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택 징역 6년 너무 약하게 느껴지는 이유

연극 연출가인 이윤택이 6년 형을 받았다. 1심이라는 점에서 이후 얼마나 형이 줄어들지 알 수는 없다. 하지만 미투 운동이 촉발된 후 처음으로 중형이 내려졌다는 점은 상징적일 수밖에 없다. 그동안 수많은 미투 운동이 벌어졌지만 유명인들에 대한 실형은 나오지 않았었다. 

아직 재판 중인 사건들이 많고 조사만 하고 있는 사건들도 있다. 그런 점에서 이윤택에 대한 1심 실형 선고는 향후 유사 사건에 대한 실형이 이어질 수밖에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이윤택이 누군가. 한때 대한민국 연극의 대표라고 불리던 인물이었다. 

강렬한 카리스마로 연극계 전설로 불려왔던 자다. 수많은 업적도 쌓아왔다는 점에서 그는 이번 사건만 없었다면 한국 연극의 거목으로 추앙 받았을 것이다. 그만큼 오랜 시간 좋은 작품들을 많이 만들어왔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연극의 가치를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이윤택이라는 이름은 한국 연극에서는 특별한 존재였다. 

아무리 대단한 존재라 해도 잘못했다면 그에 대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 아무리 추앙 받을 수 있는 실적을 올렸다고 해도 많은 이들에게 피해를 준 이라면 그가 쌓은 모든 것도 무너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그가 해왔던 성범죄는 길었다. 그리고 잔인하고 지독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황병헌 부장판사)는 19일 이윤택에ㅔ 유사강간치상 혐의 등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80시간의 성폭력프로그램 이수와 10년간 아동청소년기관 취업제한 등도 명했다. 비록 아쉬움은 있지만 최근 재판부 흐름을 보면 상당한 의지를 보였다고 보인다. 

연희단거리패 창단자이자 실질적인 운영자인 이윤택. 배우 선정 등 극단 운영에 절대적 권한을 가진 점을 이용해 2010년 7월 부터 2016년 12월까지 여성 배우 5명을 25차례에 걸쳐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혐의를 받았다. 이윤택의 잔혹한 방식 중 하나로 언급되는 것은 여성 배우의 신체 부위에 손을 대고 연기 연습을 시켜 우울증 등 상해를 가한 혐의다.

연습을 하는 과정에서 폭력을 행사하는 것도 잦았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의 방에 여자 단원을 불러 안마를 시키고, 은밀한 부위를 만지게 하는 등 상습 성추행이 지속적으로 이뤄져 왔다는 점에서 실형은 너무 당연하다. 절대 권력을 가지고 꿈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을 짓밟은 죄는 아무리 강력한 처벌을 해도 부족하다. 

6년이라는 실형에도 많은 이들이 부족하다 느끼는 이유도 이런 이유다. 한 두 번이 아니라 오랜 시간 자신의 지위를 악용해 상습적으로 성추행을 해왔다는 점이 분노할 일이다. 그 오랜 시간 스스로 왕이 되어 연기를 배우기 위해 온 여성 단원들을 성노리개 정도로 취급했다는 점에서 분노할 수밖에 없다. 

많은 이들이 실형이 내려졌음에도 6년이 너무 적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너무 당연하다. 그 오랜 시간 절대적인 권력을 앞세워 상습적으로 많은 여성 단원을 성추행했다는 점에서 6년은 너무 적어 보이니 말이다. 항소를 하게 되면 감형이 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더욱 1심 형량에 대한 아쉬움도 크다. 

이윤택도 잔인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그를 도왔던 운영진들 역시 실형을 받아야 하는 자들이다. 성추행을 받아왔던 여성들이 분노한 이유도 거기에 있었다. 같은 여성이고 이윤택이 안마를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너무 잘 알고 있으면서 방관하거나 오히려 요구했다는 주장은 경악스러웠었다. 

미투 운동에 대한 처벌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물론 미투 운동을 악용하는 자들도 존재한다는 점에서 옥석을 가려내는 일들도 중요해진다. 우리 사회에서 더는 약자를 괴롭히는 자들이 당당해질 수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점에서 이윤택에 대한 실형은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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