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다니엘 슬픈 반응과 한국 독일전 승리에 멕시코 반응 크리스티안

한국과 독일의 조별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세계 랭킹 1위 팀 독일을 한국이 2-0으로 압도했다. 추가 시간에 터진 2골은 그렇게 전 대회 우승팀 독일을 조별 예선 꼴찌로 만들고 말았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지만, 둥근 공은 그렇게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냈다.

경기 전까지만 해도 독일이 한국에 몇 골 차이로 승리할 것인가에 관심이 쏠려 있었다. 하지만 경기는 해봐야 안다. 독일 팀은 첫 경기부터 부진했다. 그리고 스웨덴 경기에서 극적인 2-1 역전승을 거뒀지만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이지 못했다. 그렇게 한국과 운명이 걸린 한판 승부에 나선 독일은 무거웠다.

초반부터 쉽게 제압되지 않은 한국 팀에 부담을 느끼기 시작한 것도 분명하다. 결정적 순간 골로 연결될 수도 있었던 슛들이 조현우 골키퍼의 선방에 모두 막히며 독일 선수들이 당황하는 모습은 역력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크게 화제가 된 이는 바로 한국 대표팀 골키퍼 조현우였다.

대표팀의 세 번째 골키퍼였지만, 큰 키와 순발력이 좋다는 이유로 스웨덴 전 주전 골키퍼로 나선 조현우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국가대표 A매치 데뷔 한지 얼마 되지 않은 조현우에 대한 불안감은 한순간에 모두 날아갔다. 만약 조현우의 선방쇼가 이어지지 않았다면 대한민국 대표팀은 엄청난 실점을 했을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예선 3경기에서 손흥민은 2골을 넣었다. 한국 대표팀이 득점한 3골 중 2골이 손흥민의 몫이었다. 스웨덴 경기에서 극단적인 수비 경기로 인해 손흥민을 제대로 활용도 못한 상태를 제외하고 그는 제 역할을 다했다. 수비 문제만 없었다면 한국 대표팀은 의외의 경기력으로 16강 진출도 가능했다. 그래서 아쉽다. 

독일 전에서 장현수가 중앙 수비수로 등장하지 않았던 것도 주효했다. 그가 나오지 않고 새로운 수비수 2명이 들어서며 팀 안정화를 이끌었다. 장현수가 중앙 수비수로 나선 두 경기에서 어처구니 없는 3골(패널티킥 2골)에 모두 관여 되었던 장현수가 수비수가 아닌 미드필더로 출전한 경기에서 실점이 없었다.

우연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만큼 장현수가 수비수로서 문제가 컸다는 의미다. 독일 경기에서는 무의미한 슬라이딩으로 결정적 상황을 내주지 않았다. 그것 만으로도 충분했다. 수비수는 모두 뒷짐을 지고 수비를 했다. 만세를 불러 핸드볼 반칙을 하지 않기 위해 말이다. 이는 모든 수비수들이 하는 행동이기도 했다. 

독일 전은 사력을 다한 대표팀 전체의 승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손쉽게 골을 넣지 못하자 당황하기 시작한 독일 선수들. 그들이 점점 시간이 흐르자 영혼 없는 표정으로 당혹스러워하는 장면은 강렬하게 다가왔다. 연장 승부에서 연이어 2골을 내준 후 허탈해 하는 독일 대표팀 선수들의 모습은 모든 것을 이야기해주었다.

"축하한다. 힘내라고 격려해준 친구들 고맙다. 특히 미안하다고 하면서도 '우리는 너무 기쁘다'고 해준 한국 친구들에게도 고맙다. 같이 탈락했지만 정말 한국은 좋은 경기를 펼친 것 같다. 우리가 멕시코에게 졌을 때 '우리도 할만 하겠다'라고 했던 딘딘에게도 고맙다. 호텔방이 참으로 조용하네요"

독일 출신 방송인인 다니엘 린데만은 지난 27일 자신의 SNS에 경기 후 소감을 전했다. 함께 올린 사진 속 그의 표정과 글에 아쉬움이 가득했다. 축구에 대한 자부심이 남달랐던 독일의 패배라는 점에서 더욱 답답했을 듯하다. 조별 리그가 시작된 후 한 번도 탈락해본 적이 없던 독일이 조별 최하위로 탈락했다는 사실은 보고도 믿기 어려운 일이니 말이다.

한국의 2-0 승리로 대패를 하고도 16강에 오른 멕시코의 반응 역시 뜨겁다. 경기장에서 멕시코 팀이 0-3으로 패하며 탈락 위기가 고조되던 상황에서 멕시코 팬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독일이 1-0으로 이기기만 해도 멕시코 탈락이 확정되는 순간 열정적인 멕시코 팬들이 환호를 올린 것은 한국이 독일을 잡았기 때문이다.

"멕시코는 창피하게 진출했지만 한국은 영광스럽게 탈락되었다"

멕시코 출신 방송인 크리스티안은 2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한국으로 인해 멕시코가 16강에 진출했다는 사실을 흥미롭게 적어냈다. 축구에 관한한 그 어느 민족보다 뜨거운 멕시코. 러시아 월드컵을 보기 위해 수년 동안 돈을 모았다는 사람들은 그렇게 수만 명이 함께 움직이며 멕시코 대표팀을 응원했다. 

한국과 경기에서 2만 명이 넘는 팬들이 응원하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천 명도 되지 않은 한국 응원단과 달리, 멕시코 팬들이 축구에 얼마나 열광적인지 알 수 있게 했으니 말이다. 열정만 보면 멕시코가 월드컵 우승을 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였다. 그런 멕시코가 16강 탈락 위기에서 대한민국의 2-0 완승으로 기사회생 했으니 어떤 일이 벌어질지 충분히 알 수 있게 한다.

멕시코 현지 한국 대사관은 몰려든 축구팬들로 인해 일상 업무를 보기 힘들 정도라고 한다. 멕시코 국민들은 SNS를 통해 '한국인'에게 감사를 하기에 여념이 없다.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멕시코 선수들 역시 한국인 동료가 있는 선수들은 같이 사진을 찍어 감사를 할 정도다. 멕시코의 축구 열정은 대단하다. 

린데만과 크리스티안이 보인 반응도 재미있게 감상할 정도로 한국 대표팀의 마지막 경기는 인상 깊었다. 아시아 팀 누구도 꺾어보지 못했던 독일을 이겼다. 뢰브 감독 아래 4강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던 독일 대표팀은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조별 리그에서 탈락하는 팀으로 전락했다. 그리고 그 모든 역사는 함께 탈락한 대한민국 대표팀이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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