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없는 이건희 현재 모습, 무엇을 위한 방송인가?

삼성 이건희가 살아있다? TV조선은 톱으로 이 기사를 다뤘다. 왜 그런지 알 수가 없다. 그들이 특종이라고 내놓은 기사에 정작 중요한 이건희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건희라고 볼 수 있는 뭔가가 있어야 하는데 그저 정황만 존재할 뿐이다. 이건희는 어디 있는 것일까?

이건희 회장은 지난 2014년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후 삼성서울병원 20층 VIP병실에 입원해있다. 그동안 이 회장이 이미 사망했다는 이야기와 함께 그저 생명 연장만 되고 있을 뿐이다. 라는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다. 더욱 삼성 이재용이 구속된 상황에서 이 회장의 존재는 호사가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는 했다.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된 후에도 변한 것은 없다. 전문 경영인이 경영을 하고 있다. 오히려 문제가 있는 오너 가족들이 나가며 삼성이라는 브랜드 가치가 더 높아졌다고 이야기하는 이들이 더 많을 정도다. 삼성이 오너 가족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더 잘 증명하는 과정이라는 이야기도 많다.

"응급실에 왔을 때 심장박동 리듬이 없어서 바로 심폐소생술에 들어갔다"

2014년 심근경색으로 병원에 옮겨졌을 당시 의사가 한 말이다. 심장이 멈춰있었다는 것이다. 이후 심폐소생술로 살렸다고는 하지만 심장은 다시 뛰지만 뇌가 손상돼 의식은 돌아오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후 이건희 회장에 대한 그 어떤 모습도 등장한 적이 없으니 말이다.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살았는지 죽었는지 알 수 없는 상황들이 이어졌다. 그런데 갑자기 이 회장이 살아있고, 간호사와 이야기를 하는 등 큰 문제가 없다는 식의 보도는 의외로 다가온다. 물론 그럴 수도 있다. 삼성서울병원 20층 VIP 병실이라는 점에서 이 회장일 가능성 역시 농후하니 말이다.

"이 회장은 저녁에 만화 영화를 시청하는 날이 많았다. 그리고 매일 오후 9시 30분 불을 끄고 취침에 들었다"

"이 회장의 현재 상태를 본 의료 전문가들 중 일부 의사들은 뇌사 단계나 식물인간 단계는 아니라고 봤고, 호전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TV조선의 취재팀이 촬영해 특종으로 보도한 내용에 대한 그들의 진단이다. 60일간 관찰해서 얻은 결과라고 이야기를 했다. 삼성서울병원 20층 VIP 병실을 두 달간 관찰해서 얻은 결과라고 하니 나름의 신뢰도를 갖추고 있다고 확신한 듯하다. 물론 자신들이 확신한다고 대중들도 믿을 것이라 말하는 것은 의문일 것이다. 

제작진에 따르면 하루에도 수차례 병실 침구류를 교체하고, 의료진이 수시로 오가며 건강 상태를 체크했다고 한다. 병상 주변에 인공호흡기도 보이지 않았다는 말로 이 회장 스스로 숨을 쉬고 있다는 주장을 했다. 어떤 만화 영화를 보는지 자세하게 설명까지 한 이들에게 이 회장의 생존은 그 무엇보다 반가운 소식이었던 듯하다. 

누구인지 정체도 알 수 없는 이 기괴한 풍경을 보고 의료 전문가들 중 '일부' 의사들은 뇌사 단계나 식물인간 단계는 아니라고 했단다. 호전 가능성 역시 있다고 진단햇다고 한다. 누구인지 보이지도 않고, 의학적 판단을 할 수도 없는 풍경을 보고 그런 판단이 가능한 것인지 의문이다. 

그들의 주장처럼 얼굴도 심지어 실루엣도 등장하지 않지만 이 회장이 살아있을 수도 있다. 간호사와 단어로 주고 받는지 알 수는 없지만 작은 분량의 대화도 하고 있을 수도 있다. 평소에 만화 영화를 좋아했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일본 만화 영화를 열심히 시청(혹은 그저 반복적으로 켜놓은)하고 있을 수도 있다. 

이 회장이 생존해 있다는 사실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몇몇 호사가들에게는 이 회장이 살아있다는 사실이 흥미롭게 다가올 수는 있다. 하지만 뉴스에서 중요하게 다룰 정도로 비중이 있는 것인지 그건 의문이다. 삼성 비리에 대한 수사가 여전히 진행 중이고, 그들의 수많은 적폐들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극대화 되어 있는 상황에서 이 회장 생존 영상이라며 방송한 이 내용은 참 난센스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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