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의 대표적인 예능이기도 한 '전국노래자랑'이 논란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이젠 고인이 된 송해가 장수 진행했던 이 방송은 후임자로 김신영이 선택되며 화제를 모았습니다. 첫 여성 진행자이자 나이도 어리다는 점에서 그에 대한 관심과 불안이 공존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엔데믹 시대가 되며, 본격적으로 '전국노래자랑'은 시작되었습니다. 김신영이 방방곡곡을 돌며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시청률은 고정층만 존재한다는 점에서 내부적으로 어떤 평가를 내리는지 알 수는 없습니다.
진행자 송해 시절이나 지금이나 시청류 변화가 파격적으로 달라졌다고 보이지는 않습니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전국노래자랑'을 시청하고 출연하며 즐길 수 있는 이들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의미입니다. 장수하는 프로그램이니 모든 것이 옳고, 좋다고 평가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제작진이 MC 교체 통보를 받고 당황해 연락이 왔고 지난주 마지막 녹화 관련 통보를 받았다. 김신영은 2년여간 전국을 누비며 달려온 제작진들과 힘차게 마지막 녹화에 임할 예정이다"
4일 소속사 씨제스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김신영은 오는 9일 인천 서구편 녹화를 끝으로 KBS1 '전국노래자랑' 하차를 통보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제작진도 갑작스러운 MC 교체 통보를 받고 김신영 소속사 측에 연락했다고 합니다.
사람이 들고 나는 일은 이상한게 아닙니다. 절대적인 위치나 영원한 자리란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죠. 아무리 한때 잘 나갔다고 해도 어느 순간 사람들의 관심과 멀어지며, 퇴출되는 경우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어떤 상황이든 마지막이 중요합니다.
진행자 교체는 언제든 할 수 있습니다. 필요한 일이라는 점에서 당연한 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식의 일방적 교체는 누구에게도 아무런 이득이 없는 갑질일 뿐입니다. 이런 갑질이 아무렇지도 않게 자행되는 것을 보면 문제가 커 보입니다.
이런 정황을 종합해 보면 김신영의 하차가 연출자나 CP 등 제작진 단계에서 결정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죠. 만약 현장에서 문제라고 생각해 교체를 원했다면 절차가 필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현장 판단이 아니라면 당연하게도 예능 센터장 이상의 직급 즉 '수뇌부'에서 결정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대통령의 낙하산으로 급하게 KBS 사장으로 들어간 박민은 9시 뉴스 진행자를 이번과 같은 방식으로 일방적으로 교체를 감행했습니다. 말 그대로 정권의 나팔수를 다짐하는 행위로 비난이 쏟아졌지만, 이들의 목적은 하나이기 때문에 국민의 눈치는 보지도 않습니다.
KBS는 적자를 만회한다는 구실로 지난달 28일 그동안 받은 특별명예퇴직 신청자 중 73명과 희망퇴직 신청자 14명 등 87명을 면직하는 인사발령을 냈습니다. 이중 기자와 PD 등 방송 직군은 52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중에는 정세진 아나운서와 정은승, 김윤지 아나운서 등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아나운서 직군의 사원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KBS 이사회는 총 1101억 원의 인건비를 삭감하는 2024년 종합예산안을 확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자구안을 강구하는 것은 경영자의 몫이지만 그 내면에 뭐가 숨겨져 있는지 확인할 필요는 있습니다.
김신영은 故 송해의 후임으로 지난 2022년 10월부터 '전국노래자랑'의 자리를 지켜왔습니다. 전임자였던 故 송해는 1988년부터 2022년까지 무려 34년간 진행하며 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그런 자리에 첫 여성 진행자 김신영이 대신한다는 점에서 롱런이 점쳐지기도 했습니다.
통상 진행자가 교체되는 경우는 사건사고에 연루되었거나, 건강 등의 개인적 사정이 있을 경우입니다. 방송국 차원에서는 시청률에 문제가 있다면 교체를 감행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최근 '전국노래자랑'은 5~6%대 시청률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이 오래된 방송이 이 정도 시청률이라면 잘 방어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런 점에서 김신영이 교체되어야 할 이유가 방송국 차원에서는 없다는 의미입니다. 그렇다고 김신영이 사고를 친 것도 아니고, 건강상의 문제로 방송을 하지 못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기에 이번 진행자 교체는 황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 남희석이 차기 진행자로 내정되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김신영을 갑작스럽게 하차시키고 다음 진행자를 남희석으로 선택했다는 것은 남희석을 위해 김신영을 갑작스럽게 하차시켰다는 의미로 다가옵니다.
남희석 소속사가 "곧 KBS의 공식입장 발표가 있을 것이다"란 발언을 했다는 것은 이미 KBS 측과 이야기가 정리되었다는 의미입니다. 제작진들은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윗선에서 김신영을 내쫓고, 남희석을 급하게 그 자리에 앉히는 이유는 당혹스럽습니다.
대규모 예산삭감을 이유로 김신영이 고액을 받는 진행자라 교체한다는 주장은 의미 없어 보입니다. 남희석이라고 사내 아나운서의 알바비 3만 원을 받고 진행할 일은 없기 때문입니다. 이는 정치적 성향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가지게 됩니다. 김신영의 성향을 알 길은 없지만, 남희석의 지난 발언들과 행동들은 명확하니 말이죠. 설마 그런 이유로 그렇지는 않았겠죠. KBS가 말입니다.
뭐 정치적 성향으로 자리를 주든 말든 그건 그들의 몫입니다. 이와 관련한 절차적 문제가 있다면 그에 합당한 대가를 치르면 됩니다. 문제는 과정의 중요성을 망각하고 있다는 겁니다. 최소한 하차와 관련해 입장을 전달하고 그동안 노고에 대해 감사를 전하는 형식은 취해야 했다는 것이죠.
그렇지 않고 무슨 쓰다 버리는 휴지처럼 취급하는 이들의 행태는 이게 마지막이 아닌 진행형이라는 점에서 유사한 논란들이 KBS를 통해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국민들에게 돈을 받아 운영되는 KBS에서 벌이는 이 황당한 짓은 처참한 현실과 너무 닮아 씁쓸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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