다고 한다. 여기에 대한상의 회장, 일자리 창출 상생협력 우수 중견기업인 오뚜기 등이 참여한다고 밝혔다. 이례적으로 오뚜기가 참석하게 된 것은 많은 이들의 시선을 끌 수밖에 없었다. 


오는 27~28일 진행할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과의 대화'가 화두다. 그저 하루 밥 한끼 먹는 것이 아니라 두 그룹으로 나눠 진지한 대화를 나누는 자리가 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15개 기업 총수 또는 전문경영인을 만난다. 하루에 7~8곳의 기업을 만나는 형식은 흥미롭다. 


이틀로 나뉘다 보니 어떻게 재벌들을 나눌 것이냐가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15개 기업 총수들과 모두 함께 식사를 하는 자리는 형식에 치우칠 수밖에는 없게 되니 말이다. 하지만 이렇게 나누게 된다면 보다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장점이 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틀로 나뉘며 한 쪽으로 4대기업이 몰리거나 하는 식으로 비교 대상이 되어버린다면 그저 쓸데없는 말들만 많아지게 될 테니 말이다. 하지만 최대한 그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방식으로 준비하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게 다가온다. 이 상황에서 이번 청와대 초청 재벌 총수들 중 눈에 띄는 오뚜기는 화제다.


중견기업인 오뚜기가 이 자리에 끼는 것은 쉬운 게 아니다. 청와대에 초청되는 기업인들을 말 그대로 사회를 이끌어가는 핵심 기업이라는 점에서 초청을 받는 것 자체 만으로도 대단한 의미가 아닐 수 없다. 국가 경제를 이끌어 가는 기업이라고 국가가 인정한 것이니 말이다. 


"상생협력과 일자리 창출에서 모범적인 기업이어서 초청해 격려했으면 좋겠다는 게 우리 아이디어였다. 참석 여부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올해 1분기를 보면 오뚜기는 비정규직 비율이 1.13% 정도 되는 등 정규직 비율이 가장 높은 기업 중 하나로 알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상생 협력과 일자리 창출에서 모법적인 기업이기 때문에 초청해 격려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가 추구하는 경제라는 것이 바로 오뚜기 기업이 행하는 가치와 동일하기 때문이다. 모든 직원들의 정규직화와 사회적 기업으로서 가치를 이어가고 있는 그들의 모습을 다른 기업들도 따라하라는 이야기다. 


'오뚜기는 1969년 풍림상사로 시작해 1996년 지금의 상호로 법인명을 변경했다. 오뚜기는 조미식품류와 소스류, 면류, 유지류 등을 제조 판매하는 종합 식품 업체다. 2007년 매출 1조 원을 돌파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2조원을 넘어선 중견기업이다. 


지난해 작고한 창업주 함태호 명예회장에 이어 현재 아들 함영준 회장이 기업을 이끌고 있다. 식품 업계에서 오뚜기는 10년 넘게 라면 값을 동결하는 등 소비자들에게 대표적 착한 기업으로 이름이 높다. 최근에는 고 함태호 명예회장의 지분 상속 과정에서 1500억원대 상속세를 꼼수 없이 내고, 심장병 어린이를 후원한 선행이 입소문을 타면서 '갓뚜기(GOD+오뚜기)'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마트에 파견하는 시식 사원까지 정규직으로 고용하고 조용한 사회 공헌 활동을 벌인 점도 '착한 기업' 이미지에 일조했다. 최근에는 어려운 노숙자들에게 토스트로 나눠주며 유명해진 석봉토스트에 소스를 무상 제공했던 사연이 10년 만에 알려지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오뚜기는 이런 기업이다. 작고한 창업주 고 함태호 회장은 평생 비정규직을 둬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유지했다고 한다. 마트에 파견하는 시식 사원까지 정규직으로 고용할 정도다. 이는 기존 기업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그리고 고 함태호 회장은 자신의 주식 3만주를 사회복지단체인 밀알복지재단에 몰래 기부한 사실도 드러났었다. 


오뚜기는 1992년부터 한국심장재단을 통해 4200여명의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들에게 새로운 생명을 선물했다. 창업주가 이런 대단한 일을 했다고 후대까지 이런 선행을 이어가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오뚜기는 달랐다. 현 회장인 함영준 회장은 지분 상속 과정에서 1500억원대 상속세를 꼼수 없이 냈다. 


상속세를 내지 않기 위해 수많은 꼼수들을 만들어내는 기존 기업들을 생각해보면 오뚜기가 얼마나 위대한 기업인지 알 수 있게 한다. 8살 아들에게 회사 지분을 내주고 편법으로 일감몰아주기해 모기업을 집어삼키는 말도 안 되는 짓들을 하는 것이 현실이다. 


오뚜기가 라면업계 2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조금씩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2015년 20.5%에서 2016년에는 23.2%까지 올라갔다. 여기에 지난 5월에는 25.2%까지 점유율을 올리며 농심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는 중이다. 진라면을 시작으로 진짬뽕, 함흥비빔면, 콩국수라면 등을 출시하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오뚜기의 이런 선행들이 널리 알려지며 이들의 제품만 구매하는 충성도 높은 고객들이 급속하게 늘고 있다는 사실도 중요하게 다가온다. 기왕이면 착한 기업 제품을 사용하겠다는 소비자의 이런 변화는 그래서 중요하다. 이번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가지는 기업인과 대화에 오뚜기 선택된 이유이기도 하다. 


삼성과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포스코, GS, 한화, 현대중공업, 신세계, KT, 두산, 한진, CJ등 말 그대로 국내에서 사는 이들은 보기만 해도 누구나 알 수 있는 유명한 재벌가들이다. 이들이 청와대 초청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재계 순위 14위까지 기업들이 모두 등장하는 이번 기업인과 대화에 오뚜기가 참석하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 구조 변화가 무엇인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를 통해 오뚜기가 농심을 누르고 라면업계 1위에 올라설 수 있기를 바란다.


                                                        [글이 마음에 들면 공감 눌러주세요]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