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혜선 안재현 신혼일기로 풀어낸 편견 버리기가 반갑다

이제 신혼 7개월 차인 구혜선과 안재현의 신혼을 그대로 바라보게 하는 나영석 피디의 '신혼일기'가 첫 방송되었다. 두 사람은 의외로 안티가 많다. 큰 성공을 거둔 만큼 팬들도 많지만 안티도 많은 게 사실이다. 그리고 그들을 향한 수많은 편견은 그렇게 그들을 고정된 이미지로 구축하고 있는 것도 분명하다. 

나영석 피디가 2017년 새롭게 선보이는 예능이라는 점에서 기대가 컸다. 과연 어떤 예능을 보여줄지 궁금해 했으니 말이다. 그 기대는 우려가 아닌 즐거움으로 바뀌었다. 나영석 피디가 잘 만드는 그리고 잘 만들 수 있는 예능이 무엇인지 '신혼일기'가 잘 보여주고 있으니 말이다. 

나 피디가 이들을 상대로 '신혼일기'라는 새로운 예능을 만들기로 작정한 것은 두 사람을 만나고부터라고 한다. 안재현과는 '신서유기'를 통해 인연을 맺었다. 그리고 의외의 예능감으로 인해 나 피디는 안재현을 좋아하게 되었다. 이승기의 추천으로 '신서유기2'에 합류한 안재현은 시즌3에서도 그 진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안재현을 통해 구혜선을 알게 되고, 그들의 신혼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게 된 나 피디는 제안을 했다. 신혼을 즐기는 그들의 일상을 있는 그대로 담겠다고 말이다. 완벽한 도시남인 재현과 달리, 시골에서 살고 싶은 마음이 큰 혜선을 위해 제작진들이 준비한 것은 강원도 인제 산골의 집이었다. 

넓은 창이 있는 그 집으로 이사 오기 전 이들은 가을부터 겨울나기를 준비했다. 수확의 계절 이미 그곳에서 겨울을 준비하는 부부의 이야기는 이미 시작된 셈이다. 땡감을 수확해 곶감 만들기에 나서고, 호두까지 딴 이들의 겨울나기는 대단할 것은 없지만 그저 든든했다. 

겨울 본격적으로 집으로 이사를 온 그들은 바쁘다. 3마리의 강아지와 3마리의 고양이와 함께 사는 신혼부부에게 낯선 공간은 어떻게 다시 자신의 공간으로 만드냐가 중요했으니 말이다. 기존 가구들을 재배치하고, 고양이들은 서둘러 자신의 공간을 가지기 시작하는 그 모든 과정이 재미있었다. 

섬세해서 요리하는 것을 즐기는 재현과 달리, 무거운 것들을 옮기는 일에 적극적인 혜선의 모습은 너무 달라서 오히려 반가웠다. 이들의 일상은 소소하다. 정말 대단할 것이 없는 일상의 연속이니 말이다. 스타 부부이지만 그저 일상에서 손쉽게 볼 수 있는 부부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물론 시청자의 입장에서 안재현과 구혜선이라는 말도 안 되는 비주얼의 두 사람을 있는 그대로 보기에는 한계가 명확하다. 하지만 그들의 일상은 수많은 편견을 깨뜨리는 이유가 되었다. 강아지와 고양이들과 함께 일상을 보내는 그들은 노부부의 익숙함과 닮아 있기도 하다. 

대단할 것도 없는 배드민턴을 치면서 웃음 꽃이 끊이지 않는 둘은 신혼이 분명하다. 엄마와 더 오랜 시간을 함께 한 6살 감자는 아빠인 재현의 말보다는 엄마 말이 최우선이다. 사랑스러운 반려견과 반려묘들의 모습은 그 자체 만으로도 힐링을 시켜주고 있다. 

의외로 털털한 혜선은 이미 방귀를 텄다. 마치 남자 같은 성격의 혜선과 달리, 수줍음도 많고 섬세한 재현의 모습은 그래서 잘 어울린다. 혜선에게 피아노를 배우고, 작은 것들을 가지고 행복해 하는 이들에게는 그저 함께 하는 것 만으로도 충분했다. 

트렁크 이벤트를 해줬던 남편을 위해 재현이 좋아하는 과자를 트렁크에 가득 싣고 이벤트를 해주는 아내 혜선. 이들은 천생연분인 듯하다. 까칠할 것만 같았던 혜선과 차가운 도시 남자로만 보이는 재현의 고정적인 이미지는 '신혼일기'를 통해 완전히 깨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반갑다. 

수많은 편견을 달고 살아가는 그들에게 일상의 평범함을 통해 본심을 드러내는 것은 중요하니 말이다. 누군가는 이 방송이 가식이라고 보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솔직함은 본심일 것이다. 그리고 그런 그들의 일상 속 행복은 많은 이들이 결혼을 꿈꾸게 한다는 점에서도 '신혼일기'는 무척이나 흥미로운 예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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