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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gDam

전주 얼굴없는 천사 각박한 세상 아름답게 채우는 따뜻한 위로 감사하다

by 조각창 2018.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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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 전주에서는 얼굴 없는 천사가 소년소녀 가장을 응원하며 기부를 했다. 5천만 원이 넘는 돈을 남기고 사라진 이 천사는 이런 기부를 해온 게 무려 19년이다. 이 긴 시간 매년 빠짐 없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거액을 남기고 가고 있다.


기부가 쉬워 보이지만 결코 쉽지 않다. 한 달 만원 기부하는 것도 쉽지 않은 세상에서 누군가의 1년 연봉을 넘나드는 거액을 얼굴도 알리지 않은 채 기부하는 것은 어렵다. 연말만 되면 자신의 얼굴 이름을 내걸고 방송에 기부를 하는 정치인 등과는 차원이 달라 보인다.


19년째가 되는 올 해 기부는 27일 오전 9시 7분께 전주 노송동 주민센터에 전화가 걸려오며 시작되었다고 한다. 언제나 처럼 전화로 자신이 기부할 돈을 놓아둔 곳을 알려주고 그렇게 사라지는 얼굴 없는 천사. 한동안은 그 천사를 찾기 위해 많은 노력도 기울였다고 한다.


1, 2만원 기부를 하는 것도 아닌 수천 만원의 거액을 기부한다는 점에서 기부자를 찾고 싶은 마음은 당연했으리라. 그렇게 매년 이어지는 기부에서 의도하지 않는 찾고 숨는 숨바꼭질 같은 상황들도 만들어졌다. 하지만 얼굴을 드러내지 않은 천사는 언제나 찾고자 하는 이들보다 앞서 있었다.


"전화를 건 남성은 '주민센터 지하주차장 입구에 있고, 어려운 이웃에게 힘이 되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말만 남긴 채 별다른 이야기 없이 전화를 끊었다"


전주시 노송동 주민센터 손명희 주무관은 자신이 받은 전화 내용을 이렇게 설명했다. 돼지 저금통을 주민센터 지하주차장 입구에 있다는 말과 어려운 이웃을 위해 힘이 되어 달라는 말만 남긴 채 끊었다고 한다. 참 간결하다. 기부금과 목적만 남긴 채 사라진 천사는 언제나 그랬다.


천사가 밝힌 장소로 가니 그곳에는 돼지 저금통과 현금 뭉치가 들어 있는 종이 상자 하나가 놓여 있었다고 한다. 그 상자 안에는 5만원 권 지폐 다발과 동전이 들어 있는 돼지 저금통이 있었다. 천사가 올 해 기부한 금액은 총 5020만 1950원이었다고 한다.


얼굴 없는 천사는 1년 동안 이 돈을 모으며 어떤 생각들을 했을까? 5000만원이 넘는 엄청난 돈을 누군가에게 기부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많은 청년들의 연봉이 2000만 원도 안 되는 상황에서 이 엄청난 돈을 모으는 것도 결코 쉬울 수 없는 일이다.


경기가 어려워지며 누구라도 힘들게 살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동전까지 착실하게 모아 나보다 더 힘들게 살아가는 이들을 위해 선뜻 기부하는 것은 아름답지만 결코 쉬운 결정은 아니다. 얼굴 없는 천사가 19년 동안 기부한 금액은 무려 6억 834만 660원에 달한다고 한다.


전주시는 얼굴 없는 천사가 기부한 금액을 전북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지역의 독거노인과 소년소녀 가장 등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사용할 것이라고 한다. 이 따뜻한 손길로 얼마나 많은 이들이 행복해질까? 누군가 자신들에게 힘이 되어주고 있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도 힘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얼굴 없는 천사가 매년 기부하고 있는 전주시 노송동에는 '얼굴 없는 천사' 표지석이 있다. 그리고 천사를 본딴 10월 4일을 '천사의 날'로 지정하고 지역의 홀로 사는 노인과 소년소녀가장 등 불우이웃을 돕는 다채로운 나눔과 봉사를 하고 있다고 한다.


천사의 선한 영향력이 그렇게 지역 자체를 변화 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대단하다. 천사가 건넨 따뜻한 손길은 지역에 사는 많은 이들을 따뜻하게 했다. 그렇게 그들은 더 큰 손길로 더 많은 이들에게 온정을 나누고 있다는 점에서 기부가 무엇인지 잘 보여주는 듯하다. 얼굴 없는 천사야 말로 진정한 영웅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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